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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과자 TURKS FRUIT (1969)

  • 저자 얀 볼커르스 지음
  • 역자 금경숙
  • ISBN 978-89-7275-747-4
  • 출간일 2016년 06월 15일
  • 사양 252쪽 | 133*194
  • 정가 13,000원

1969년 출간 당시 네덜란드 사회를 경악시킨
네덜란드 4대 문호 얀 볼커르스의 파격적인 베스트셀러
20세기 성애性愛 문학의 고전

얀 볼커르스는 사랑과 죽음, 무상無常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완벽한 방법으로 엮어 냈다. 시간이 지나도 힘을 잃지 않는 소설.
_『NRC 한델스블라트』(네덜란드 일간지)

 

헨리 밀러처럼 볼커르스는 삶에 대해 끝없이 갈망하고 관능에 회화적으로 접근한다. 그는 신선한 문장가다.
_『뉴욕 타임스』

 

1969년 출간된 『터키 과자』는 깜짝 놀랄 만한 솔직한 정사 장면을 담고 있는데, 이를 능가할 작품은 당시 네덜란드는 물론 어디에도 없었다. 선정성 논란을 떠나, 네덜란드 문학으로는 최고로 꼽힌다.
_『가디언』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 모든 장면은 암시적이고 원초적이며 정교한 은유로 가득 차 있다. 터키 과자는 그들의 불운한 사랑의 허약한 상징이다.
_네덜란드문학재단

 

네덜란드 문단의 치명적인 진주.
_『르 몽드』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소설. 1960년대 암스테르담의 필사적인 열정.
_『롤링 스톤』

 

전통 사회에 대한 대항문화의 승리. 에로티시즘은 작가의 의도에 따른 도구일 따름이다. 『터키 과자』는 사랑과 문학의 또 다른 정의에 이르게 한다.
_「문학 살롱」


대단히 에로틱한 이 작품은 위대한 사랑 이야기이자 현대사회의 관계 구조에 대한 정확한 기술이다.
_도이칠란트라디오 쿨투어

 

『터키 과자』는 파경을 맞은 사랑, 가장 평범한 이상理想, 열정적인 섹스로 특징지어지는 인생의 한 시절의 끝을 이야기한다.
_『파히나 도세』(아르헨티나 일간지)

 

독자를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는 연애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냉정한 시선이 움직이는 작품. 내가 본 최고의 해외 문학이다.
_야마다 에이미(일본 작가)

 

상스럽고 난폭함에도 숙련된 문체. 부드러움이 흐른다.
_『헤럴드』

 

사랑이 살아남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편협함과 망가짐에 대한 정확한 분석.
_엘케 하이덴라이히(독일 작가)

 


 

[…] 널 떠나고 나서 난 지혈 솜을 구하러 약국으로 달려가야 했어. 내 심장을 다독거리는 데 필요한 것이었지. […]
_ 12쪽, 「엔다이브 끓는 면도 접시」

 

[…] 앞서 말했듯 얼어붙은 날이었고 만화 속 인물에 붙는 말풍선처럼 내 입김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신발이 땅에 얼붙었고 바지는 얼음으로 얇게 덮여 움직이면 쩍쩍 소리가 났다. 하지만 일단 그 큰 차의 짐칸에 가방을 던져 넣고 그녀 옆에 푹 파묻혀 앉자 고난이란 고난은 어느새 잊었고, 얼음이 녹아 바짓가랑이가 허벅지에 으슬으슬 달라붙자 순식간에 차에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 큰 나뭇가지들이 얼음 무게를 이기지 못해 성냥개비처럼 동강 나 도로에 떨어져 있는 바람에 이따금 그녀는 갑작스레 속도를 줄여야 했다. 그럴 때는 그녀의 다리가 해먼드오르간의 페달을 밟는 것처럼 우아하게 움직였다. 풍경은 자동차 양쪽으로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제멋대로 자란 버드나무와 황토색 갈대 사이 누추한 농막. 사실 따분하기 짝이 없지, 그렇게 예쁜 아가씨 옆에 앉아 있고 내 앞의 그렇게 눈부신 대시보드에서는 클리프 리처드가 「리빙 돌」을 불러 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나는 오직 하나뿐인 걷고 말하는 살아 있는 인형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예를 들어 저기 저 농부처럼 머리통에 목도리를 감고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 하는 처지였다면 말이지. 해가 구름 사이로 어슴푸레 비치면 나무들은 녹은 유리 속에 서 있는 듯 반짝거렸다. 그리고 때때로 내가 그 한가운데로 돌진하는 것만 같았다. 급커브를 돌 때는. 나는 연신 그녀의 얼굴을 곁눈질했다. 주근깨가 있고 토실한 그녀의 뺨. 그 멋진 붉은 머리, 진짜냐고 진작 물어보았고, 그녀가 그렇다고 하자 나는 그저, 그러니까 이게 베네치아 금발이구먼, 따위의 말을 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보세요, 진짜랍니다.” 나는 그새 클리프 리처드를 따라 부르며 그녀를 바로 쳐다보고 빙그레 웃었다. 그 와중에 나는 그녀의 겨드랑이 털과 거웃도 그렇게 붉은색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살짝 더 떨어져 앉음으로써 그녀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면 최소한 그녀와 눈을 맞추면서도 단숨에 넋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기막힌 눈동자. 내 평생 본 가장 아름다운 눈동자. 갈색이었다. 금빛이라 해도 좋은. […]
_ 37~39쪽, 「모피 코트 블루스」

