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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꾼들 Fresh Complaint (2017)

  • 저자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 역자 서창렬
  • ISBN 979-11-90885-77-5
  • 출간일 2021년 05월 31일
  • 사양 488쪽 | 124*195
  • 정가 16,000원

현대인의 복잡다단한 욕망과,
삶을 뒤바꾸는 순간들에 관한
더없이 우아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콜라주

퓰리처상 수상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30년 문학 일기와도 같은 유일한 소설집

그는 룽기를 풀고 위로 올려서 그 천을 목에 둘렀다. 아시아식 변소를 사용하는 것은 그에게는 거뜬한 일이었다. 그는 별 어려움 없이 10분 동안 쭈그리고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냄새에 관해 말하자면, 이제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는 아무도 불쑥 들어와서 그를 민망하게 하지 않도록 닫힌 문을 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몸에서 쏟아져 나온 액체의 양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많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미첼은 홍수에 휩쓸려서 떠내려가다가 이윽고 자신의 배수구에서 소용돌이치며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아메바들을 상상했다. 이질 덕분에 자신의 몸속과 친해진 셈이었다. 그는 위를 또렷이 의식하고, 잘록창자를 또렷이 의식했다. 자신을 구성하는 부드러운 근육의 관들을 느꼈다. 그의 장에서 연소가 시작되었다. 그런 다음 그 연소는 뱀이 삼킨 달걀이 빠져나가는 듯한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조직이 팽창했다가 늘어났으며, 이윽고 일련의 떨림을 수반하면서 달걀이 떨어지듯 물이 밖으로 쏟아져 내렸다.

_75~76쪽, 「항공우편」

 

 

자연 상태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하는 점이 명백해지고 있었다. 나의 위치는 낮았다. 하이에나 주변 어딘가가 내 위치였다. 내가 아는 한, 문명 상태로 돌아가면 그렇지 않았다. 실용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나는 괜찮은 결혼 상대다. 우선 한 가지 이유는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이다. 내 개인퇴직계좌 금액은 25만 400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정자를 선택하는 일에서는 돈은 분명 중요하지 않다. 웨이터의 팽팽한 엉덩이가 더 중요했다.

_126~127쪽, 「베이스터」

 

 

나는 곧 아버지로부터 법인 양식의 문서들을 받기 시작했다. 나를 배런 개발 회사, 또는 애틀랜틱 유리 회사, 또는 피델리티 소형 창고 주식회사의 부사장으로 표기한 문서들이었다. 언젠가는 이 회사들의 수익이 나에게 올 거라고 아버지는 장담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나에게 온 것은 의족을 한 남자였다. 어느 날 아침 내 집의 초인종이 울렸고, 나는 그 사람이 들어오도록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주었다. 다음 순간 그가 쿵쿵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위에서 대머리인 그의 머리에 짧게 난 얼마 안 되는 금발을 볼 수 있었고 가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가 배달원인 줄 알았다. 계단 꼭대기에 이른 그는 내게 듀크 개발 회사의 부사장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내게 소환장을 건넸다.

_195~196쪽, 「팜베이 리조트」

 

 

다왓 소년들은 일곱 살까지 엄마와 함께 살고, 그 뒤로는 거처를 옮겨 남자들과 함께 산다. 이후 8년 동안 소년들은 어른들에게 구강성교를 해주도록 강요받는다. 질을 폄하하는 것과 더불어 남성의 성적인 부분, 특히 정액에 대해 찬양하는 것이 다왓족의 신앙에 자리 잡고 있다. 정액은 놀랍도록 영양이 풍부한 영약으로 믿어진다. 남자가 되기 위해, 전사가 되기 위해 소년들은 가능한 한 많은 정액을 섭취해야 하며, 따라서 그들은 밤에도 낮에도 아무 때고 그걸 한다. 이 전통 가옥에서의 첫날 밤 루스와 그의 조수 모트는 귀여운 어린 소년들이 예의 바른 태도로 각 성인 남자들 앞으로 가서 마치 물에 띄운 사과를 입에 무는 놀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아주 점잖게 표현해서 깜짝 놀랐다. 랜디는 자리에 앉아 메모만 하고 있었다. 모든 남자들이 만족한 후 족장 가운데 한 사람이 두 소년에게 뭐라고 소리쳤고—그것은 틀림없이 환대의 표시였다—그러자 두 소년이 미국인 과학자들에게로 건너왔다. “됐어, 난 괜찮아.” 모트가 자기에게 온 아이한테 말했다. 루스도 자신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_274쪽, 「신탁의 음부」

 

 

그녀가 처음 왔을 때는 잎이 무성했던 청사 앞 나무들이 이제는 발가벗어서 콜로네이드 끝 쪽에 있는 말 탄 조지 워싱턴 동상을 드러내 보였다. 어머니는 경찰서 밖에 주차했지만 차에서 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프라크르티는 어머니에게 몸을 돌렸다. “안 들어갈 거예요?”
어머니가 몸을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부드러워지고 두루뭉술해진 최근의 새 표정이 아니라 늘 어머니의 것이었던 딱딱하고 엄격하고 못마땅해하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손은 운전대를 너무 꽉 움켜쥐고 있어서 손가락 마디가 하얘졌다.
“네가 네 자신을 이 곤경에 빠뜨렸으니 너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을 거야.” 어머니가 말했다. “네 삶은 네가 책임지고 싶다고? 그럼 그렇게 해. 난 끝났어. 희망이 없어. 이제 우리가 어떻게 다른 남편감을 찾을 수 있겠니?”
‘다른’이라는 말이 프라크르티의 마음에 쩍 들러붙었다.
“그 사람들이 알아요? 쿠마르 가족들이?”
“알고말고! 네 아빠가 그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게 자신의 의무였다고 말하더구나. 하지만 난 네 아빠 말을 믿지 않아. 그 양반은 이 결혼에 동조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거야. 평소와 마찬가지로 나를 욕 먹이는 것이 즐거운 것 같더라.”
프라크르티는 말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 소식을 들으니 날아갈 것 같지?” 어머니가 말했다. “네가 원한 거잖아. 안 그래?”

_474~475쪽, 「신속한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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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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