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천년경 고도의 과학문명을 꽃피웠던 도시 우루아드, 기독교의 창조론을 전복시킬 비밀을 간직한 우루아드를 지상에서 완벽하게 지워내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국들은 이라크를 침공하여 박물관과 유적지를 파괴하는데…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숨 막히는 대결을 펼치는 한 고고학자의 진실을 향한 열정과 정의! 구약성서 이전의 문명도시 우루아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고학 스릴러 『우루아드』제1권. 미국 정부의 권력층과 한 고고학자가 벌이는 고도의 두뇌전쟁을 그리고 있다. 이라크 고고학자들이 벌이는 우루아드 유적지 발굴작업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은 수메르 첨단문명의 비밀을 해독할 수 있는 기원전 3천년 전의 홀로그램과 당시 고도의 유전공학이 탄생시킨 DNA 복제인간을 발굴한다. 창조론을 전복시킬 그 엄청난 사실 때문에 미국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은 고고학자들을 살해해 발굴 사실을 백지화시키려 하고, 급기야 완벽한 증거인멸을 위해 전쟁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벌이게 되는데…. 첨단과학, 신화, 종교, 고고학 분야의 각종 자료들에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이 더해져 함무라비 법전과 우르의 점토판, 그리고 인도유럽 문명과 관련된 신화를 흥미진진하게 되살려낸다.
■ 지은이 장 크리스토프 이사르티에 Jean-Christophe Issartier 1966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1989년 경영대학 입학, 1990년 국제프로젝트 전문학위를 수여받았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원자력발전 관련 프랑스 기업 연구원으로 한국에서 체재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역사와 국제경제, 국제정치 등에 입문했으며, 럭비선수로도 활약하였다. 1993년부터 세계 곳곳을 돌며 에너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 대중가요 곡명에서 제목을 딴 시집 『사랑의 미로』(2000년)와 첫 번째 장편소설 『사라진 도시 우루아드』(2005년)가 있다. ■ 옮긴이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잠수복과 나비』『테오의 여행』『나의 연인 뒤라스』『서양과 불교의 만남』『행복한 나날』『매일 떠나는 남자』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겼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으로도 근무했다.
■ 이 책은 세계 소설의 새로운 경향 팩션Faction을 완벽하게 구축한 작품 2005년 출간되자마자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기독교 문화권의 여러 나라에 파문을 일으킨 이사르티에의 장편소설 『사라진 도시 우루아드』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경제학도이자 과학도인 저자는 고고학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고고학 지식을 쌓았고, 원자력발전 관련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첨단과학 분야의 전문지식을 다루게 되었다. 그 지적 경험이 바탕이 돼 유전공학을 비롯한 첨단과학과 고고학 관련 기술이 많은 이 소설의 리얼리티 확보가 견고해질 수 있었다. 특히나 이 소설에서 수메르 점토판의 설형문자를 해독해내는 과정이나 생명연장과 인간복제 과정에 대한 묘사는 그의 깊이 있는 고고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소설 이상의 지적체험을 하게끔 한다. 고고학과 과학의 소설화, 환상과 추리기법 서사의 문학적 완성도, 이사르티에는 이 두 가지 모두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소설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이사르티에는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라크 전쟁의 원인이 종교적 갈등이나 경제이권이 아닌, 발굴된 수메르 유물의 핵이라 할 수 있는 기원전 3천년경의 복제인간에 있었다는 가설을 세운다. 그 복제인간 미라를 빌어 기독교의 창조론을 하나의 신화로 정의해가는 이사르티에의 이야기는 그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픽션fiction이지만, 유적 발굴현장 ? 유전공학 ? 생명과학 ? 세계정치 이슈를 둘러싼 문제 등의 사실fact들은 픽션과 결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현실이 되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소설, 새로운 서사를 요구하는 세계의 문학 경향 속에서 『사라진 도시 우루아드』는 “과학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팩션Faction”이며 “백과사전처럼 지식의 모든 분야를 흡수하면서 추리기법이 돋보이는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평은 과찬이 아니다. ■ 이 책의 줄거리 “미군과 연합군은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고 이라크 국민들을 해방시키며 전세계를 거대한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군사작전”을 개시한다는 미국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다. 그리고 2003년 3월 19일,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 유적지인 이라크 일대는 군화 소리로 뒤덮이기 시작한다. 