 

[…] 얼마나 외로워야 더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되나. 얼마나 침묵해야 더는 그리움을 말하지 않게 되나. […]
_ 69쪽, 「독 사과」

 

[…] 그녀가 나를 떠난 지 몇 해 뒤 나는 우연히 그 조각상을 지나다 발걸음을 멈추었는데 건물의 담장이 잠겨 있기에 건너편 수로 쪽으로 가서 앉았다. 그 구월의 하루가 고스란히 내 눈앞에 떠올랐다. 그녀가 꽉 끼는 그 원피스 차림으로 수반 위의 달리아같이 젖꼭지를 드러내고 거기 서 있던 모습. 그 모습에 내 작품이 무색해졌던 것. 그리고 그녀의 어떤 면도 담고 있지 않은, 생기 없는 추상 조각. 불현듯 내가 그 조각상으로 그녀의 두려움에 형상을 부여했다는 생각이 뇌리에 떠올랐다. 모성에 대한 그녀의 공포. 그것은 아이를 들어 올리는 게 아니라 땅으로 떨쳐 밀어내는 여인이었다고. 아이는 제 부피만큼 그 여인의 몸에 난 구멍에 꼭 들어맞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얼마 전에 맞닥뜨렸을 때의 그녀 모습처럼 결국에는 그녀와 관련 있었다고. 그녀의 변한 모습처럼. 구저분한 시술자의 손에 두 번 낙태한 후 난소를 하나 잃고 만신창이가 된, 그리고 자신에게서 도망치느라 녹초가 된 모습. 그리고 내가 그때 만든 그 조각상에 나는 소스라쳤다. 그녀가 그토록 근심 없이 행복하게 나를 도왔던 그 조각상에. 섬뜩하리만치 내가 훤히 앞일을 내다보았음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내 손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정작 나 자신은 너무 늦게 이해했다. 그녀를 돕기에는 너무 때늦게.
_ 111~112쪽, 「정원 난쟁이 요정」

 

[…] 아닌 게 아니라, 그녀가 일하러 가고 없을 때 가냘프고 고상한 백발의 미술품 감정가가 내 그림 하나를 사 갔다. (관례인 50길더 에누리도 하지 않고.) 당장 나는 자전거에 올라타서 베이엔코르프로 달렸는데 그 백화점 쇼윈도에 있는 옷감을 오래전부터 보아 두었었다. 분홍, 빨강, 갈색, 진노랑 줄무늬가 있는 천. 작업실에 와서 그녀 몸의 윤곽을 따라 하드보드로 본을 뜨고 나무로 튼튼히 받쳐서 혼자 설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 다음 옷감을 팽팽하게 두르고 종이에 미스 개미허리라고 써서 목에 붙였는데, 툭하면 그녀의 배를 무릎으로 힘껏 밀면서 허리띠 구멍 하나를 더 졸라매어 주어야 했기 때문에 그랬다. 그녀는 집에 와서 상기된 얼굴로 기뻐했다. 그녀는 ‘미스 개미허리’를 들고 거울로 가져가 제 몸 앞에 대어 보았다. 그것은 빈틈없이 그녀를 덮었고, 그녀는 자기 자신 뒤에 가려지게 되었다. 마치 벌써 원피스를 입은 듯했다. 그리고 그녀는 감탄스레 말했다. “내가 어떤지 너는 정말 잘 아는구나.” 그녀가 잇바디에서 몸으로, 혀로 시침 핀을 잔뜩 꽂아 가며 원피스를 만들어 처음으로 입고는 팔을 살짝 들고서 내 앞에 가만 서 있었을 때, 나는 말했다. “올하, 네가 온 나라에서 가장 예뻐. 너는 윤기 나는 사과처럼 아름다워.” (나중에 그 망할 청개구리들을 찾다가 하드보드로 만든 그녀의 몸 실루엣이 잡동사니 사이에서 나오자, 나는 그것을 거울로 가져가서 내 옆에 내려놓았다. 그런 다음 두 손을 그녀의 허리 아래에 놓고 거울 속 우리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옷감이 새삼 손에 만져지고 눈에 보였고, 나는 당시의 그녀 모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흐르고 난 뒤의 그녀 모습이 보였고 그 형상을 흔들어 떨쳐 내자 내게 남은 것은 그 윤곽뿐이었다. 본, 그녀의 그림자. 우리 행복의 청사진, 그걸 읽어 낼 수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한갓 갈색 마분지에 지나지 않았다.) […]
_ 143~144쪽, 「개미허리 아가씨」

