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을 맞아 '현대문학'이 기획한 문학 선집 중 한 권인 <영원한 기쁨>은 오 헨리, 알퐁스 도데, 톨스토이 등 세계 대문호들의 빛나는 명작 18편을 뽑아 현대적인 판형으로 재출간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너새니얼 호손의 「큰바위 얼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종소리」, 「빵을 밟고 간 소녀」 등과 함께, 알퐁스 도데의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톨스토이의 「세 은자」, 제임스 조이스의 초기작 「진흙」, 「빨간 머리 앤」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단편 「어떤 실패자」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리하르트 레인더, 펠릭스 팀머만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셀마 라게를뢰프와 아나톨 프랑스, 셔우드 앤더슨, 허먼 멜빌,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또한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루니에의 단편이자 표제작인 「영원한 기쁨」도 함께 수록, 가장 최근의 작품성 짙은 작품까지 발굴하여 다른 많은 세계 문학 선집과 차별화를 꾀했다.
I 큰 바위 얼굴 / 너새니얼 호손 바위에 귀 기울이는 사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종소리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영원한 기쁨 / 미셸 투르니에 이상한 오르간 / 리하르트 레안더 경관과 찬송가 / 오 헨리 II 깽깽이 켜는 사람 / 허먼 멜빌 마지막 잎새 / 오 헨리 하지 않은 거짓말 / 셔우드 앤더슨 진흙 / 제임스 조이스 어떤 실패자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 알퐁스 도데 III 빵을 밟고 간 소녀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저만 알던 거인 / 오스카 와일드 크리스마스 장미의 전설 / 셀마 라게를뢰프 세 은자 / 레오 톨스토이 성모의 곡예사 / 아나톨 프랑스 성탄의 세 폭 그림 / 펠릭스 팀머만스 후기 작가 및 작품 소개
■ 지은이 0. 헨리 (William Sydney Porter) 1862년에 태어나 1910년 사망했다.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미국의 유명한 단편소설 작가이다. 1901년 출감한 후 뉴욕에 자리를 잡았고,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얻은 풍부한 소재로 단편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마지막 잎새>, <인생스케치>, <황금의 신과 사랑의 신>, <크리스마스 선물>, <오 헨리 단편선> 등이 있다. 너대니얼 호손 (Nathanial Hawthorn) 1804년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태어났다. 호손의 집안은 독실한 청교도 신자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이는 호손의 작품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825년 보든대학을 졸업한 후 1828년 최초의 소설 <펜쇼>를 출판했으나 뒤에 미숙한 작품임을 깨닫고 회수한다. 1837년 단편집 <진부한 이야기들>을 발표했으며, 1839년 경제적 불안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보스턴 세관에 근무했다. 그 후 1850년 그의 대표작이 된 <주홍 글자>를 발표했고, 이 작품은 19세기의 대표적 미국 소설이 된다. 1851년에는 <일곱 박봉의 집>을, 이듬해에는 자신이 참가했던 실험적 공동체를 무대로 한 <블라이드데일 로맨스>를 발표하였다. 1853년 영국의 리버풀 영사(領事)로 부임했으며, 그 후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이 여행 뒤에 <대리석 목신>(1860)을 발표했다. 1864년 생을 마쳤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Lev Nikolayevich, Graf Tolstoy, Leo Tolstoy)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톨스토이는 남러시아 툴라 근처에 있는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명문 백작가의 4남으로 태어났으며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모을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대학교육에 실망을 느껴 카잔대학을 중퇴하고 영지로 돌아가 농민생활 개선에 힘썼으나 실패하고 잠시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던 톨스토이는 1851년 3월 <어제 이야기>를 썼으나 미완성으로 남겼다. 이 해에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했으며 이듬해「소브레멘니크(현대인)」에 <유년시절>을 발표하면서 전역하기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였다. 1862년 34세 때 궁정 의사의 딸인 18세의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 교육잡지를 발간하기도 하면서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였으며 이어 <안나 카레리나>, <부활> 등의 역작을 남겼다. 