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반복을 멈추는 작은 모험만으로도 삶은 아주 특별해질 수 있다!"란 메시지가 담긴 프랑스 철학자 알랭 르 니네즈의 유쾌한 에세이집. 프랑스 교육청의 장학관으로 있다는 저자. 그가 짤막한 58편의 단편을 통해 제시하는 사소한 일상에서 새로운 리듬 찾기는 거의 파격에 가깝다. 이를테면, 저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얻고 싶을 때 그녀의 발을 질끈 밟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랑을 고백해보라고 권한다. 통증이 '번뜩'하고 몸을 관통하는 동안, 그녀가 나의 사랑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믿을 수 없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혹은 '로또'와 같이 우연에 의존하는 게임을 할 때는 그 우연에 완전히 몸을 맡기고 남들이 하지 않는 숫자들의 조합에 시도해보란다. 당첨확률은 낮지만, 당첨되었을 때 그 당첨금은 어마어마할 것이란 장밋빛 희망을 심어주면서…. 이처럼 그가 말하는 삶을 모험으로 뒤바꾸는 방법이란 얼토당토않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내 마음을 좀처럼 몰라주는 연인과 나, 이 지지부진한 관계를 일순간에 "번쩍"하게 만들 방법으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어차피 당첨확률이 같다면, 또 당첨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 심심풀이로 '로또'에 도전하는 거라면, 이 한번의 위트가 그 순간을 얼마나 유쾌발랄하게 만들지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혹은 버스를 타면서, 길을 가면서 일상 속에서 손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 방법은 우리의 시각과 사고를 유연하게 함으로써, 멈춰선 듯 지루하게 이어지는 일상들 속 숨은 리듬들을 발견하게 해 준다. 일상을 모험하는 모험자가 되어 각자 이 진부한 삶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이 책을 믿어보라. 그리고 실행에 옮기라. 이 세상의 모든 조건들 이 판타지 그 자체가 되는 놀라움을 경험할 것이다.
■ 지은이 알랭 드 니네즈 작가이자 철학자. 문학 교수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베르사이유 지역 교육청 문학 담당 장학관으로 일하고 있다. 『지혜. 동의의 힘』(2000), 『불확실한 시대를 위한 지혜의 우화들』(2001) 등 같은 책들을 썼다. 촌철살인의 필력으로 나른한 일상을 뒤집어보게 하는 깊이 있고도 재기발랄한 에세이를 주로 발표하여 주목받고 있다. ■ 옮긴이 임희근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출판 기획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 대표로 해외도서의 소개와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 『잠의 제국』,『저물녘 맹수들의 싸움』,『독재자와 해먹』,『살림』외 다수가 있다.
■ 이 책은 일상, 그 일상 속에서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 반복하고 있는 사소한, 아니 의식하면서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소한 일들을 신랄하게 추려내고, 보편적인 상식을 뒤집어 일상의 새로운 리듬을 찾아보자는 프랑스 철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사랑하는 연인의 발을 밟아라』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책의 저자는 철학자이자 문학교수 자격증을 가졌으며, 현재 프랑스 교육청의 장학관이다. 그의 직업에서 풍기는 ‘근엄함’에 비추어 책의 내용은 파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모두 촌철살인의 58편의 짤막한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모두 일상의 무의미한 시간과 통념을 깨뜨리는 모험, 일상의 진부한 ‘삶을 경이롭게 만드는 방법’에 집중돼 있는데, 저자는 그것이 곧 전통적인 ‘철학의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 제시되고 있는 모험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버스를 기다리며, 침대에 누워서’ 등등 지극히 일상 속에서 실행해볼 수 있다. 제목의 ‘사랑하는 연인의 발을 밟는’ 경우는, 진실한 감정을 갖고 사랑하는 여자를 얻고 싶을 때, 한번 그녀의 발을 질끈 밟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번뜩” 하고 그녀가 당신의 사랑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물질의 홍수를 막는 모험, 또는 금욕을 해보는 모험도 있다. 어느 날 지갑을 의도적으로 잊고 한푼 없이 외출한다. 당신은 백화점이나 음식점에서, 혹은 신문가판대에서 지갑을 넣고 다니던 곳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간다. 그리고 곧 무일푼임을 깨닫고 번번이 돌아선다. 그렇게 무일푼으로 하루를 보내며 당신은 쇼핑 대신 도시를 관망하고 산책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연에는 우연으로 맞서는 모험의 방법도 소개된다. ‘로또’는 우연에 의존하는 게임으로 수의 조합은 확률상 모두 동일함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수의 조합, 이를 테면 ‘1, 2, 3, 4, 5, 6’으로 하고, 통계상 나타난 복권구입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추첨일인 토요일 오후에 복권을 구입하라고 권한다. 물론 이 수의 조합은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라 당첨시 더 많은 당첨금을 받기 위한 조합. 왜냐하면 어떤 수의 조합이든 1400만분의 1은 불변이기 때문이다. 문명비판론자의 견해가 낮게 깔린 모험의 방법도 있다. ‘교통체증 속에 차를 버려두기’는,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어느 날 아침, 뚜렷한 이유 없이 모든 차들이 꼼짝 않고 제자리에 멈춰버린다. 이 절대적 불행의 한복판에서 온갖 생각이 교차하면서 끝내는 차를 내팽개쳐버리고 훨훨 걸어가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운전자라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상황, 저자는 이럴 때 한번 그냥 차를 버려두고 유유히 걸어서 목적지를 향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 견인보관소에서 차를 찾아다 폐차장에 갖다 버리고 고철값으로 받은 돈으로는 양말 한 켤레를 사고, 꾸준히 걷는 연습을 하다보면 느릿느릿 가는 자동차만큼은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충고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 제시하는 58가지의 작은 모험들은 일상의 진부한 상황을 깨고, 진부한 삶에 건강한 모반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일상을 대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은 살아가면서 ‘죽은’ 시간이나 다름없을 무의미한 시간들을 생생하게 만들 만한 ‘모험’이며, 이 모험에서 ‘승리’할 때마다 삶의 색다른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모험 58가지를 체조할 때 몸을 단련하듯이 하여 영혼을 단련할 것을 권하며, “실제로 해보는 데에 뜻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