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다섯과 여자아이 둘, 일곱 난쟁이가 코끼리 방에 살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모두 좋은 집을 찾아서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요! (…) 코끼리 한 마리가 행진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태어난 지 9일밖에 안 됐다면 미래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겠지요.
(…) 친부모의 정체를 확실히 숨길 수 있었기 때문에 불법 낙태보다는 입양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의 눈길 때문에 이름과 평판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유명한 덴마크인이 신중한 모성지원협회의 덕을 봤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친부모의 이름을 비밀로 하는 건 필수였습니다.
_ 1권 78~79쪽, 콩슬룬
노여움, 질책, 신랄함, 무관심. 잉에의 경우에는 친자식이 있는 가정에 대한 경멸이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누구에게도 내보이지 않았던 감정이 있었다. 자신이 돌보고 어르며 매일 밤마다 잠을 재우는 아이에 대한 혐오감이었다. 막달렌은 이게 입양된 아이, 즉 잉에가 절대 아이를 가질 수 없음을 증명한 아이에 대한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노여움이라고 했다.
노여움은 영혼 안에서 오랫동안 산다. 살아 있는 아이는 위험하다는 사실을 희미하게 감지했다. 입양된 아이들은 상당수가 무의식적으로 웃거나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함으로써 이런 위협을 누그러뜨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입양됐다는 말을 듣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향해 미소 지었다.
_ 1권 322쪽, 수호천사
작가의 말 마리의 집
프롤로그 해변의 여인 _ 2001년 9월
1부 시 작
1. 고아 _ 1961년 5월
2부 사 냥
2. 편지 _ 2008년 5월 5일
3. 콩슬룬 _ 2008년 5월 6일
4. 코끼리 방 _ 2008년 5월 6일
5. 마그나 _ 2008년 5월 7일
6. 막달렌 _ 2008년 5월 7일
7. 오를라 _ 1961년~1974년
8. 두려움 _ 2008년 5월 8일
9. TV 방송국 _ 2008년 5월 8일
10. 페터 _ 1961년~1973년
11. 국무부 장관 _ 2008년 5월 9일
12. 세베린 _ 1976년~1984년
13. 파란 코끼리 _ 2008년 5월 10일
14. 수호천사 _ 2008년 5월 11일
15. 수수께끼 _ 2008년 5월 12일
3부 에 바
16. 왕의 스코스보르 _ 2008년 5월 12일
17. 교수 _ 2008년 5월 13일
18. 기념식 _ 2008년 5월 13일
19. 죽음 _ 2008년 5월 15일
20. 장례식 _ 2008년 6월 5일
■ 지은이_ 에리크 발뢰 Erik Valeur
195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에리크 발뢰는 기자이자 작가, 미디어 평론가이다.
1970년대 후반 《베를링스케 티덴데Berlingske Tidende》에서 기자 경력을 쌓은 그는 1985년 동료 두 명과 함께 월간 매거진 《프레스》를 설립하여 정치 스캔들, 노동 투쟁 등의 기획 기사를 다루어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덴마크 공영방송(DR)으로 옮겨 뉴스 및 시사, 정치 분야의 미디어 평론가로 자리매김해 덴마크에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 상인 카울링상Cavling-prisen과 크뤼거상Kryger-prisen을 수상했다.
30년 가까이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그는 자신의 취재 경험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체험을 보태어 한 편의 소설을 구상한다. 바로 이 책 『일곱 번째 아이』이다. 미혼모로 에리크를 임신한 그의 어머니는 당시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우울증을 겪으며 자살 시도를 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 곁을 떠나 2년 동안 고아원에서 자랐다. 결국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자신이 입양아가 될 수도 있었던 기억은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입양’이란 소재에 주목해, 소설 속 일곱 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이 책은 작가의 데뷔 소설인데도 출간되자마자 “올해의 놀라운 소설! 기대 이상,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12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뛰어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들이 받은 ‘유리열쇠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 『일곱 번째 아이』에 이어 그는 최근 『난파된 삶의 항해일지Logbog fra et livsforlis』를 출간하여 소설가로서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 옮긴이_ 고호관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과 관련된 글을 쓰며, 지은 책으로 『술술 읽는 물리 소설책』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공저), 옮긴 책으로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SF 명예의 전당』『카운트 제로』『닥터 블러드머니』『링월드』『아레나』 등이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덴마크 시사 저널리스트 에리크 발뢰의 데뷔작 『일곱 번째 아이Det syvende barn』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고아원 한방에 있었던 일곱 명의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을 추리하는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로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들이 받은 유리열쇠상 2012년 수상작이다.
