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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Fabulous Monsters (2019)

  • 저자 알베르토 망겔 지음
  • 부제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 역자 김지현
  • ISBN 979-11-90885-83-6
  • 출간일 2021년 06월 23일
  • 사양 344쪽 | 152*207
  • 정가 17,000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독서가 알베르토 망겔이 추억하는
신화와 전설, 문학 작품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상상의 친구들

“한 애서가가 자신이 잊지 못하는 캐릭터들에게 바치는 말과 그림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본문에서

 

19쪽 「저자 서문」

사람이 자서전을 쓰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살았던 곳들, 과거에 꾸었고 지금도 기억나는 꿈들, 잊히지 않는 사람들과의 중요한 만남 등을 바탕으로 쓸 수도 있겠고, 단순히 연대순으로 사건을 나열할 수도 있겠다. 나는 늘 인생을 수많은 책의 책장을 넘기는 행위로 생각했다. 나의 내밀한 경험들은 거의 다 내가 읽은 책들이 만들어준 상상 속 지도로 규정되고, 삶에서 필수적인 것들에 대해 내가 안다고 믿는 지식은 거의 다 특정한 단락이나 문장에 연원을 둔다.

 

36쪽 「보바리 씨」

그런데 바로 여기에 역설이 있다. 플로베르가 그토록 노골적으로 경멸했던, 그리고 에마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그녀의 불운에 일조하기도 했던 낭만적이고 진부한 소설들에서 보바리 씨는 에마의 묘비명을 따온다. 에마의 묘비에 새겨진 “amabilem conjugem calcas!”, 즉 “당신은 사랑스러운 아내를 밟고 있나니!”라는 말은 감상적이지도, 우스꽝스럽지도 않고 다만 기괴할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이 비극적이건 행복하건 그 궁극적인 책임은 운명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무리 뻔한 클리셰라 해도 진실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실로 용감한 자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불변하는 문학적 진실인 것이다.

 

144~145쪽 「키마이라」

오늘날 우리에게 괴물은 누구일까? 우리가 차마 같은 인간이라는 분류에 포함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반면교사 삼는 사람들이 있겠다. [……] 고대인들은 우리보다 더 현명했다. 그들의 신과 괴물 들은 초자연적 장점과 결함을 갖추긴 했지만 보통 인간의 장점과 결함 또한 갖고 있었다. 폴리페모스는 어수룩했고, 케르베로스는 탐욕스러웠으며, 켄타우로스는 현명했고, 뤼지냥의 용 아가씨는 유혹적이었고, 페가수스는 자신의 속도를, 히드라는 미모를 뽐냈다. 이 괴물들은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부심, 증오, 욕망 그리고 질투와 권태까지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우리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처럼 타인의 친절을 원하고 또 우리처럼 고통에 시달리는,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료 생명체로서 존중받기 때문에 그토록 오래 기억되는 것이다. 장 콕토는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를 사랑해서 수수께끼의 답을 직접 속삭여줬기 때문에 파국을 맞았으리라는 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186쪽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인간의 천재성이 정의의 편에서 발휘되는 일은 드물다. 위대한 예술이 선과 결부되는 까닭은 단지 우리가 위대한 예술가라면 선하고 고결한 사람이리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세르반테스가 누구였든, 스페인과 정치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든 궁극적으로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날 『돈키호테』의 독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배제된 문화는 결코 쉽사리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 역사 속에서 부재는 현존만큼이나 견고하다는 것, 그리고 때로 문학이란 세상 그 어떤 지혜로운 문학가보다도 더 지혜롭다는 사실을 시데 아메테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201쪽 「카지모도」

내면과 외면, 또는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 사이의 괴리는 문학에서 흔히 다뤄지는데도, 우리는 현실에서 이런 괴리를 맞닥뜨리면 어김없이 속아 넘어간다. 부드러운 눈빛을 지닌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실은 클라우스 바르비였다거나, 근엄하게 인상을 찌푸리고 심술궂은 입매를 한 사람의 사진이 알고 보면 테레사 수녀의 것이라거나, 똑같이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기르고 바보 같은 표정을 짓는 히틀러와 찰리 채플린의 경우를 보고 겪었으면서도 우리는 도통 깨우치지 못한다. 얼굴이 카지모도처럼 생긴 사람에게는 좋은 구석이 있을 수가 없다고 자꾸만 믿어버린다.

