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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さいえんす?

  •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역자 김은모
  • ISBN 978-89-7275-146-5
  • 출간일 2020년 01월 15일
  • 사양 232쪽 | 104*182
  • 정가 13,000원

시종일관 재미있고, 때때로 뜨끔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지적이고 가장 유쾌한 과학(?) 에세이

파티장에서 남자는 옆으로 온 여자를 필요 이상으로 의식한다. 자기 옆에 왔으니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냐(=내게 마음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론 여자에겐 아무 의도도 없다. 아니, 남자에게 다가갔다는 자각조차 없다. 개인 영역의 차이 때문에 이러한 오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대부분의 남자에게 해당되므로, 남자 독자 중에는 창피한 경험을 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자꾸 경험을 쌓다 보면 서서히 거리감이 잡힌다. 중요한 건 여자를 진짜로 접하지 않으면 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통한 교제에는 개인 영역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_11쪽, 「유사 커뮤니케이션의 함정 1」

 

 

DNA 분석 기술이 진보하면 음지에서 행해질 가능성은 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뚱맞은 회사에서 광고물을 보내 기분 나빴다는 사람이 소수는 아니리라. 개인 정보는 암시장을 무대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유출되고 있다. 그러한 정보에 DNA 정보가 더해지는 날이 절대로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그리하여 결국에는 어떻게 될까.
말썽이 생기고 나서야 슬렁슬렁 나타나 막무가내로 일을 처리하는 게 공무원이다. 그들은 정치인을 조종해 국민 모두의 DNA 정보를 장악하려 들지 않을까.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국민의 건강과 치안을 위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전 국민은 몇 월 며칠까지 거주지의 관할 관공서에 모발을 제출하시오’라는 명령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하다.
그날이 오기 전에 대머리가 되어두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는걸.

 _42~43쪽, 「찜찜한 예감」

 

 

자동차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해지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지원 장치를 자꾸 추가해 운전자들의 책임감을 낮추고 운전 기술을 향상시키려는 의욕을 빼앗으면 결국 자동차 사회의 파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 사회는 인간이 서로 협력해 쌓아 올려가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가 이렇게 말하는 시대가 오지 않기를 빈다.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컴퓨터가 그랬어.”

_89쪽, 「사람을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가」

 

 

분쿄대학교의 한 교수가 가상 인물의 생활상을 소개한 문장을 읽은 후 그 인물의 인상이 어떤지 적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그 인물의 혈액형을 A형과 AB형으로 다르게 적은 설문지 두 종류를 준비했다.
혈액형 성격 판단을 믿지 않는다는 학생 약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같은 문장을 읽었는데도 ‘A형’ 용지를 선택한 학생은 ‘AB형’ 용지를 선택한 학생보다 가상 인물을 ‘차분하고 냉정하며 성실하고 신중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안 믿는다지만 속설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할 수 있으리라.
반대론자마저 이러니 맹신자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_194쪽, 「새삼스럽지만……」

 

 

아버지는 안경을 만들 때 손님이 뭔가 볼 때의 자세와 눈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확인한다. 덧붙여 생활양식과 어떤 경우에 잘 보이면 좋겠고 어떤 경우에는 좀 안 보여도 괜찮은지도 물어본다. 뭉뚱그려 설명하자면 그 사람의 일상생활에 맞는 안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좀 안 보여도 잘 보이는 것처럼 본인은 느낀다. 안경에는 그런 게 중요하다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하우는 역시 남에게 전수하기가 힘들다. 컴퓨터 프로그램에는 포함시킬 수 없는 요소다.
아버지는 작년에 가게 문을 닫았다. 아버지의 안경을 써온 사람들은 앞으로 애를 먹겠지. 아무도 전수받지 못하고 기술의 대가 끊겨 아쉽다.
왜 끊겼느냐, 물론 아들이라는 놈이 이 모양이니까.

_218~220쪽,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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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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