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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심훈 장편소설

  • 저자 심훈 지음
  • 부제 한국현대문학전집10
  • ISBN 978-89-7275-480-0
  • 출간일 2010년 11월 01일
  • 사양 432쪽 | -
  • 정가 12,000원

온몸으로 종을 울리고, 스스로 북이 되어 숭고미와 비장미의 결합, 심훈의 삶과 문학!

『상록수』는《동아일보》창간 15주년 기념 문예 현상 모집 당선작이라는 화려한 관을 쓰고 한국 문학사에 등장하였다. 『상록수』가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은 1935년 8월 13일이었고, 《동아일보》지상에 연재된 것은 1935년 9월 10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였다. 독자들과 만난 지 75년이 지났지만『상록수』는 여전히 살아 한국인들의 애독 작품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서 있다. 여기에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서울대학교 권장 필독서 200권’에 들어 있는 ‘한국문학 26권’ 가운데 하나라는 것,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는 것 등을 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심훈은 20세기가 열린 1901년에 태어나 1936년, 불과 서른여섯의 나이로 죽었다. 그의 짧은 생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식민 지배의 현실 및 반反봉건적 토지소유제도와 전근대적 신분의식 그리고 남녀차별 의식(특히『상록수』의 채영신을 통해 남녀차별 의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진다. 심훈은 전근대적인 남녀관에서 멀찍이 벗어난 진보적 의식의 소유자였다.) 등으로 대표되는 전근대적 제도 및 의식과 맞서 그것들의 해체를 겨누었던 투쟁의 삶이었다. 3·1운동에 적극 가담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경성고보에서 퇴학당했던 것, 1923년 중국에서 돌아와 사회주의 운동조직인 염군사焰群社에 가담하여 활동했던 것, 무장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을 그린『동방의 애인』등의 소설과「그날이 오면」등의 시로써 일본의 식민 지배에 정면으로 맞섰으며『상록수』로 전근대적 제도 및 의식의 해체를 도모했다는 것 등을 그 구체적인 항목으로 들 수 있다. 『상록수』의 두 주인공 채영신과 박동혁은 실제 인물 최용신과 심재영을 모델로 하여 만든 인물이다. 심재영沈載英은 심훈의 조카로 경성농업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인 충남 당진군 송악면 부곡리로 돌아와 1932년부터 야학을 열어 농촌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편 동네 청년들과 ‘공동경작회’(소설 속의 농우회)를 만들어 막다른 궁지에 내몰린 농민들의 활로를 찾고자 애썼던 사람이다. 부곡리에 ‘필경사筆耕舍’를 짓고 글쓰기에 전념하던 시절, 심훈은 바로 옆에서 심재영의 이 같은 활동을 보고 마음속에 여투어두었다가『상록수』에 끌어들였던 것이다. 최용신崔容信은 1909년 함경남도 덕원군 현면 두남리에서 태어나, 원산 루씨여고보를 거쳐 서울협성신학교에 진학하였다. 루씨여고보를 졸업할 무렵부터 농촌 활동에 투신하겠다는 뜻을 가슴에 품었던 최용신은 1931년 10월 YWCA의 농촌계몽운동 사업의 대상지였던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샘골(현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 있던 ‘샘골강습소’의 교사로 파견되어 농촌계몽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1935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년 세월, 그녀는 혈성血誠으로 이 오지의 작은 공간을 이상적인 공간으로 가꾸고자 분투하였다. 그 분투의 행적은 그녀의 죽음을 보도한 신문 기사, 잡지 기사 등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을 감동케 하였다. 심훈 또한 그러했던 모양이다. 채영신을 통해 최용신의 고귀한 삶을 온전하게 되살리는 데 심혈을 쏟았던 것이다. 소설『상록수』를 한마디로 말하면 숭고미와 비장미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1930년대 중반, 식민지 모순과 반半봉건 모순이 뒤엉켜 숨통을 죄던 황폐한 현실 위로 사철 푸른 나무 한 그루가 솟아올랐다. 죽음의 기운으로 뭇 생령이 생기를 잃고 무너져내리던 무정과 비정의 시대를 푸르른 생명의 기운으로 적시는 하늘의 선물이었다. 채영신과 박동혁, 두 주인공이 주도하는『상록수』의 서사는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숭고미와 비장미이다. 숭고미는 그들 두 주인공의 자기희생 정신, 이타적 헌신의 정신, 배신자도 용납하는 드넓은 포용의 정신, 어떤 난관에도 좌절하지 않고 앞길을 어기차게 열어 나아가는 불굴의 감투정신 등이 만들어낸다. 그들의 행로를 이끄는 그 같은 정신은 죽음 앞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약해지지 않는다. 그들의 고귀한 정신과 그것의 실천인 그들의 삶이 만들어내는 숭고의 아름다움은 그 안에 비장미를 담고 있다. 비장미는 슬픔과 굳센 의지가 합쳐질 때 생겨나는 아름다움이다. 패배의 슬픔, 이별의 슬픔, 소외의 슬픔 등 온갖 슬픔의 물결 속에 휩싸였지만 그것에 휩쓸리지 않고 정신을 바로 세워 앞길을 열어 나아가고자 하는 굳센 의지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바로 비장미이다. 죽음의 공포,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이별해야하는 데서 생기는 깊은 슬픔, 뜻하였던 바를 실현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어야 하는 데서 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음이 끝이 아님을 믿고 칠흑 어둠의 죽음 세계 속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걸음 그대로 의연히 걸어 나아가는 채영신의 발걸음은 이 같은 비장미로 아름답다. 『상록수』가 담고 있는 숭고미와 비장미는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어 따로 구분할 수 없다. 숭고미 안에 비장미가 들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고 비장미 안에 숭고미가 깃들여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숭고미는 비장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비장미는 숭고미를 더욱 분명히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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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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