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사망한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상소의 유고집 『아주 사소한, 그러나 소중한』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피에르 상소가 집필 중 사망한 뒤 앙리 토르그를 위시한 제자들의 손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피에르 상소만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며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로 전 세계에 ‘느림’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철학자 피에르 상소. 평생을 자유로운 시선으로 자연과 사람, 그리고 행복을 조망했던 그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라는 명제에 천착한다. 아주 사소하지만 소중하고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해 노 철학자가 인생의 마지막 여정에서 깨닫게 된 삶의 진리에 관한 진정한 사유가 펼쳐진다.
나머지ㆍ8 나머지와 식탁ㆍ18 잡동사니 축제ㆍ30 기념물 숭배ㆍ40 엄마, 저 도둑맞았어요!ㆍ55 인간,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ㆍ70 특권의 폐지ㆍ82 사회적 소외ㆍ195 쓰레기, 폐기물, 그리고 배설물ㆍ111 나머지들을 활용하는 기술 특히 그들이 바라는 대로 살도록 내버려두는 기술ㆍ127 우리가 아닌 거대한 나머지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ㆍ146 가족의 유산ㆍ165 인생에서 남는 것은 무엇인가?ㆍ180 오늘날, 나는 잉여적 존재인가?ㆍ213 배신ㆍ225 바깥ㆍ243 이 책을 펴내며ㆍ253
■ 지은이 _ 피에르 상소 1928년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앙티브에서 태어났다. 청소년 시절 한때 집시생활을 하다가 프랑스 인문계 수재들이 다 모인다는 파리고등사범학교와 소르본대학에 들어가 철학을 공부한 뒤 그르노블과 몽펠리에대학에서 철학과 인류학을 가르쳤다. 퇴직 이후 남프랑스의 나르본에서 본격적으로 저술활동을 해온 그는 1977년 『도시의 시학』을 출간한 이후 『감각적인 프랑스』『가난한 사람들』 등 15권의 책을 펴냈고, 그중 1998년 작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로 전 세계에 ‘느림’의 물결을 일으켰다. 피에르 상소는 2005년 『아주 사소한, 그러나 소중한』을 집필하던 도중 사망했다. 이후 앙리 토르그를 필두로 한 제자들이 모여 프랑스의 위대한 지성 피에르 상소의 마지막 철학이 담긴 유고작 『아주 사소한, 그러나 소중한』을 출간하게 되었다. ■ 옮긴이 _ 백선희 덕성여자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단순한 기쁨』『청춘, 길』『스물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행복을 위한 변명』『안경의 에로티시즘』『앙테크리스타』『알코올과 예술가』『텔레비전과 동물원』『쇼핑의 철학』『하늘의 뿌리』 등 30여 권이 있다.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상소가 전하는 행복에 대한 깊은 성찰. 피에르 상소. 누군가는 그를 행복을 추구하는 현자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느림의 철학자라 칭하며, 어떤 평론가는 어느 곳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글을 쓰는 그를 일컬어 ‘집시철학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정작 피에르 상소 자신은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모럴리스트, 즉 언제나 자신을 더 완전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관찰하고 성찰하고 다듬어가는 사람이라 소개한 바 있다. 이런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그의 작품과 인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피에르 상소의 유고작 『아주 사소한, 그러나 소중한』은 이 노 철학자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는 대상화된 남은 것들을 통해서 완성을 향해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아주 ‘사소하지만’ 그러나 ‘소중한’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하여……. 피에르 상소는 삶으로 자신을 철학을 실천하며 살아왔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였지만 그의 삶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은 소도시에서 살며 행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탐구해왔던 그가 죽기 직전까지 마지막으로 매달렸던 것은 바로 ‘남은 것’이었다. 흔히 그동안 버려야 할 것,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온 ‘잉여’ 혹은 ‘나머지’라는 개념에 주목한 그는 자신의 유고집인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비참한 궁핍이 아니라 과잉이, 잉여가 있다는 사실을 왜 즐기지 못할까?”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나머지’를 근본적으로 경시해왔다. 그래서 ‘남기는 것’은 곧 ‘낭비’이자 ‘사라져야 할 것’이었으며, 조금이라도 나머지가 덜 생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피에르 상소는 이런 우리의 생각에 물음표를 던진다. 그는 이 책에서 ‘나머지’라는 개념을 재정립하면서 잡동사니나 폐기물처럼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부터 사회적 소외나 인생의 의미 같은 대 명제까지, 세상의 모든 ‘남은 것’들에 따듯한 관심을 기울인다. 작지만 귀하고, 잊고 살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들, 아주 사소하지만 그러므로 더욱 소중할 수 있는 우리 삶의 나머지들에 대한 한 노 철학자의 애정 어린 시선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