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김소월이 있었거니, 남에 박목월이가 날만하다. …… 요적謠的 수사修辭를 다분히 정리하고 나면 목월의 시가 바로 조선시다.” -정지용 시인의 ‘추천사’ 중에서
머리말 내일 필 꽃은 내일의 신의 플랜 평일시초/경사/난/원경/비유의 물/천ㅅ가에게/하나/모과수 유감/하선/바위 안에서/왼손/크고 부드러운 손 정결한 투신과 고독한 용해 심야의 커피/층층계/상하/춘소/이슬/회수/모일/문/서가/전신/대안 이 쓸쓸한 뜰에 저 어지러운 구름 그림자 동정/시월 상순/사향가/일일/잔설/일상사/모일/무제/틈서리/노대에서/다른 입구/나무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하관/후일음/산을 바라보며/먼 사람에게/봄비/폐원/청하/사투리/치모/문고리/가정/산도화/청노루/산비/나그네
이남호 1956년 부산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0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평론집으로 『한심한 영혼아』『문학의 위족』『녹색을 위한 문학』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보르헤스 만나러 가는 길』『느림보다 더 느린 빠름』『상상력의 보물창고』『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서사문학의 이해』등이 있고, 『박목월 시전집』을 편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박목월(1916~1978) 1916년 경북 경주 출생. 1939년 정지용 시인의 추천으로 《문장》을 통해 문단에 데뷔하였다. 주요 시집으로 『청록집』(1946), 『산도화』(1955), 『난/기타』(1959),『청담』(1964), 『경상도의 가랑잎』(1968), 『무순』(1976), 『크고 부드러운 손』(1979, 유고시집) 등이 있다. 월간지 《아동》, 《심상》등을 간행하였고, 아시아 자유문학상(1955), 대한민국 문학상(1968), 서울시 문화상(1969), 국민훈장 모란장(1972) 등을 수상하였다. 예술원 회원과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양대 문리과 대학장 등을 역임하였다.
큰 시인 박목월의 시에로의 정결한 투신投身과 시 속으로의 고독한 용해溶解. 80년대 민주화 물결에 밀려 우리에게서 잊혀져간 박목월은 분명 한국 현대시사의 거목이었다. 서정성과 내면성, 그리고 시력 40여 년간 끊임없이 시적 변모를 시도했던 박목월 시인의 시세계를 다시 복원하는 작업은 “내면성을 상실해가는 시대에 내면성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되살리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고 또 삶의 품위와 시의 아름다움에 대한 옳은 감각을 되찾는 일이” 될 것이라고 책의 저자는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박목월 시 가운데서 대표작 50편을 가려 뽑아 싣고, 각 작품마다 작품 분석은 물론 시인의 사려 깊은 통찰을 행간을 통해 읽어가는 독특한 해설방법을 택하고 있다. 책은 전체를 4부로 나누었는데, 제1부 <내일 필 꽃은 내일의 신의 플랜>에서는 삶의 덧없음과 고단함을 포용하는 넉넉한 마음과 깊은 지혜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제2부 <정결한 투신과 고독한 용해>에서는 시인의 길을 걸으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어려움과 긍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제3부 <이 쓸쓸한 뜰에 저 어지러운 구름 그림자>는 사노라면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삶의 처연함과 외로움을 그린 작품들을, 제4부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에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다룬 작품들과 박목월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하고 있다. 이 책을 엮고 쓴 이남호 교수는 박목월 시인에 대한 평가를 다음처럼 내리고 있다. “『청록집』의 세계만으로도 목월은 존중되어야 할 시인이지만, 사실 『청록집』의 세계는 그의 시세계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목월에게는 일상과 내면의 진실을 투명하게 드러낸 시편들도 있고, 인생의 깊이와 그윽한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시편들도 있고, 질박한 향토성의 미학을 추구한 작품들도 있으며,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작품들도 있다. 초기의 동시와 말년의 종교시가 보여주는 세계도 만만치 않다. 또한 이 모든 시적 추구에 있어서 목월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는 눈부시게 빛나며, 항상 형식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목월은 어떤 문학적 이념이나 취향으로 거부될 수 있는 평범한 시인이 아니다. 그는 많은 아름다운 골짜기와 등성이와 나무와 풀과 돌과 시냇물을 숨기고 있는 큰 산과 같은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