 

235~237쪽 「네모 선장」

모든 서재에는 자서전과 같은 성질이 있다. 그렇다면 네모 선장의 서재에서는 그 주인의 숨겨진 정체성이 일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 책은 네모를 지식으로 안내하고 인류 공통 경험의 견본들을 보여주었지만, (독서가들이라면 알다시피) 책이란 한 권이든 1만 2천 권이든 간에 읽는 사람이 선택한 길만을 비춰줄 수 있다. 책은 독서가에게 어떤 의무적인 목표를 정해줄 수도, 심지어 특정한 방향을 강요할 수도 없다.

 

320쪽 「에밀」

그렇게 에밀은 어른이 된다. 그는 소피를 만나고, 둘이서 새로운 에밀을 낳는다. 그러고 나면 그들의 삶이 달라질까? 딱히 그러진 않을 것이다. 미래의 에밀들도 시민이 아니라 소비자를 생산하고 싶어 하는 시스템에 갇힌 채, 옛날 그들을 지배했던 부패한 남자와 여자 들의 그림자 속에서 근근이 실존을 유지해나갈 것이다.

 
 

■ 추천사

끝내주는 괴물들』에서 알베르토 망겔은 상상 속 캐릭터들이 우리 삶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우리는 바로 이렇게 생겼고, 딱 이런 식으로 서로를 대한다. 문학이 가장 유용한 지점이라면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살만 루슈디

 

저자가 직접 그린 익살스럽고 아기자기한 삽화들이 드문드문 박혀 있는 『끝내주는 괴물들』은 우리가 문학 속에서 만났고 때로는 우리 삶의 여정에 동행하기도 했던 캐릭터들을 떠올려보라고 권한다. 아주 흥미롭고, 때로는 부차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을. 독자들은 퀴퀘그나 욥 같은 오랜 지인들과 기꺼이 재회할 것이고, 하이디의 할아버지나 롱 존 실버처럼 잘 몰랐던 인물들과도 선뜻 악수를 나눌 것이다. ―메건 콕스 거던(수필가·평론가), 《월스트리트저널》

 

매력적이고 필수적인 책. ―그레그 개릿(문학 창작 교수·작가), 《스펙테이터》

 

한 애서가가 자신이 잊지 못하는 캐릭터들에게 바치는 말과 그림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번역가이자 비평가인 망겔이 좋아하는 문학 속 인물들에게서 배운 교훈들을 사려 깊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풍부한 통찰로 가득 찬 산문집. 그 자체로도 성공적인 모음집인데 망겔의 기발한 삽화들까지 매력적인 음을 더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애서가라면 알베르토 망겔이 뭔가 새로운 책을 낼 때마다 환호하게 마련이다. 망겔의 최신작 『끝내주는 괴물들』이 나왔으니 또 한 번 축하할 때가 왔다. ―《파인북스앤드컬렉션》(책 마니아들을 위한 전문 잡지)

 

 『끝내주는 괴물들』이 이토록 재미있는 책인 까닭은 저자가 이 크고 작은 캐릭터들을 원래의 문맥에서 길어 올려 다른 시간, 다른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독서가들에게 흥미진진한 동반자이자, 깊이 곱씹을 만한 읽을거리다. ―M. A. 오르토퍼(문학 전문 저술가)

 

사람들이 도서관을 사랑하게 만드는 작가가 있다. 그중에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얼마 전 세상을 뜬 움베르토 에코, 그리고 알베르토 망겔이 있다. ―투르키 알다크힐(언론인, 《알아라비야》 방송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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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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