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슬픔과 불안을 문학의 언어로 정제해온
현대 독일 문학의 독보적인 이야기꾼
작가 마리아나 레키의 서른아홉 편의 짧은 연작 소설
독일 누적 23만 부 판매 / 쥐드도이체 차이퉁 올해의 책 / 슈피겔·아마존 65주 연속 베스트셀러
“얼마나 풍부한 인간 통찰의 보고인가!”
-데니스 쉐크(문학평론가)
현대 독일 문학의 대표 작가 마리아나 레키의 짧은 연작 소설 『온갖 근심』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된다. 『온갖 근심』은 독일의 유수 심리학 잡지에 연재된 서른아홉 편의 글을 엮은 것으로 불안, 불면, 공포, 분노, 실연, 상실, 고독과 같은 삶의 크고 작은 ‘근심’을 일상의 풍경 속에서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초단편 형식이라는 짧은 호흡 안에서 인물, 상황, 사유를 완결된 문학적 단위로 응축해낸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모두의 내면은 반짝반짝 광이 나는데 우리 내면만 엉망진창인 것 같다”고 느끼는 카페 주인에서부터 인생의 첫 상심을 겪는 소녀, 손이 떨리는 증상을 앓는 친구, 덧없는 인생과 사투를 벌이는 가족까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법한 인물들의 다양한 내면이 펼쳐진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의 결핍이나 상처를 분석하거나 해결하는 대신, 한 걸음 비켜서서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을 통해 근심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한 단어도 헛되이 쓰지 않는 유머와 세심함이 공존하는 문장으로 가벼운 듯하지만 결코 얕지 않은 위트와 멜랑콜리가 섞인 서사를 구축하는 마리아나 레키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독일의 평단에서는 이 책을 두고 “감정을 과장하지도, 희화화하지도 않으면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위로이자 포옹 같은 책”(유디트 리레Judith Liere), “풍부한 인간 통찰의 보고寶庫”(데니스 쉐크Denis Scheck)라고 극찬한다. 《슈피겔》, 《쥐드도이체 차이퉁》, 《디 차이트》 등에서도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상의 감정들을 섬세한 관찰력과 위트로 자연스럽게 녹여낸 소설”, “행복을 흔한 단맛으로, 불행을 호들갑스러운 쓴맛으로 만들지 않는 작가” 등의 연이은 호평이 이어지고, “영혼에 바르는 연고”, “삶을 바라보는 정직한 시선, 상쾌한 유머, 한 조각의 지혜로 쓴 책” 등의 독자 서평까지 더해지면서 오랫동안 큰 화제를 모았다. 독일 문학 특유의 사유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독자 친화적인 접근성을 획득한 드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서로의 불행과 행복의 증인이 되었다”
모든 마음의 무게를 함께 지는 작고 따뜻한 이야기
우리는 『온갖 근심』에서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여러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특별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누군가는 조금 더 힘겹게, 누군가는 조금 더 수월하게 각자의 ‘근심’을 짊어지며 살아가는 화자 ‘나’의 이웃들이다.
윗집의 비제 여사는 화자와 함께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른바 ‘불면 전문가’다. 밤새 한숨도 못 잔 날이면 그들은 계단참에 앉아서 그들의 ‘전공 분야’를 파고든다.
“다음 단계로 비제 여사는 호흡에 집중하려 애를 썼지만, 그녀의 노력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호흡곤란으로 끝이 났다. 걸음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면 갑자기 넘어지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제 여사는 하는 수 없어 양을 세기로 하지만, 이 방법은 비제 여사도, 나도 실제로 한 번도 통했던 적이 없다. (…) 다음 단계로, 옆에서 잘도 자는 것들을 보면서 순수한 질투심에 짜증이 치밀기 시작한다. (…) 가장 괴로운 단계는 걱정이 밀려드는 시간이다.”
또 우리는 늘 부들부들 떠는 미니어처 핀셔 잡종 ‘로리’를 데리고 다니는 폴 씨를 만난다. 그는 유난히 공손하고 친절한 사람이지만 유독 광장 공포증만큼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폴 씨는 엘리베이터와 대중교통을, 금방 밖으로 뛰쳐나올 수 없는 온갖 건물들을 무서워한다. 공포증을 털어내고자 안 해본 짓이 없다. 행동치료사를 세 번이나 바꾸어가며 치료를 받았고 (…)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도 먹어봤다. (…) “나는 안 될 것 같아요.” 폴 씨는 소리 죽여 이 말을 되풀이했다. 누군가가 그렇게나 슬픈 표정으로, 그렇게나 지친 얼굴로, 그렇게나 엉클어진 마음으로 우리 집 현관에 서 있었던 적은 그리 많지 않다.
이들 외에도 우리는 릴케를 인용하기를 좋아하는 은퇴한 정신분석가 울리히 삼촌도 만나고, 사랑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리자, 돌봄이 필요한 나이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카미유 이모, 당장이라도 휴식이 필요한 슈베르터스 여사도 알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불행을 ‘나’에게 화풀이하는 아랫집 귄터 씨까지….