그러나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할 무렵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함으로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은 톨스토이는 1880년에 들어 위선에 찬 러시아 귀족사회와 러시아 정교에 회의를 갖고 마침내 초기 기독교 사상에 몰두, '톨스토이주의'라고 불리는 사상을 체계화함으로써 예술가 톨스토이에서 도덕가 톨스토이로 변모한다. 이 정신적 위기와 극복이 이른바 톨스토이의 '회심'(回心)이며, <참회록> 속에 서술된 고백의 내용이다. 여기서부터 톨스토이는 현대의 타락한 그리스도를 배제하고 원시 그리스도에 복귀하여 근로.채식.금주.금연의 생활을 영위하였다. 지주생활 청산을 선언, 모스크바 빈민굴 인구센서스에 참여하고 대기근에 시달리는 농부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도 조직한 이 위대한 작가는 1910년 10월 28일 가족들 몰래 가출하여 11월 7일 라잔 우랄 철도의 작은 간이역 아스타포브(현 톨스토이역) 역장 관사에서 숨을 거두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알퐁스 도데 (Alphonse Dauadet) 1840년 남프랑스 님에서 태어났다. 시적 정서가 깃든 상상력으로 짙은 인간미와 고향 프로방스 지방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인상주의 성향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특히 단편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통찰력과 감수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별>, <마지막 수업>, <연애하는 여성들>, <자크>, <월요 이야기>, <풍차 방앗간으로부터의 편지>, <아를르의 여인> 등이 있다.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소설가, 시인, 극작가, 동화 작가로 흔히 예술지상주의의 대표자로 불린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근엄함과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해 조국에서 배척받았지만, 사후 거의 100년만인 1998년에 그의 삶과 작품은 새롭게 조명되어 재평가 되었고, 영국 노동당 정부의 주도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185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운동을 싫어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옥스퍼드의 모들린 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해 긴머리와 괴상한 옷차림을 하고 '유미주의의 사도'라고 자처하며 화제가 되었다. 시 '라벤나'로 뉴디기트 상을 수상하고 런던 사교계에서 인기와 비난을 동시에 차지한다. 1890년 첫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발표했다. 1895년에는 동성애자 더글러스와 알제리로 향락 여행을 돌아온 후 감옥에서 2년간 복역했다. 옥중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맞았다. 1900년 11월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1888년 첫 단편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발표 후, <아서 새빌 경의 범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살로메>, <레딩 감옥의 노래>, <옥중 회상록>, <석류나무집> 등의 작품이 있다.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188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벨비디어 칼리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성직에 입문하기를 권유받았으나 예술가의 길을 선택, 유니버시티 칼리지(더블린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대학 시절부터 창작을 시작하여 시집 <실내악>,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 장편소설 <율리시스>, <피네간의 경야>, 희곡 <망명> 등을 냈다. 194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en, 작가프로필 보기) 1805년 덴마크 코펜하겐 근처 오덴세에서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자선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도제수업을 받았다. 부친과 민간 구전문학의 영향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작품으로 <미운 오리새끼>, <엄지 아가씨>, <백설공주>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1875년 7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의 생가는 기념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 옮긴이 최애리 서울대 불문과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세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이대통번역대학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으며, 2007년 현재 출판기획자로 활동하며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길 밖에서>, <길을 찾아>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연옥의 탄생>, <중세의 지식인>, <실비/오렐리아>,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 <댈러웨이 부인> 등이 있다.
