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1 / 0

닫기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전자책
다운로드
표지 이미지 보도 자료

모유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4) Mother’s Milk (2006)

  • 저자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 총서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 역자 공진호
  • ISBN 978-89-7275-887-7
  • 출간일 2018년 11월 19일
  • 사양 392쪽 | 130*207
  • 정가 14,000원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눈부시고 충격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킨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에 쏟아진 찬사 ●

 

멜로즈 소설은 신랄한 명문과 짜릿한 재미로 이뤄진 영국 현대소설의 금자탑이다. _ 《이브닝 스탠더드》

 

소설 첫 줄부터 완전히 빠져들었다. 재치 있고 감동적인 소설이며 강렬한 사회 희극적 요소를 갖춘 작품이다. 나는 책을 덮고 울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누설할 생각은 전혀 없다. _ 안토니아 프레이저, 《선데이 텔레그래프》

 

놀랍도록 신랄한 재치. 저자의 문장이 지닌 활기, 즉 보석 세공과 같은 글의 조탁과 도덕적 확신은 등장인물들이 희구하는 치유를 상징한다. 그만큼 좋은 글은 그 자체가 건강함의 척도이다. _ 《가디언》

 

헤로인 중독과 알코올 중독, 간통, 이외에도 ‘자멸’이란 말은 가장 가볍고 완곡한 표현일 정도로 파멸적인 다양한 행동의 파도를 넘나드는 항해, 그 출발점이 된 비참한 항구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선원의 항해도와 같은 소설, 이것이 바로 패트릭 멜로즈의 이야기다. 이 시대를 그리는 가장 통찰력 있는 소설, 세련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놀랍다. _ 프랜신 프로즈, 《뉴욕 타임스》

 

유머와 비애, 날카로운 비판, 고통, 기쁨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온갖 감정이 녹아 있는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은 21세기가 낳은 걸작이다. 저자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이 시대 최고의 문장가다. _ 앨리스 세볼드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프루스트처럼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다. 제정신이라면 아무도 그 세계에서 살고 싶지 않을 테지만 그곳은 실재하는 생생한 세계, 유쾌하고 위험하게 공허한 세계처럼 느껴진다. 소설의 장래성에 대한 확신이 흔들린다면 세인트 오빈을 바라보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_ 《헤럴드》

 

이 비범한 소설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계획은 끊임없이 탐구적인 자기 교정의 행위다. 이것은 이 소설의 긴박한 감정적 강도의 원천이며, 그 구성을 결정짓는 원칙이다. 뛰어난 사회 풍자적 요소가 있다고는 해도 이 시리즈는 현대의 방만한 희극적 소설보다는 고대의 압축적이고 의식적인 시극에 더 가깝다. 놀랍고 극적으로 재미있는 대하소설이다. _ 제임스 래스던, 《가디언》

 

오스카 와일드의 재치, 우드하우스의 명료함, 에벌린 워의 신랄한 풍자가 뭉친 만족스러운 소설이다.

_ 제이디 스미스, 《하퍼스》

 

아이러니가 아드레날린처럼 쓸고 지나간다. 패트릭은 이지력으로 자신의 곤경을 세련되고 명료하고 냉정하고 격언에 가까운 태도로 처리한다. 재치 있는 안식과 냉소적인 통찰, 문학적 재간으로 넘치는 소설이다. _ 피터 켐프, 《선데이 타임스》

 

세인트 오빈의 글이 가진 편안한 매력의 이면에는 맹렬하고 면밀한 지력이 있다. 인물 묘사에 동원되는 재치는 그것이 무의미한 귀족을 향하든 구제 불능의 마약 딜러를 향하든 감칠맛 나게 죽여준다. 세인트 오빈은 실의에 빠지고 지쳐 버린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분석할 때 완벽한 정신과 의사처럼 힘차고 신중하고 창의적이다. 이야기를 자아내는 능력으로 말하자면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나 독자를 매료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_ 멜리사 캣술리스, 《타임스》

 