파괴 작업의 절정은 4월 11일 바그다드 국립박물관 약탈, 그로 인해 인류의 과거를 증언하던 소중한 증거물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사르티에는 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소설을 전개시켜간다. 이라크 전쟁 전인 2001년, 이라크의 두 고고학자 베샤르와 리파트는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고 인류 최고의 문명을 이룩했던 수메르의 한 도시 우루아드 유적발굴에 나선다. 그리고 수천 년 이전의 인류 문명의 비밀을 풀어줄 유물인 홀로그램과 미라를 발견한다. 이 놀라운 유물의 비밀을 채 해독하기도 전에 그들은 그들을 감시해오던 미군에 의해 납치당했다가 끝내는 살해당한다. 프랑스에서 우루아드 발굴을 돕던 영국인 고대문헌 해석가 윌리엄과 프랑스인 샤를르는 불시에 두 동료와 연락이 끊겨버리자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이라크로 향한다. 하지만 미국 허가증이 없다는 이유로 샤를르는 고국으로 추방되고, 윌리엄은 혼자 남아 낯선 이라크 여인 자하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우루아드 발굴에 참여했던 사람 중 유일한 생존자, 그녀로부터 발굴된 12구의 미라들이 수백 살 동안 살았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전해듣고 윌리엄은 충격에 휩싸인다. 한편 샤를르는 윌리엄이 소개한 그의 동료들을 파리에서 만난다. 하지만 그들이 연구물을 독점하려는 야비한 욕망을 드러내는 순간 샤를르는 그들과 결별하고, 단독으로 윌리엄이 보내온 미라의 DNA를 분석한다. 샤를르는 연구결과 미라들이 당시 수백 살을 살았다는 것과 한 미라는 복제인간이었음을 밝혀내고, 윌리엄에게 사실을 알린다. 윌리엄은 충격적 결과를 전해듣고, 서둘러 자하를 찾아 함께 영국으로 탈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윌리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던 미군에 납치당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하센터에 감금당하게 된다. 지하센터는 첨단과학 시설이 갖춰진 미군의 비밀기지. 그곳에는 우루아드에서 발굴된 거의 모든 유물자료들이 수집돼 있었으며, 최고 책임연구자는 고고학자 레이 지글러였다. 그는 학자들이 가지는 연구욕을 자극해 수메르어 전문가인 윌리엄을 설득하고, 마침내 윌리엄은 인류의 기원을 밝히게 되는 홀로그램에서 영사되어 나오는 고대인 ‘이야브'의 말을 해독하게 된다. 홀로그램의 주인공 이야브는 기원전 3천년경 고도의 문명을 이룩했던 유전학 분야의 권위자. 그는 당시 우주식민지 정책의 사령탑인 우주항공모함에 승선하고 있다가 당국의 식민정책에 반기를 들었고, 그로 인해 자신은 물론 비밀리에 유전자복제에 성공해 보호하고 있던 두 인간 다네프 1과 2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는 가까스로 다네프들을 우주선에 승선시켜 지구로 보내고 최후를 맞는다. 그 두 다네프가 바로 고고학자들이 발굴했던 복제인간인 미라였음이 홀로그램을 통해 밝혀진다. 그리고 그 미라는 성서 속 인간의 기원과 무관하지 않음을 고고학자들은 추론해낸다. 전세계의 역사와 문화, 정치?종교계의 판도를 뒤엎고도 남을 이 사실은 그러나 영원히 함구된다. 2005년 1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사막에서 엄청난 폭발이 있었고, 언론은 이것이 미군부대 일부가 파괴된 사고였으며, 그 지역에서 발견된 자하와 몇몇 사람은 영국대사관으로 이송되었다고 보도한다. 이로써 우루아드는 영원히 사라진 신화 속의 도시로 남을 것인가. 진실을 열어줄 샤를르의 열쇠는 어떻게 쓰일 것인가, 이사르티에는 다음 작품을 위해 여지로 남겨두고 있다. ■ 본문 중에서 그 점토판들은 인간이 남긴 최초의 기록이었다. 아마도 타원형 물체에 새겨진 기호들은 설형문자의 전신일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지질학상 이 지층은 기원전 삼천년 이전 시기인 우루아드 4기, 아니 어쩌면 우루아드 5기에 속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저녁때 지질학자들과 만나 이야기해보면 될 일이었다. 베샤르는 수메르인들의 문자보다도 앞선 문자와 당시로서는 매우 발전된 수준의 금속 합금방식의 발견이 몰고 올 엄청난 결과를 상상하면서 기쁨에 들떴다. 이 지층에서 이처럼 완벽한 유물이 발굴된 일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 우루아드 지역의 발굴작업은 대단한 축복이었다. -1권 27p 그는 우루아드 발굴현장에서 건져올린 점토판에 새겨진 문헌의 해독작업을 맡았다. 이 문헌들은 우루크 시대에 사용되던 상형문자보다 앞선 문자로 기록된 것 같았다. 각각의 점토판은 특별한 레이저 장비로 스캐닝되어, 2차원 매체에 매우 정확한 홀로그램으로 치환되어 나타났다. 이 방법은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이점 외에 점토판의 안전보관이라는 과제까지도 해결해주었다. 점토판은 땅속에서 꺼내올리면 기온의 변화 때문에 급속도로 손상될 위험이 있었다. 이라크에서 보내온 점토판은 모두 열광熱光에 의한 연대 측정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틀 후면 결과가 나올 참이었다.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다. 일부 점토판들이 기원전 사천년 초에 형성된 지층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제까지 발견된 점토판보다 무려 5세기나 앞선 점토판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었다! -1권 68~69p “발굴 당시 미라들은 보관상태가 상당히 좋았어요. 왜냐하면 사담 후세인의 건조화작업이 시작되기 전이라, 남아 있던 습지가 이것들을 보호해준 셈이죠. 