■ 이 책은 최고의 문학 입문서 [현대문학 해외단편 컬렉션]! 오 헨리, 알퐁스 도데, 톨스토이 등 세계 대문호들의 빛나는 명작 18편 수록,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현대문학이 기획한 최고의 문학선집. 현대문학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최고의 문학선집 [현대문학 해외단편 컬렉션] 제 1권 『영원한 기쁨』이 출간되었다.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으로 엮어진 세계 명작 선집은 이제까지 수없이 많이 출간되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간될 것이다. 세계 명작 선집이 이처럼 식지 않고 재출간을 거듭하는 이유는 명작은 세대를 막론하고 한번은 꼭 읽어야 할 문학 입문서이자 교양서로 마음의 양식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 한번 읽고 덮어버릴 수 없는, 긴 여운을 남기며 오랜 세월을 살아내고, 시공을 넘어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명작. [현대문학 해외단편 컬렉션]은 이렇게 세월의 더께가 더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 명작들 가운데 현대문학이 새롭게 엄선하여 엮은 야심찬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이자 해외 단편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자 총 10권으로 기획되었다. 그 중에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도 있고,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도 있다. 또한 매 시리즈마다 참신한 주제들로 엮은 단편들을 소개함으로써 인간의 삶에 얽힌 다양한 경험들을 보여줄 것이다. [현대문학 해외단편 컬렉션] 2, 3권은 2005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영원한 기쁨』에는 오 헨리, 알퐁스 도데, 톨스토이, 안데르센 등 세계 대문호의 18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너새니얼 호손이 1840년에 쓰기 시작하여 10년 이상 걸려 완성한 「큰 바위 얼굴」, 오 헨리의 유명한 단편 「마지막 잎새」, 「경관과 찬송가」,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신비적이고 범신론적인 단편 「바위에 귀 기울이는 사람」, 덴마크 작가로 불멸의 동화를 남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종소리」 「빵을 밟고 간 소녀」등 비교적 널리 알려진 작품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 작가 리하르트 레안더의 「신기한 오르간」, 펠릭스 팀머만스의 「성탄의 세 폭 그림」, 제임스 조이스의 초기 작품 「진흙」, 「빨강 머리 앤」으로 유명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아봔리 마을을 중심으로 한 단편 「어떤 실패자」, 스웨덴 작가로 19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셀마 라게를뢰프의 「크리스마스 장미의 전설」, 192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나톨 프랑스의 중세 민담을 바탕으로 한 「성모의 곡예사」까지 『영원한 기쁨』에는 삶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인간애의 주제로 엮어진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에 더해 셔우드 앤더슨 「하지 않은 거짓말」, 허먼 멜빌의 「깽깽이 켜는 사람」, 알퐁스 도데의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오스카 와일드 「저만 알던 거인」, 톨스토이의 「세 은자」 등도 수록되었다. 또한 현존하는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루니에의 단편이자 이 책의 표제작인 「영원한 기쁨」을 수록, 가장 최근의 작품성 짙은 작품을 발굴하였다는 점에서 다른 세계 명작 선집과는 차별성을 두었다. 책 말미에는 수록 작가들의 약력과 주요 작품들을 붙여 소개하였다. ■ 본문 중에서 단편소설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짧은 이야기일수록 그림은 더욱 선명하게 남아서 잊혀지지 않는다. 기억의 다락방에 수북이 쌓여 있는 그림들, 그리고 또 아직 만나보지 못한 많은 그림들 ― 쌓인 먼지를 털고 그림들을 골라 걸 듯, 이야기들을 엮어보기로 한다. 