세인트 오빈은 감정의 혼돈과 고조된 감각의 혼란, 지적 노력의 위압적 모순을 강력하면서도 미묘하게 전달함으로써 치유에 가까운 짜릿한 효과를 창출한다. _ 프랜시스 윈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나이 먹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가하는 잔인함에 대한 극도의 블랙 코미디. 증오에 차 있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솔직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지금까지 서평을 쓰며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에 눈을 뜨게 되었다. 걸작이다! _ 바노라 베넷, 《타임스》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눈부시고 충격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멜로즈 소설들은 훌륭한 풍자 문학이다. _ 《심리학 매거진》

 

나는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소설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독자들에게 그의 전작을 지금 당장 읽으라고 권하는 바이다. _ 데이비드 니콜스(<패트릭 멜로즈> 드라마 각본가)

 

세인트 오빈은 한 가족 전원을 현미경 아래 놓고,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복잡한 특징들을 드러내 보인다. 서사시적이면서 개인적이고, 처참하면서 코믹한 그의 소설은 모두 걸작이다. _ 매기 오패럴(『내 손을 처음으로 잡은 손』 작가)

 

 

 

책 속으로 ●

 

그가 태어날 때 그들은 왜 그를 죽일 듯이 그랬을까? 며칠 동안 잠을 못 자게 하고, 닫힌 자궁 경관에 자꾸 머리를 들이받게 하고, 탯줄로 목을 감아 조르고, 차가운 가위로 어머니의 배를 서걱서걱 가르더니 그의 머리를 집게로 잡아 목을 좌우로 비틀고, 집에서 끌어내 때리고, 수술대에 빈사 상태로 누워 있는 어머니에게서 그를 데려가 불빛으로 눈을 들이비추고 검사를 하면서 말이다. 이전 세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파괴시키려고 그랬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감금으로 넓은 공간을 갈망하게 하더니, 이제는 그를 죽일 듯이 그랬다. 이렇게 소란한 사막 같은 곳이라도 그에게 넓은 공간이 주어졌을 때 감사하게 하려고 그랬을 것이다. 그곳은 그를 감싸고 모든 것이 되어 주었던 그 따뜻한 전부가 아닌, 오직 어머니의 품이 붕대처럼 그를 감싸는 곳, 두 번 다시 그 전부가 될 수 없는 곳이었다.

_ 2000년 8월, 「1」, 15~16쪽

 

일단 말을 배우면 세상은 묘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세상은 묘사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세상은 우리가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었을 때 더 완벽했다. 로버트는 동생이 생기자, 오직 그의 생각만이 그를 인도했을 때는 어땠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일단 언어에 맞물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온 기름 찌든 몇천 개의 단어 꾸러미를 이리저리 섞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새로움을 느낄 작은 순간들이 있을 수는 있어도 그건 생각의 원료에서 어떤 새로운 생명이 만들어진 것이지 세상의 삶이 성공적으로 번역된 것은 아니다. 생각이 언어와 뒤섞이기 전이라고 해서 세상의 눈부신 빛이 그의 관심의 하늘에 작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_ 2000년 8월, 「2」, 42쪽

 

“넌 어떤 타르트를 먹고 싶어?” 질리가 로버트에게 물었다.

모두 다 똑같이 역겨워 보였다.

로버트는 엄마를 흘긋 바라보았다. 엄마의 구릿빛 머리칼이 젖을 문 토머스 위로 구불구불 흘러내렸다. 로버트는 그것을 보며 두 사람이 젖은 진흙처럼 섞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머스가 먹고 있는 걸 먹고 싶어요.” 로버트는 소리 내 말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 말이 그만 툭 튀어나왔다.

짐, 질리, 로저, 크리스틴은 당나귀처럼 크게 웃었다. 로저는 웃을 때 더 화가 나 보였다.

“나는 모유로 할게요.” 질리는 술에 취해 잔을 쳐들며 말했다.

