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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 스터전 (세계문학 단편선 38) Selected Stories (2000)

  • 저자 시어도어 스터전 지음
  • 총서 세계문학 단편선
  • 부제 황금 나선 외 12편
  • 역자 박중서
  • ISBN 979-11-90885-21-8
  • 출간일 2020년 07월 31일
  • 사양 792쪽 | 145*207
  • 정가 19,000원

광활한 우주의 끝, 고독과 슬픔의 별에서도
인류의 잠재력과 선한 의지를 믿었던
위대한 낙관주의자, 시어도어 스터전(1918~1985)

 

하지만 우리는 숨을 쉬어야만 해. 우리의 심장은 뛰어야만 한다고. 평소와 같이 땀을 흘려야만 하고, 몸을 떨어야만 하지. 우리는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어. 혹시나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놈들이 우리에게 상기시킬 거니까. 우리의 심장은 더 이상 특유의 쿵덕, 쿵덕 소리를 내며 뛰지 않을 거야. 오히려 ‘끝이다, 끝이다’ 하고 뛸 것이고, 그러다가 우리의 귀에 비명을 지르고 투덜대면, 우리는 그놈을 멈춰 세워야만 하겠지.

면도칼은 섬뜩할 정도로 반짝거렸다.

그리고 우리의 호흡은 이전과 똑같이 계속되겠지. 우리는 이 문을 통과하고, 다음 문을 통과하고, 또 다음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고, 그다음 문을 통과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궁리할 수 있을 터이지만, 호흡은 계속 콧구멍을 들락날락할 거야. 마치 면도칼이 구레나룻을 베어 낼 때 같은 소리, 마치 숫돌에 갈리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면서 말이야.

-p14,「천둥과 장미」에서

 

 

그녀는 반사작용 중의 반사작용의 지배하에 있었고, 이것은 생존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서 일반적인 반사작용이 고려할 법한 요소들 모두를 고려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이것은 레타 슈미트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을,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일을 상기시켰다. 단 한 번의 소리 없는 번쩍임 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빛이 그녀의 존재의 모든 균열과 틈새로 스며들었다. 이제는 레타 슈미트의 완전한 자아가, 이 불타는 방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전체 상황에 대해서 반응했다. 이것은 심지어 미래조차도 조명해 주었다. 즉 그 미래 가운데 상당 부분은 바로 이 사건들에 의존하고 있으며, 또한 이 사건들과 다음번의 가능한 주요 ‘교차로들’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과거의 오판과 비논리를 취소하고 올바름으로 대체했으며, 심지어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그녀가 반대로 했던 때에 대해서도 그렇게 했다. 레타 슈미트가 펄쩍 뛰었을 때조차도, 그리고 그녀가 바닥을 가로지르는 두 번의 도약하는 걸음을 내딛자마자 방금 서 있던 자리에 대들보가 떨어지고 또 떨어지며 불꽃이 쏟아졌을 때에도, 이것은 역시나 나타났다 사라졌다.

-p577~578, 「[위젯], [와젯], 보프」에서

 

 

당신은 정신을 수습하고, 파도와 바닷가와 기울어진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본다. 너울이 커지다가 파도로 부서지는 사이에, 당신은 자기 몸에서 새로운 향기를 느낀다. 겨우 열두어 번쯤 확실하게 발만 차면 몸을 접을 수 있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정강이가 산호에 부딪쳐 기분 좋은 고통을 만들어 내고, 당신은 거품 속에서 몸을 일으켜 바닷가로 걸어 나온다. 당신은 젖은 모래밭에, 단단한 모래밭에, 그리고 궁극적으로 허세로부터 힘을 얻어 두 걸음을 더 내디딘 끝에 고조선高潮線을 지나서 마른 모래밭에 쓰러지고, 더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당신은 모래밭에 쓰러져 있고, 차마 움직이거나 생각할 수도 있기 전에, 승리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당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도 그만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승리인 것이다.

-p722~723, 「바다를 잃어버린 사람」에서

 

 

“어쩌면 당신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대신에 그저 다음 질문을 던지기만 했을지도 몰라요. 제 생각에 명언을 준수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사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거예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느 정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명언도 하나 있어요. 바로 이런 거예요.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면, 이미 답변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그가 진짜로 관심을 기울이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진짜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 말했다. “제 말뜻은 이런 거예요. 만약 당신이 뜨거운 난로에 손을 갖다 대고서 ‘내 손이 데는 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이에 대한 답변은 매우 명료하겠죠. 그렇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주고자 하는 것을 세상이 계속 거절한다면,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이 이미 들어 있는 질문을 던져 보는 어떤 방법이 있을 거라고요.”

“간단한 답변이 있긴 있죠.” 그는 짧게 말했다. “사람들이 어리석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건 진짜 답변이 아니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p766, 「느린 조각」에서

 

■ 옮긴이의 말

 

동료 작가이자 평론가 로버트 실버버그에 따르면, 아이작 아시모프와 로버트 하인라인 같은 동시대 거장들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화법과는 다르게 시어도어 스터전의 작품은 섬세함과 영리함이 돋보였다. 오로지 줄거리와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던 SF 분야에 순수 문학의 인물과 문체, 주제를 도입해 “SF를 쓰는 새롭고도 신선한 방법”을 보여 준 것이다. 등장인물이 조종하는 기계와 로봇 대신 고독과 고통, 인간의 잔인성과 너그러움을 다룬 그의 작품은 동시대 어떤 작가의 그것과도 달랐다._옮긴이 박중서

 

■ 추천사

 

나는 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실제로도 결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내 손가락이 깃털로 변하더라도 차마 따라할 수 없는 손길의 섬세함이, 그에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_아이작 아시모프

 

시어도어 스터전은 그의 주요 작품이 나왔던 시절, 즉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단 한 명의 가장 중요한 과학 소설 작가였다.

_새뮤얼 R. 딜레이니

 

시어도어 스터전은 꼭 SF 독자가 아니더라도, 어떤 독자라도 매료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대가이다.

_커트 보니것

 

시어도어 스터전의 단편은 다른 어떤 작가도 따라가지 못할 정서적 충격을 준다.

_아서 C. 클라크

 

나는 테드 스터전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존경했다. 극소수의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그의 삶 역시 그의 소설만큼이나 위대한 예술적 창작품이었다. 그는 신화가 아니라 전설이었다.

_할런 엘리슨

 

스터전의 단편을 읽지 않은 사람은 과학 소설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결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_코니 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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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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