비슷한 주제, 비슷한 분위기의 이야기들, 아니면 전혀 다르지만 그러면서도 어딘가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으면 몇 권의 ‘그림 없는 그림책’이 될 것이다. - ‘후기’ 중에서 “아, 정말 아름답구나!” 바다가, 광활하고 장엄한 바다가 그의 앞에 끝없이 펼쳐져, 그 긴 파도를 해안으로 몰아오고 있었다. 하늘과 바다가 가장 화려한 빛깔로 함께 녹아드는 곳에 태양은 마치 거대하고 밝은 제단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숲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왕자의 가슴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전체가 커다란 교회였다. 나무들과 공중의 구름이 기둥을 이루었고, 꽃과 풀이 무늬를 짜 넣은 주단이 되었으며, 하늘 그 자체가 거대한 원형 천장이었다. 해가 넘어가자 하늘의 불길은 스러져버렸지만, 그 대신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다이아몬드 램프를 켠 듯 찬연히 빛나기 시작했다. 왕의 아들은 하늘을 향해, 바다를 향해, 숲을 향해, 두 팔을 뻗쳤다. -「종소리」 중에서 그 악마와 같은 피아노의 연주곡이 제대로 짜여졌던가? 그 날 저녁 위르비노 서커스단의 천막 아래서는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인가? 마지막 프로그램에서는 비도쉬가 얼기설기 한 곡을 연주하고 나면, 바닥에 주저앉은 그를 향해 피아노가 폭발하면서, 햄 다발들, 크림 파이, 줄줄이 꿴 소시지들, 그리고 돌돌 말린 희고 검은 순대들을 꾸역꾸역 토해내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날의 실제 프로그램은 전혀 다르게 진행되었다. 이 어릿광대가 갑자기 꼼짝도 하지 않자, 거침없이 터져 나오던 관객들의 웃음소리도 덩달아 잦아들었다. 관객들로부터 더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게 되자, 그는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중략) 그 피아노로부터 성스러운 곡조가 흘러나와, 사다리와 끈으로 얽어 만든 계단들이 널려 있는 곡마단의 침침한 천장 위로 조용히 퍼져 나갔다. 그것은 견디기 힘든 웃음들이 난무하는 지옥의 경험 뒤에 오는 천상의 자비롭고 부드러운, 영혼의 미소였다. - 「영원한 기쁨」 중에서 “자, 어서 가서 순경을 불러오시지.” 소우피가 말했다. “신사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너 같은 놈들한텐 순경도 필요 없어.” 웨이터는 버터케이크 같은 목소리에 맨하탄 칵테일의 체리 같은 눈을 하고 말했다. “어이, 콘, 이리 와 봐!”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 왼쪽 귀가 납작해지도록, 두 명의 웨이터는 소우피를 내동댕이쳤다. 그는 목수가 접은 자를 펴듯이 뼈마디 하나하나를 펴면서 간신히 일어나서 옷의 먼지를 털었다. 순경에게 잡혀간다는 것은 장밋빛 꿈일 뿐이었다. 섬은 멀고도 멀어 보였다. 두 집 건너 약국 앞에 서 있던 순경은 껄껄 웃고는 걸어가 버렸다. - 「경관과 찬송가」 중에서 자루 하나, 밀 낟알 하나 없었습니다. 벽에도 거미줄에도 밀가루라고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방앗간 특유의 냄새, 빻은 밀가루의 훈훈하고 좋은 냄새조차도 맡아지지 않았습니다. 방아촉은 먼지로 뒤덮이고, 그 위에서는 크고 비쩍 마른 고양이가 자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것이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었던 겁니다! 그가 저녁마다 길로 실어 나르던 것은 그 흙부스러기였던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직 밀을 빻는 양 믿게 만들어 방앗간의 명예를 구하려 했던 거지요…… -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잉게르는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새 신을 신고, 옷자락을 살짝 들고 조심해서 걸었다. 발이 더러워지지 않게 말이다. 그리고 그게 뭐 잘못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솔길이 진창으로 가로막힌 곳에 이르자, 진창은 꽤 폭이 넓었으므로, 그녀는 발을 적시지 않고 건너갈 수 있도록 진창 한가운데 빵을 던졌다. 그런데 그녀가 빵을 밟고 다른 한 발을 드는 순간, 발은 빵 속으로 점점 깊이 빠져들었고, 그녀는 그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는 거품이 뒤덮인 시커먼 연못만이 남았다. - 「빵을 밟고 간 소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