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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튀니지, 프랑시스 잠

  • 저자 김소연 지음
  • ISBN 978-89-7275-580-7 03
  • 출간일 2011년 12월 09일
  • 사양 200쪽 | -
  • 정가 10,000원

제57회 <현대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 : 김소연 수상작 : 「오키나와, 튀니지, 프랑시스 잠」

▶ 심사평 중에서

 

선명한 이미지와 행간 여백에 숨어 있는 페이소스가 청결하다. 누하고 축축하지 않다. 이러한 시적 미덕은 위 시행의 출처인 「오키나와, 튀니지, 프랑시스 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에서 발견된다. 「이별하는 사람처럼」 「태어나기는 했지만」은 말할 것도 없고 얼마쯤 현학적인 「연두가 되는 고통」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람살이 슬픔의 우울한 확인이 순간적인 해방감과 어우러져 있다. 다각적인 모색의 산물이요 흔적이겠지만 도무지 동일한 시인의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작품도 태평스럽게 공존하고 있다. 자기 작품의 미덕에 대한 치열한 자각적 성찰과 과감한 군살 덜어내기가 분명한 진경進境으로 싱싱하게 구현되기를 바란다. 축하한다. -유종호(평론가)

 

김소연의 시는 “침묵의 한 걸음 앞의 시”(김수영)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투쟁과 북아프리카의 재스민혁명을 다룬 정치적인 시(「오키나와, 튀니지, 프랑시스 잠」)에서도 그는 재래의 저항시들의 상투성을 거부하면서 그만의 미학으로 언어가 시적 주체의 ‘발언’이 되려는 순간 돌연, 자기 시를 멈출 줄 안다. (……) 나는 김소연이 앞의 선배 시인처럼 자기 시를 과감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랬을 때 아직은 ‘파랑’에서 ‘보라’에 머문 그의 언어는 “격투의 내력”(앞의 시)으로 더욱 단련되어 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세계의 죽음 앞에 ‘재스민 향기’보다 더 나은, 그 무엇을 제출하리라 믿는다. -이시영(시인)

 

▶ 수상 소감

 

어렸을 때 아버지께 누가 내 이름을 지었냐고 따져 물은 적이 있습니다. ‘소연’이라는 여린 이름보다 좀 더 씩씩한 이름을 갖고 싶어서였습니다. 명이 짧다는 내 사주 때문에 장수할 수 있는 이름을 점술가에게서 얻어 왔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나는 ‘소연’이라는 여린 이름으로 불려지는 한, 아마도 아주 오래 살게 될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이라는 ‘포고노포르’처럼 말입니다. 포고노포르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서식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분비물로 관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관은 250년에 1미리 정도씩 자란다고 합니다. 자신의 분비물의 보호를 받으며 오랜 생을 보장받은 포고노포르에 대해 요즘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관에서 살아간다는 포고노포르, 이 이름이 좋아졌습니다. 250년에 1미리씩 관을 키워간다는 이 동물은 정말이지 먼 미래를 위해 살고 있는 것만 같아 좋습니다. 포고노포르의 관 속에서 사는 삶, 삶이 관인 삶에 대해 상상합니다. 그처럼 완전한 고독을 맘껏 부러워해봅니다. 그를 시인이라고 불러봅니다. 자신의 분비물이 자신의 관이 되는 삶, 죽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이상한 삶이, 나는 시라고 생각됩니다. 나에겐 과분한 상을 받으며 이 글을 씁니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그 어떤 과분한 상도 시인에게는 과분하지 않은 것 같다 생각됩니다. 상이라는 것과 시인이라는 것은 도무지 서로 무관할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불평과 불만을 불편과 불안을 그리고 불면과 불모를 사랑하는, 시인의 이 저속한 신분을 계속해서 맘껏 사랑해도 된다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싫어하던 것을 더 맘껏 싫어하겠습니다. 맘껏 불량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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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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