레키의 문장은 유머와 연민, 친밀감과 거리감 사이를 정교하게 조율하며 일상의 ‘온갖 근심’을 하나의 공통 언어로 전환한다. 그리고 산책길에서, 가게 안에서, 거실과 진료실에서 이어지는 짧은 대화와 소소한 장면을 통해, 비록 문제는 해결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한 번쯤은 바깥 공기를 맡고 햇볕을 쬐는’ 순간들을 만들어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비제 여사와 폴 씨와 울리히 삼촌과 귄터 씨가 작품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속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찮고도 위대한 우리의 근심에 대하여
“우리가 붙들고 씨름하는 것들이 얼마나 하찮은가
우리를 붙들고 씨름하는 것들이 얼마나 위대한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리아나 레키의 글은 결코 무겁거나 비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기발한 유머와 따뜻한 상상력이 스며들어 슬픔과 위로가 동시에 존재하는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두려움 많은 존재에게서조차 하나의 ‘능력’을 발견해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애써 밀어내려 했던 감정들이 어쩌면 우리를 지탱해온 힘은 아니었는지를 자문하게 한다.
초등학생 사내아이 둘이 불쑥 나타나더니 풀밭으로 뛰어온다. (…) 둘이 광검을 들고서 슈퍼히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버튼을 누르면 광검이 윙윙 요란한 소리를 내고 번쩍번쩍 빛도 뿜는다. 한 녀석이 광검으로 내 옆에서 벌벌 떨고 있는 작은 강아지를 가리키며 묻는다. 짐짓 심각한 말투다. “얘의 초능력은 뭐예요?”
나는 안쓰러운 눈길로 로리를 쳐다보면서, 뭐라고 대답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한다. 그사이 옆에 있던 털실 모자가 냅다 대답한다. “쟤의 초능력은 공포야. 쟤가 떨면 온 세상이 진동하지.”
“우리가 붙들고 씨름하는 것들이 얼마나 하찮은가, 우리를 붙들고 씨름하는 것들이 얼마나 위대한가.” 이 책의 주요 모티프로 쓰인 릴케의 문장이다. 이처럼 작중 인물들의 근심이 한편으로는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위대한 힘이기도 하다. 레키는 바로 그 하찮음과 위대함 사이의 미묘한 경계에 시선을 고정한 채, 누구에게나 위기와 존재로서의 존엄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온갖 근심』의 각 편은 짧은 분량 덕분에 출퇴근길이나 잠들기 전에 가볍게 읽기 좋지만, 책을 덮고 나면 한 권의 긴 소설을 읽은 듯한 잔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여전히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고, 인물들의 삶도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독자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근심이 전적으로 고립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어지러운 마음을 지닌 채로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 추천의 글
“독창적 시선, 유머와 위트, 심리적 깊이까지, 이 짤막한 단편들에는 월드클래스 문학이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이 담겨 있다. 마리아나 레키는 인물들의 마음을 헤쳐 그들의 걱정과 근심을 들여다보지만, 그렇다고 감상이나 우울에 젖지는 않는다. 아니,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상하게도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그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너무도 다정하고, 그녀가 그려내는 그들이 고단한 삶을 잘도 버텨내는 ‘인내와 끈기의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쥐드도이체 차이퉁』
“마리아나 레키의 책은 자꾸만 선물하고 싶다. 기차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불쑥 추천하고 싶고, 누가 읽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막 읽어주고 싶다. 문장은 수려하고 아이디어는 톡톡 튀며 비유와 이미지는 삐딱하면서도 한 치 빈틈없이 딱 들어맞는다. 평범한 일상의 부조리를 포착하는 그녀의 기술은 완벽하다. 그녀의 행복은 흔한 단맛이 아니며, 그녀의 불행은 호들갑스러운 쓴맛이 아니다.” 『디 차이트』
“문학은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우리를 구할 수 있다. 인간의 심리를 정말로 빈틈없이 파헤친 이 소설에서 마리아나 레키는 결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법, 그리고 바꿀 수 없는 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들려준다.” 『타게스슈피겔』
“마리아나 레키는 삶을 계속 피해 도망 다닐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의 초상을 지적이면서 유머러스하게, 섬세하면서 부조리하게 그리고 있다.” _『차이트 뉴스레터』
“삶의 아름다움과 부조리를 꿰뚫는 대단한 관찰력, 따뜻한 마음, 야단스럽지 않은 유머.” _『HR2 Kultur』
“문학은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우리를 구할 수 있다. 인간의 심리를 정말로 빈틈없이 파헤친 이 소설에서 마리아나 레키는 결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법, 그리고 바꿀 수 없는 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들려준다.” _『타게스 슈피겔』
“유머와 지혜로 마음을 어찌나 따뜻하게 데우는지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넓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진다.” _『벨트 암 존탁』
“누구에게나 행복은 쉽지 않지만, 막막한 일상에서도 우리가 허락만 한다면 언제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_『하퍼스 바자』
“이 책을 맛난 초콜릿 한 박스처럼 즐기세요. 하루에 두세 편만 꺼내 읽어도, 아주 오래 행복합니다.” _『노이에 라인 차이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