 

[…] 파리조차 기진맥진하여 계속 살에 들러붙을 만큼 후텁지근 무더운 팔월의 어느 날, 우리가 다시 문간에 서서 비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오고야 말았다. 몇 초 만에 거리를 적셔 버리던 굵은 빗방울. 가로수만이, 거기서 가루가 떨어지기라도 한 양, 잿빛 동그라미 안에 그대로들 서 있었다. 그때 별안간 청회색의 매지구름이 으르대며 하늘에 몰아쳐 왔고 이윽고 널빤지로 때리는 듯한 우레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그녀는 신발을 벗어 던지더니 팔을 활짝 벌리고 그 큰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흠뻑 젖어 원피스로 속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그러자 집에 들어가서 옷을 벗고 비키니를 꿰어 입었다. 그 차림으로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의 배수구에 가서 한 자는 되는 회색 빗물의 소용돌이 속에 누워 퍼붓는 채찍비를 온몸으로 맞았다. (하지만 젖가슴을 탄탄하게 한다며 찬물로 샤워할 때처럼 마냥, 너무 추워…… 너무 추워…… 너무 추워! 라고 소리치지는 않았다.) 나는 포도주 두 잔을 따라―필시 그 무렵 다시 작품 의뢰를 받았으리라―쟁반으로 받친 다음, 밖으로 가져가 웅덩이에 있는 그녀 옆에 가서 보도 끄트머리에 앉았다. 우리는 포도주가 묽어지기 전에 잔을 비우고 빈 잔 놓인 쟁반은 둥둥 떠다니게 놔두었다. 양동이로 들이붓듯이 쉬지 않고 쏟아지는 비에 가라앉을 때까지. 그녀는 자동차들이 그녀에게 물을 튀기지 않으려고 천천히 지나간다고 생각했다. 그 사랑스러운 것. 비가 그쳤고 작업실에 들어와 젖어 뭉친 옷을 내 몸에서 낑낑대며 벗겨 내는데, 그녀가 대뜸 말했다. “자, 있는 힘껏 할 수 있을 때까지 해 줘.” 밖에서 폭우가 하수구로 콸콸 빠져나가는 동안 나는 그녀의 젖은 육체 위에서 짐승처럼 마구 날뛰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그 여름날 한가운데에서 땀과 비에 젖어 서로 엉킨 채 잠에 빠져들었다. […]
_ 146~147쪽, 「개미허리 아가씨」

 

[…] 네가 뭘 했든, 네가 무엇을 하거나 할 것이든, 네가 또 어디로 가든, 나는 언제고 너를 사랑할 것이다! […]
_ 185쪽, 「카이사르와 브리지트 바르도」

 

[…] 그리고 어느 날 아침 내가 방에 들어갔을 때 갈매기는 홱 날아올라 퍼드덕퍼드덕 날갯짓하며 내 주위를 날기 시작했다. 공간을 조각조각 쳐 대는 것 같았다. 날개 끝으로 조그만 방의 벽면을 굴려 밀어내는 것 같았다. 갈매기는 나를 빙빙 돌며 하염없이 날기만 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서서 울었다. 지난 그 이태 동안의 더럽고 고약하고 지랄맞은 것들을 깡그리 토해 내며 울부짖었다. 그러고는 우느라 뻣뻣해진 면상으로 갈매기를 상자에 넣어 암스털 강둑으로 차를 몰았다. 바로 거기, 물웅덩이 위로 멀리서 갈매기들이 날고, 모래를 부어 놓은 벌판에서, 상자를 열었다. 갈매기는 대번에 날아올라 공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새의 작별이란 으레 그러하듯이 내 머리 위에 두어 번 동그라미를 빙 그렸다. 그러더니 어느새, 끼룩끼룩 깩깩 울며 날아가던 동족의 무리에 파묻혔다. 나는 외치고, 고함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라고는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뒤에서 손으로 내 목을 잡고 손가락으로 목구멍을 있는 힘껏 죄는 것만 같았다.
_ 208쪽, 「저주의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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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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