로버트의 부모는 그를 쳐다보며 동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_ 2000년 8월, 「4」, 91쪽

 

늘 그렇듯 메리는 토머스와 잠을 자고, 패트릭은 감탄스러운 마음과 버려진 기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메리는 그야말로 헌신적인 어머니였다. 그녀는 그런 어머니가 없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알았다. 패트릭도 그게 무엇인지 잘 알았다. 그는 자기도 메리의 모성애적 과열 활동이 주는 혜택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더 이상 유아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고, 집에는 아직 공포에 훈련되지 않은 진짜 어린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계속 일깨워야 했다. 어떤 때는 자신을 잘 타일러야 했다. 그러나 부모가 되었다고 자신이 성숙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허사였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이고 보니 자신의 어린 시절에 더 가까워질 뿐이었다.

_ 2001년 8월, 「6」, 120~121쪽

다음 세대로 독이 흐르지 않게 막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은 사실이지만, 패트릭은 이미 그 시도가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가진 고통의 원인을 자식들에게 전가시키지 않겠다는 결의는 확고했지만, 그 고통의 결과로부터 그들을 지키지는 못했다. (…)

패트릭 자신이 형편없는 아버지가 된다거나 이혼을 한다거나 자식들의 상속권을 박탈한다면, 그건 너무 흉악한 짓이 될 것이다. 그 대신 그들은 그런 일들로 인해 아버지가 겪는 격분과 불면의 결과를 안고 살아야 했다.

_ 2001년 8월, 「6」, 126~127쪽

 

40년 전의 엘리너는 가족에게 쓸 시간이 전혀 없었고, 그를 포함하지 않은 이타적인 일에 헌신하느라 언제나 지쳐 있었다. 그래서 그는 메리를 선택했다. 메리는 좋은 여자였다. (…) 엘리너처럼 나쁜 엄마가 될 여자를 거부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투철한 좋은 엄마가 될 여자를 선택한 것이다.

_ 2001년 8월, 「9」, 200쪽

 

“보호자님 어머니께서 지금 보고 싶으시답니다. 오늘 돌아가실 것 같대요.”

패트릭은 사무실에서 일하다 말고 마지못해 어머니를 보러 갔다. 어머니는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형언하기 힘든 좌절감을 안고 울었다. 그렇게 반 시간 동안 진통한 끝에 엘리너는 마침내 “오늘 죽어”라는 말을 출산했다. 아기를 낳았다는 충격적 경이로움을 실어 낸 말이었다. 그 뒤로 어머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반 시간 동안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함께 울며불며 용을 쓴 끝에 죽을 것이라는 말을 뱉어 냈다.

_ 2003년 8월, 「14」, 297쪽

 

패트릭의 비통한 마음은 혼자만의 것이었고, 그것마저 공허했다. 그는 더 이상 생나제르를 향한, 마음을 좀먹는 노스탤지어를 느끼지 않았다. 생나제르의 상실은 진짜 실패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그는 그가 되고자 했던 종류의 아버지가 되지 못하는 것, 조상의 지리멸렬을 벗어나 자기 자식들에게는 괴로움이 없는 사랑을 주는 아버지가 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실패임을 보여 주었다.

_ 2003년 8월,「14」, 321쪽

 

낙상 사고 이후 엘리너는 끊임없이 죽음을 청했고, 패트릭은 어쩔 수 없이 안락사와 의사의 도움을 받는 자살의 합법성을 조사해 보았다. 상속권을 박탈당했을 때처럼 다시 한번 그는 어머니의 혐오스러운 요구를 처리할 법률 고용인이 되었다.

패트릭은 어머니의 죽음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에게 죽는 것을 도와 달라는 것은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응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 자기라고 우겨 온 여자의 가장 비열한 마지막 술책이었다. 그런 뒤에도 그는 어머니를 다시 보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어머니를 그 상태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곤 했다. 어머니를 도울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분노를 유지하려고 애를 써 보아도 연민은 여전히 그를 고문했다. 연민은 훨씬 더 견디기 힘들었다.

_ 2003년 8월, 「16」, 351쪽

연관 도서

로그인 후 이용해주세요.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

우리 현대문학 회원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지는 타사의 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008년 2월 19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