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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개화기 소설 단편선

  • 저자 신채호 지음
  • 부제 한국현대문학전집1
  • ISBN 978-89-7275-471-8
  • 출간일 2010년 11월 01일
  • 사양 432쪽 | -
  • 정가 12,000원

20세기 초 개화기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 근현대 문학의 대표작만을 엄선! 우리 근현대 문학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개화기와 1910년대에 발표된 의미 있는 단편 소설들을 모아 실은 책

우리 근현대 문학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개화기와 1910년대에 발표된 의미 있는 단편 소설들을 모아 실은 이 책에는 당대 한국 사회의 모습과, 한국 사회가 안고 있던 갈등과 모순이 그대로 담겨 있다. 소설은 ‘시대상을 보여주는 창’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그 말을 여실히 증거하고 있다. 먼저「소경과 앉은뱅이 문답」은《대한매일신보》의 사회면에 해당하는 ‘잡보’란에 연재되었던 대화체 토론 소설이다. 비록 이런 유형의 작품을 통칭하여 ‘대화체 토론 소설’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해 근대소설이 갖추어야 할 사건의 구조, 인물의 성격화, 시대정신의 주제화 등을 지니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소설’이라는 장르 명칭을 부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탓에 이 작품을 ‘토론체 서사 양식’이라는 포괄적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작품의 주된 화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과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앉은뱅이이다.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호구책糊口策은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세상을 살아가야 했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던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볼 수 있는 세상은 자신들을 둘러싼 좁은 범위에 한정될 수밖에 없고 자신들의 경험으로만 당대 조선이 처한 현실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환경에 놓인 두 인물이 당대 조선의 이모저모에 대해 나누는 ‘어리석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소경과 앉은뱅이라는 ‘신체적 불구’에도 동시대 지식인 누구보다도 앞선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이 작품의 두 화자를 통해 저자는 당대 조선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할 뿐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려는 의도를 이 작품에 담아두었다. 「거부오해車夫誤解」는 국권상실의 위기에 처한 조선의 현실을 민중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회오리에 서서히 말려 들어가며 전통 질서의 전면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조선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보여주면서 동시대인들을 향해 올바른 응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격랑의 소용돌이에 처한 왕조 국가 조선의 중심지 서울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인력거꾼의 눈으로 조선이 처한 위기상황과, 민중의 불만과 비판의식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어 개화기 조선 민중의 주체의식을 드러내는 훌륭한 저작이다. 이인직의『혈의 누』와『은세계』는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소설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주체적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국권을 상실하게 된 우리 근대사의 굴곡을 잘 보여준다.《만세보》에 연재되었던『혈의 누』는 우리 문학상 처음으로 산문성이 짙은 근대적 문체를 선보였다. 또 생생한 장면 묘사와 사실성 높은 사건 구성을 통해 고전소설의 우연성과 정형성과는 전혀 다른 근대적 성격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주제의식 측면에서도 일본의 도움을 받아 조선이 근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한계를 지적할 수는 있겠으나, 젊은이들이 신학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외국 유학에 나서서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해야 함을 역설하는 등 민족 지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일정한 작품성도 지닌 작품이라 하겠다. 창극을 소설로 개작한『은세계』는 비록 작품의 주제가 민족 주체성과 자유,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당대 조선의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이 지녔던 시대 인식과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치기획을 근대적 소설의 의장 속에 담아내는 데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었다는 점만큼은 값있게 보아야 할 것이다. 이해조의『자유종』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여성의 목소리로 내놓은 독특한 작품으로 이매경의 집에 매경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신설헌, 강금운, 홍국란, 네 여성의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보통 소설로 불리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소설’ 일반이 지니고 있는 플롯 구조나 이야기가 작품의 틀을 이루는 대신 등장인물들이 몇 개의 주제를 앞에 두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토론체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작품의 전체 길이는 발간 당시의 책자 분량을 기준으로 40면 정도의 소품이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의식은 개화기의 어떤 신소설 작품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어서 발행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또 하나 특기할 점은 작품의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개화기의 근대계몽담론 가운데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여권신장론이라 할 수 있고 또 대다수 신소설 작품이 여성 주인공을 앞세워 근대 문명 개화의식을 설파하고 있지만, 이 작품처럼 모든 등장인물이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달리 찾아볼 수 없다. 신채호의「꿈하늘」은 몽유양식을 통해 훼손된 민족정기를 바로잡기 위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려 했던 독특한 작품이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맡아 독립운동에 헌신하던 무렵인 1916년경 쓴 것으로 추정되는「꿈하늘」은 당시의 일반적인 소설 작품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지닌 서사물이다. 작가 신채호의 시대적 고민을 투사한 분신 ‘한놈’이 등장하여 민족사의 영웅들을 차례로 만나 국가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정신 자세와 실천 방법을 배우는 여정을 밟아나간다. 이 작품에는 단재가 민족 고대사를 연구하고 그 속에서 당대의 모순을 타개할 방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얻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응전전략을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펼쳐놓은 자강론이 들어 있다. 환상적인 이야기 안에 가장 치열한 현장의 문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문학사적으로 볼 때에도 유례類例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이며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양건식의「슬픈 모순」과 주요섭의「인력거꾼」은 각각 국권상실로 인해 미래의 전망을 확보하지 못한 조선의 지식청년들의 무기력증과 하층민들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우리 근현대문학의 초창기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 수록된 이 책을 통해 우리 근현대문학이 그 형성기부터 늘 동시대의 현실과 역사적 과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발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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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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