작가 에리크 발뢰는 195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에리크를 임신시킨 남자에게 버림받아 우울증에 걸린 미혼모 어머니로 인해 그는 어린 시절 2년 동안을 고아원에서 자랐다. 결국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자신이 입양아가 될 수도 있었던 기억은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 그 후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 곳곳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 기자가 된 그는 노동 투쟁이나 정치 스캔들 등의 굵직한 기획 기사를 다뤄 유명해진다. 그는 덴마크 공영방송(DR)으로 옮겨 뉴스 및 시사, 정치 분야의 미디어 평론가 자리에 올랐고 덴마크에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 상을 두 번씩이나 수상한다.
30년 가까이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그는 자신의 취재 기사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경험을 보태어 한 편의 소설을 구상한다. 바로 이 문제작 『일곱 번째 아이』이다.
어떤 아이들은 어둠 속에서 태어나고,
그 누구도 그런 아이들을 원하지 않는다.
1961년 명성 높은 고아원, 콩슬룬 유아실에 출신을 알 수 없는 아이 일곱 명이 차례로 들어온다. 한 보육교사 아이가 새로 들어올 때마다 벽지에 코끼리를 그려넣어 ‘코끼리 방’이라고 불린 그 방에서 여섯 아이들이 입양되어 떠나게 되지만, 마지막 한 명은 계속 콩슬룬에 남게 된다.
고아원 사감은 예전에 왕이 살았던 곳인 콩슬룬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강조하지만, 남겨진 아이에게 그곳은 바다로 가로막힌 감옥일 뿐이다. 자신의 출신을 알 수 없는 막연함과 발목이 묶인 듯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갑갑함 속에서 아이는 같은 방에 머물렀던 여섯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욘 비에르스트란’이라는 이름만 달랑 적힌 출생증명서를 발견한다. 과연 일곱 아이 중에 누가 욘 비에르스트란인가. 아이를 버리고 곤경에서 빠져나간 아버지는 누구일까? 안개 낀 듯 베일에 싸인 사건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사건을 파헤쳐 갈수록 아이들의 출신에 대한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의문이 뒤따른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말 독일의 덴마크 점령부터 케네디 암살,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이라크 전쟁 그리고 2001년 9?11 테러까지 세계사의 큰 사건들과 맞물려 전개된다.
작가는 오늘날 당면한 낙태, 입양, 난민, 언론의 선정성, 도청, 언론 탄압, 우경화, 정치 스캔들 등의 문제들을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여내, 자신의 특기인 신문 기사나 편지, 일기 등의 형식으로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는 모두 저력 있는 기자 출신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원서가 700페이지에 달하고, 국내에 출간된 1권과 2권을 합쳐 900페이지가 넘는 다소 두꺼운 분량임에도 빠른 전개와 위트 넘치는 필력으로 휘몰아치듯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덴마크 정치, 사회, 미디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작가의 신랄한 시선을 통해 북유럽 제일의 복지국가이자 안데르센 동화의 나라로만 알았던 덴마크의 맨얼굴을 생생히 마주할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 덴마크의 영향력 있는 범죄 문학상 하랄드 모겐센상 수상
★★★ 덴마크 공영방송에서 수여하는 DR 문학상 수상
★★★ 35년 전통의 덴마크 주간 문화 매거진 《위크엔다비센》 문학상 수상
★★★ 덴마크은행 신인문학상 수상
★★★ 바일레 지역 주요 일간지 《바일레 암트스 폴케블라드》 선정 2012 올해의 책
■ 추천사
“놀라운 소설! 기대 이상, 반드시 읽어야 할 책”
_《위크엔다비센》
“흥미롭고 짜릿하다. 고전 추리소설 스타일과 다양한 추리기법을 모방하여
언어적 상상력으로 잘 버무린 소설이다.”
_《인포마티온》
“훌륭한 소설이다. (…) 『일곱 번째 아이』는 모든 것이 담긴 완벽한 소설이다. (…)
에리크 발뢰는 뛰어난 스토리텔러일 뿐만 아니라 눈부신 글을 쓰는 작가이다.”
_《바일레 암트스 폴케블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