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현진건 작품선
- 저자 현진건 지음
- 부제 한국현대문학전집9
- ISBN 978-89-7275-479-4
- 출간일 2010년 11월 01일
- 사양 592쪽 | -
- 정가 13,000원
단편 소설의 기교와 장편의 거대 서사를 통해 현실을 조망한 한국의 안톤 체호프에 비견되는 작가, 현진건 작품의 정수!
한국 문학에서 1920년대 전반기는 매우 특별한 연대다. 문단에서는 이때를 한국 단편 소설의 황금기라 일컫는데, 이 시기에 비로소 단편 소설의 개념 정리가 이루어졌으며, 단편 양식이 당대의 예술적 순수성을 가장 훌륭하게 대변하는 것으로 부각되었다. 현진건은 바로 1920년대 전반기에 한국 단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그는 약관 20세의 나이에 《개벽》을 통해 데뷔했다. 현진건은 등단하고 불과 5년 사이에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 레터』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주인공들은 대개 지식인의 자의식을 지녔다. 그들은 사상적으로 방황하고 도덕성을 추구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제적 무능함이나 지적 오만함이 웅크리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식민지 사회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운수 좋은 날』은 현진건 단편의 정점에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은 아내의 죽음이라는 비극성을 배후에 깔고 현물적인 행복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인력거꾼을 동시에 배치했다. 소설은 시종일관 독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심리 묘사의 백미를 보여준다. 당대에 현진건은 이미 체호프나 모파상에 비견될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그는 문제적 현실을 단편 소설에 맞게 가공하기 위해 작가가 어떤 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견본과도 같다. 인물의 설정, 시점의 활용, 반전과 암시, 심리 묘사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현란한 기법을 구사했다. 30대에 접어든 현진건은 ‘현실의 총체적 재현’의 필요성을 느끼고 단편에서 장편으로 전환을 꾀한다. 그는 첫 번째 장편 『적도』의 실패 이후 오랜 좌절과 모색을 거쳐 1938년 『무영탑』을 《동아일보》에 연재한다. 이 작품으로 단편 소설의 기교와 장편의 거대 서사를 통한 현실적 조망을 통합하는 과제를 이루어냈다. 《백조》 동인이었던 작가 박종화는 『무영탑』에 대해 “우리나라 백세에 남을 만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현진건 작품선』은 현진건의 장편 중 최고의 성공작인 『무영탑』과 그의 단편들 중에서도 단연 백미로 꼽히는 4편을 엄선하여 묶어냈다. 이 책을 통해 현진건의 20년 문학 창작 활동의 정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