여러 층위가 쌓이는 동안 시체들은 미라로 변해갔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 시체들을 통해서 다양한 유전자적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고, 완전한 세포도 추출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말단소립이란 염색체의 DNA 가장 끝에 붙어 있잖아요.” (…중략…) “그런데 도대체 어떤 점이 이상하다는 건가?” 자하는 멈칫했다. 갑자기 몰아닥친 광풍 때문에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날렸다. 자하의 갈색 머리 한 가닥이 이마로 흘러내렸다. 자하는 윌리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결심했다는 듯 단숨에 말했다. “그 사람들이 몇백 년 동안이나 살았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1권 204p “… 우선 진화론부터 요약해보겠네. 번식이 가능한 기간 동안 사망 위험에 처하는 정도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선택, 즉 자연도태는 종의 노화 속도에 변화를 초래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래 사는 것'과 ‘젊었을 때 왕성하게 사는 것'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필요하지. 번식과 번식 사이의 기간 동안 사망 위험이 높을수록 ‘젊음'쪽을 선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거지. 그럴 경우,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신체 각 부분에서 소모하는 열량은 완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아무 소용이 없는 걸세. 어찌 되었든 개체는 젊어서 죽게 되어 있으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나?” -2권 35p 구약성서의 집필자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들이 수메르의 후예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 점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다. 당시 극동 아시아와 근동 아시아 일대를 모두 포함하는 광대한 지역 거주민들이 모두 이 아득하고 뛰어난 조상들,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이룩한 최초의 인간들의 후손이라고 자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브리 사람들이 수메르 전통 속에 창세기를 자리매김한 것도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보여진다(어쩌면 이 결정은 상당히 임의적인 결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다). -2권 205p 그는 며칠 후에 자기와 윌리엄의 공동 이름으로 우루아드 발굴 미라들과 유물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인간복제 관련 사항만큼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독자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아직 발표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 자신의 지식과 기술이 3번과 4번 미라에서 채집된 조직샘플을 검사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다. 우루아드에서 육천 년 전에 일어난 일은 그야말로 세상을 뒤집어놓을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모든 논리가 무색하게, 3번과 4번 두 인물은 똑같은 DNA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었을까? 그가 알고 있는 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확실하게 “아니다”였다. -2권 235p ■ 인터뷰 중에서 양영란 요즘 한국에서는 줄기세포 관련 논쟁이 한창이다. 인간복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이사르티에 프랑스에서도 언론을 통해 이따금씩 과학자들의 인터뷰를 듣곤 한다. 이들 과학자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습니다. 생쥐도 복제했고, 양과 젖소도 복제했지요. 하지만 인간복제는 좀 다릅니다. 훨씬 복잡하거든요.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매우 어렵죠.” 하지만 그건 분명히 거짓말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실현된 것이라면 인간에게도 물론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다. 다만 시간이 좀더 걸릴 뿐이다. 역사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매시대마다 정부와 군대는 굉장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기술은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국가기밀로 분류되는 실험실에서 복제인간을 만들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인간복제에 대해 반대한다. 왜냐하면 예전에도 그래 왔고, 현재에도 우리 인간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부모-자식 간의 관계 만들기 방식이 상당히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그 문제는 찬성이냐 반대냐를 생각하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인간복제, 좀더 광범위하게 말해서 유전자 조작 문제는 우리 같은 개인들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이미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