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부스로 은하수를 여행하던 히치하이커,
“이번 목적지는 지구별이다!”
멸종위기 동물을 찾아 나선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좌충우돌 탐사 기록
SF라는 장르가 생소하더라도 제목을 들으면 누구나 ‘아!’하고 익숙하게 반응할 코믹 SF 장르의 고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 자신의 최고 베스트셀러에서 지구를 파괴하고 우주여행에 나섰던 그가 이번에는 지구를 여행한다!
통통한 몸체에 뒤뚱뒤뚱 걷는 날지 못하는 새 카카포,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양쯔강돌고래, 남성성의 상징이라는 잘못된 믿음의 희생양 북부흰코뿔소, 다른 멸종위기 동물에 비하면 ‘덜 멸종위기인’ 멸종위기종 로드리게스큰박쥐까지. 비록 언젠가 소설 속에서 자신이 파괴해버렸던 지구이기는 하지만, 이 지구에 몇 백, 몇 십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고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멸종위기 동물이 이렇게나 많다고?
‘지금이 이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히치하이커와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두 남자가 만났다. 멸종위기 동물을 찾아 나선 두 남자의 좌충우돌 탐사 기록!
추천의 말
이다혜 많은 분들이 이 책의 유머에 빠져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호 우리는 왜 그들의 멸종을 막으려 할까?
서문
리처드 도킨스
차례
1장 작대기 테크놀로지
2장 여기 닭이 있다!
3장 표범가죽 납작모자
4장 심야의 고동소리
5장 앞이 보이지 않는 공포
6장 아주 희귀한? 아니면 조금 덜 희귀한?
에필로그
더글러스 애덤스 타다 남은 재를 뒤적이며
마크 카워다인 마크의 마지막 한 마디
도록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
영국의 각본가이자 소설가. 전 세계적으로 1,4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썼다. 우주적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가 빛나는 이 시리즈로 휴고상, 골든펜상 등을 받았으며 ‘코믹 SF’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주에서 가장 재미있는 코믹 SF 작가인 동시에 지구생명체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강연과 방송 출연을 했으며, 다이안 포시의 고릴라 코뿔소 보호 세계연합 등을 후원했다.
2001년 심장마비로 더글러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을 때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은 친구를 잃었고, 문학은 전문가를 잃었으며, 마운틴고릴라와 코뿔소는 용기 있는 후원자를 잃었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마크 카워다인(Mark Carwardine)
세계적인 동물학자로 저술가, 칼럼니스트, 사진가, 방송인으로 활약.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을 비롯해 지금까지 50권 이상의 책을 썼다. BBC 라디오4에서 〈네이처〉라는 장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찍은 다양한 사진이 널리 출판되어 사진작가로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09년에는 스티븐 프라이와 짝을 이뤄 20여 년 전 더글러스 애덤스와 함께 여행했던 곳의 동물들을 다시 찾아보는 BBC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진행했다.
옮긴이 강수정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일했으며 현재 글 쓰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신도 버린 사람들』, 『마음을 치료하는 법』, 『웨인 티보 달콤함 풍경』등이 있고, 에세이 『한 줄도 좋다, 가족영화: 품에 안으면 따뜻하고 눈물겨운』등을 썼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유머와 날카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느낄 수 있는 기행문학의 숨은 걸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영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올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는 어느 날, 한 잡지사로부터 ‘개체 수 100마리도 남지 않는 멸종위기 동물이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말을 계기로 더글러스는 아무런 일면식도 없던 세계적인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을 만나 마다가스카르로 떠나게 된다.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 아이아이 여우원숭이를 만나기 위해.
아이아이를 시작으로 두 남자는 더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들을 찾아 세계 곳곳의 오지를 방문한다. 스무 마리도 남지 않은 북부흰코뿔소, 아직은 마흔 마리는 남아있는 카카포, 수백마리나 남아 흔하디흔한 로드리게스큰박쥐, 멸종상태나 다름없는 양쯔강돌고래까지. 그러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찾아가는 두 남자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멸종위기라는 말이 시사하듯, 그 동물들은 개체수가 지극히 적고 야생이란 더글러스의 말마따나 ‘슈퍼마켓에서 비닐랩에 싼 닭고기를 구입하는 데 더 익숙한 서구인’에게는 무척이나 낯설고 거칠고 불편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여행기에는 고생 끝에 멸종위기 동물을 만났다는 반가움과 기쁨에 대한 서술보다 사람을 만난 이야기가 더 많다. ‘단지 인간의 편리와 재미를 위해’ 멸종한 도도새의 예처럼,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 단검을 사는 예멘 젊은이들의 이야기나 단 돈 12달러에 멸종위기 동물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밀렵꾼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반면 그들이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 구석구석의 오지에서 인생을 바치며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멸종의 시계를 앞당기고 있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지키려는 사람들의 치열한 싸움이자 소수의 투쟁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백만 년 동안은 한 세기에 평균 한 종이 멸종했다. 그러나 선사시대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300년 사이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최근 300년 동안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10년 사이에 일어났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속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현재 해마다 1천여 종의 동식물을 지구에서 멸종시키고 있다.” _p.348
멸종위기 동물에게 안전한 지구가 우리에게도 안전하다는 믿음!
우리가 함께 공생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 사유의 기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이라면 필멸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벗어날 수 없지만, 인류의 등장 이후 생물종의 멸종에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매년 1천여 종의 동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간 역시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멸종위기종 보호와 자연보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아직 지구상에 존재했던 양쯔강돌고래가 이제는 더 이상 이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멸종의 속도를 우리의 인식과 행동이 따라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떨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메시지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한때 마흔 마리에 불과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던 카카포가 이제는 이백 마리까지 늘어난 것처럼, 우리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 지구가 더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아직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는 코믹 SF의 대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책 중 국내에 유일하게 출간된 논픽션으로, 더글러스의 입담과 웃음 속에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담아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재출간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책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원서 출간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인식이 어느 지점까지 와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사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