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조직폭력배인 ‘나’는 아버지에게서 다른 조직을 손봐주라는 명령을 받는다. 평소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나’는 자신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을, 다른 조직에 아버지가 자신을 팔았음을 알고 있다. 다른 조직의 장은 자기 동생을 죽였다는 이유로 내게 복수를 꿈꿔왔다고 한다. 문득 ‘나’는 그 아이를 죽였던 것이 이 세계가 아니라 어느 다른 세계의 전쟁에서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버지도, 이 다른 조직의 보스도, 그 동생도, 이 모든 인연들이 현재의 세계에서만 비롯한 게 아닌 느낌을 받고, 세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 지은이 _ 김보영
1975년에 태어났다. 글을 뗀 이후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들며 놀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공책을 갖게 된 이후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늘 ‘이상한 소설을 쓴다’는 생
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SF를 접하며 정체성을 자각한다.
1998년부터 팀 가람과 바람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와 시나리오 작가, 기획자로 일했고 2004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에서 「촉각의 경험」으로 중편 부문에 당선되었다. 이후 환상문학동인 <거울>에서 필진으로 참여해 활동 중이며, 2007년 배명훈, 박애진과의 공동단편집 『누군가를 만났어』를 필두로 다양한 매체에 작품을 발표해왔다. 『누군가를 만났어』를 읽은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초안 자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 SF 작가 중에서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10년에 단편 모음집 『멀리 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를 발간했다.
현재 강원도 평창에 거주하며 가족과 함께 피망과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내가 나라면,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을 잃고도,
내가 내 근원에서 나온 나 자신이라면.
폴라북스에서 선보이는 국내 장르문학 걸작의 마지막 주자
한국에서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 베일을 벗다!
필립 K. 딕 걸작선, SF 총서 ‘미래의 문학’에 이어, 현대문학의 종합출판 브랜드 폴라북스에서 국내 장르문학에 발을 내디딘다. 판타지와 SF, 로맨스, 호러 등 장르문학 범주에서 매혹적이고 색깔이 뚜렷하며 이야기 본연의 재미가 살아 있는 작품들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폴라데이&나이트 시리즈로 출간될 국내 장르문학 작품 중 세 번째 주자로 김보영의 『7인의 집행관』이 출간되었다.
『7인의 집행관』은 『멀리 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라는 두 권으로 묶일 만큼의 단편만을 발표했으나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9년에 교보문고 디키스토리에 일부 연재되었던 이후 오랜 퇴고를 거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으로, 장르 팬들이 목 빠지게 기다린 작품 중 하나로 화제가 되었다. 또한 이번 『7인의 집행관』은 <설국열차> 시나리오 초안 자문을 김보영 작가에게 맡겼던 인연으로 봉준호 감독이 직접 작품을 끝까지 다 읽고 추천사를 써준 점이 눈길을 끈다.
『7인의 집행관』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조직폭력배가 다른 조직을 손봐주러 가는 데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갈 때부터 자신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을, 다른 조직에 아버지가 자신을 팔았음을 알고 있다. 다른 조직의 장은 자기 동생을 죽였다는 이유로 주인공에게 복수를 꿈꿔왔다고 한다. 문득 주인공은 이 인연들이 현재의 세계에서만 비롯한 게 아닌 느낌을 받고, 세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세계와 차원을 넘나들며 진실을 찾고 거짓과 거짓이 맞부딪치는 장대한 싸움이 시작된다.
각각의 이야기만 본다면 『7인의 집행관』은 때론 조폭물이고, 때론 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환상문학이며, 때론 멸망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아포칼립스 문학처럼 보인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면에서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모두를 모은 『7인의 집행관』은 ‘나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철학적 주제를 장르문학만이 가능한 장치들로 탐구한 작품이다. 자꾸자꾸 바뀌는 이야기의 배경 속에서 절박하게 울려퍼지는 단 하나의 진실 또는 거짓이 영혼을 울리는 걸작이라 하겠다.
폴라데이&나이트 시리즈는 박애진의 동화적 환상문학 『부엉이 소녀 욜란드』를 국내 장르문학을 발견하는 첫 번째 주자로, 멀티문학상과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일상적 상상력을 뽐낸 작가 김이환의 『오픈』을 두 번째 주자로 출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