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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2 (세계문학 단편선 28)

  • 저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총서 세계문학 단편선
  • 부제 바빌론에 다시 갔다 외 15편
  • 역자 하창수
  • ISBN 978-89-7275-810-5
  • 출간일 2017년 10월 25일
  • 사양 576쪽 | 145*207
  • 정가 15,000원

20세기 초 미국 ‘잃어버린 세대’의 대변자
사랑과 상실, 인생의 허무를 노래한 낭만적 이상주의자
?

피츠제럴드의 소설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예감이 기이한 방식으로 담기곤 하는데, 그의 작품에서 학문을 탐구하려던 남자 주인공이 결혼을 하면서 연예오락 쪽으로 생각을 바꾼 것은 피츠제럴드가 1920년 4월 젤다 세이어와 결혼한 뒤 대중문학 쪽으로 마음이 급격히 기우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 매슈 J. 브루콜리(피츠제럴드 학자)

 

부와 명성 그리고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좇는 군상은, 피츠제럴드가 열세 살(1909)에 첫 단편을 발표해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마흔네 살(1940) 아까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발표한 160여 편에 이르는 작품들 전체를 가늠하는 데도 유효한 기준이 될 만큼 피츠제럴드 문학의 중요한 소재일 뿐 아니라 주제이기도 했다. 


- 「옮긴이의 말」에서

 

피츠제럴드는 헨리 제임스 이후 미국 소설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 T. S. 엘리엇

 

 

 

그는 그녀의 주소를 알아낸 뒤 거의 충동적으로 그녀에게 “말 못 하는 당신의 숭배자로부터”라는 쪽지와 함께 결혼 선물을 보냈다. 자신의 행복과 고통에 대해 그녀에게 뭔가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젊음과 봄에 맞서 싸웠던 전투에서 패배했으며, 나이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죽기를 거부했다는 죗값을 쓸쓸히 치렀다. 하지만 그는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는 어둠이 내린 거리를 떠날 수 없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결국, 여전히 튼튼한 자신의 늙은 심장을 부수는 것이었다. 싸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승리와 패배를 넘어서는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리하여 그 어느 석 달은, 그에게 영원히 남아 있었다.


_ 2권 184~185쪽, 「당신의 나이」

 

 

10월, 헨리는 두 아들을 학교에 남겨 두고, ‘마제스틱’호를 타고 유럽으로 떠났다. 그는 관대한 어머니에게로 돌아온 것처럼 조국으로 왔었고, 자신이 바라던 것 이상을 얻었다. 돈도,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의 탈출도, 또한 자신을 위해 싸워 나가는 새로운 힘도. 마제스틱호의 갑판에서 흐릿해 가는 도시와 해안을 바라보면서, 그의 가슴은 고마움과 기쁨으로 차올랐다. 미국이 거기에 있다는 것에, 산업의 추한 잔해들을 뚫고 구제 불능일 정도로 호화롭고 비옥한 부유의 대지가 끊임없이 치솟아 오르고 있다는 것에,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슴에 때로 광신과 방종이 일어나지만 굽히지 않고 패배를 모르는 그 오랜 관대와 헌신이 계속 싸우고 있음에. 당시엔 누구도 주인일 수 없었던 잃어버린 세대였지만, 그에겐 전쟁에 휘말려 있던 그들이 더 나았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미국이 일종의 기이한 우연이며, 역사적인 운동 경기라는 그의 케케묵은 인식들도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에서 가장 좋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었다. 


_ 2권 219~220쪽, 「수영하는 사람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호노리아에게 뭔가를 보내 주는 것뿐이었다. 그는 다음 날 아이에게 가능하면 많은 걸 보내 주고 싶었다. 그는 그것 역시 그저 돈이 하는 일일 뿐이라는 것에 화가 치밀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뿌려 대던 예전의 자신이 떠올랐다. 
“아니, 이만하면 됐어,” 하고 그는 웨이터에게 말했다. “얼마지?” 
그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들도 영원히 그에게 대가를 치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아이를 원했고, 그것보다 더 큰일은 없었다. 그는 더 이상 혼자만의 이런저런 꿈과 생각에 젖은 젊은이가 아니었다. 그는, 헬렌도 역시 자신이 절절한 고독을 맛보며 살기를 바라진 않으리라는 걸, 확신했다.


_ 2권 437쪽, 「바빌론에 다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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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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