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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김유정 단편선

  • 저자 김유정 지음
  • 부제 한국현대문학전집8
  • ISBN 978-89-7275-478-7
  • 출간일 2010년 11월 01일
  • 사양 316쪽 | -
  • 정가 12,000원

실제의 현실적 삶에서 영위되는 ‘생활’ 세계들을 향한 비참한 위트, 슬픈 해학의 작가, 김유정의 작품 세계!

김유정은 <한국현대문학전집>에 수록된 작가들 중 창작 경력이 가장 짧은 작가다. 실상 오늘날까지의 모든 등단 작가를 포함해도 가장 문학 경력이 일천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937년 겨우 29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정식으로 등단한 해는 1935년이었다. 등단 이전에 발표한 작품까지 포함해도 불과 4, 5년 동안이 문학 인생 전부였다. 그 기간은 늑막염이 악화되어 폐결핵으로 진행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는 마지막 2년 동안 병마와 싸우듯이 소설을 썼다. 김유정은 등단 첫 해에 단편 소설 9편을, 그다음 해에만 12편을 발표했다. 그리고 마지막 해에 쥐어짜듯 3편을 더 발표하고 그해 3월 29일 영면했다. 김유정의 소설들은 죽음을 앞두고 쫓기듯 집필되었지만 문학 풍경은 비참한 슬픔 속에서도 위트와 해학이 넘친다. 시선은 위나 아래에 있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실제의 현실적 삶에서 영위되는 ‘생활’ 세계들을 향한다. 작품에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농군, 따라지, 들병이, 머슴 등 소외되고 가난한 생활인들의 애환이 눈앞에 보이듯 그려지고 있다. 김유정이 문학화한 밑바닥 인생들을 살펴보면 『봄봄』, 『동백꽃』, 『산골』같이 농촌을 배경으로 지배 피지배 구조를 사회비판적인 풍자와 해학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 있고, 도시 빈민들의 삶을 그린 『심청』, 『따라지』, 『두꺼비』, 『이런 음악회』, 『정조』, 『슬픈 이야기』 등은 도시소설에 속한다. 금점이나 노름판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일견 허황되어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금 따는 콩밭』, 『노다지』, 『소낙비』 등이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쉽게 금광이나 노름에 빠진 것이 아니라 자신들도 어찌어찌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 더욱 심각하고 처절한 것은 가난을 타개하기 위해 아내를 팔아먹거나 들병이로 내보내려는 남자들을 다룬 작품으로 『총각과 맹꽁이』, 『소낙비』, 『솥』, 『안해』?, 『가을』, 『땡볕』 등이 대표적이다. 겨우 30여 편의 작품을 남긴 김유정이 1930년대 한국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것은 그가 단순히 사회비판적인 풍자 소설을 쓴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유정 소설은 과장이나 공상을 통해 현실 축의 불가능성을 비현실 축의 가능성으로 바꿔주는 데서 촉발되는 웃음의 요소가 강하다. 이를 통해 고통과 슬픔에서 세상을 해방하는 비상구를 마련해준다. 그는 웃는 ‘행동’과 비극적 ‘상황’의 부조화에서 유발되는 비정상적인 웃음을 통해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고 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김유정 소설의 건강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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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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