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발표된 시들 중 높은 완성도와 문학적 성과를 이룬 작품들을 수록한 선집. 시인의 치열한 정신, 감수성의 깊이와 넓이, 형식의 창조능력 그리고 언어 구사력을 기준으로 선정한 6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 <현대문학>이 1993년부터 펴내고 있는 기획 시리즈물인 이 선집은 지난 1년 간 우리 시단의 행보를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각각의 작품은 2003년 6월부터 2004년 5월까지 각종 문예지(월, 계간)에 발표된 시들을 대상으로 현장비평가 세 명의 심사를 거쳐 선정했으며, 선정위원들의 해설을 함께 실었다.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를 선정하고 나서 강문숙 - 청동우물 강 정 - 폭우 고형렬 - 고니 발을 보다 권혁웅 - 스파이더맨 김기택 - 얼룩 김명리 - 가을빛 속으로 김명인 - 달의 뒤쪽 김민정 - 나는야 폴짝 김언희 - 예를 들면 김철식 - 문득 김충규 - 꽃멀미 김행숙 - 소녀의 기도 김혜순 - 그녀의 지휘봉 나희덕 - 한 삽의 흙 남진우 - 우물 이야기 노향림 -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문인수 - 인도소풍, 빨래궁전 문태준 - 맨발 박경원 - 식물의 장례 박상순 - 아무르 강가에서 박주택 - 잠 박해람 - 단단한 심장 박형준 - 빛의 소묘 박흥식 - 눈 내리니 덕석을 생각함 배용제 - 달 백무산 - 손님 서정학 - 인천개포구연수동국제사탕조합 대표자회의제7차대회전야제기념식장 송찬호 - 기록記錄 신영배 - 길 한 토막 신해욱 - 간결한 배치 심재휘 - 슬픈 박모薄暮 안주철 - 밥 먹는 풍경 엄원태 - 저녁 오규원 - 허공과 구멍 유종인 - 미루나무 유형진 - 피터래빗 저격사건 유홍준 -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이가림 - 바람개비별 4 이기성 - 축제 이기철 - 시월의 사유 이성복 - 노래의 기억 이수명 - 포장품 이승훈 - 문학의 공간 이시영 - 아버지의 모자 이 원 - 오토바이 이윤학 - 죽변竹邊 이장욱 - 이탈 이정록 - 햇살의 경문經文 이진명 - 토끼와 토끼 이향지 - 글라스, 글라스 이희중 - 둥근 나무 속의 둥근 방 장옥관 - 등꽃 그늘 아래 전동균 - 옛집 꿈을 꾸다 정병근 - 그을림에 대하여 정 영 - 근황 정현종 - 빨간 담쟁이덩굴 조용미 - 바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진은영 - 긴 손가락의 시詩 천양희 - 대대포에 들다 최승호 - 거울 최정례 - 웅덩이 호텔 캘리포니아 최하연 - 산란 하재연 - 문들 함성호 - 단풍나무 허수경 - 그렇게 웃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황동규 - 허공의 불타 황병승 - 사냥철 황인숙 - 웃음소리에 깨어나리라 황지우 - 시에게
황동규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1967년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6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1970∼197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87∼1988년 미국 뉴욕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58년 서정주(徐廷柱)에 의해 시 「시월」 「동백나무」「즐거운 편지」가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초기에는 사랑에 관한 서정시가 주로 썼지만 두번째 시집 『비가(悲歌)』(1965)부터는 숙명적 비극성을 받아들여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66년에는 정현종(鄭玄宗) 등과 함께 동인잡지 『사계』를 발행했다. 1968년 마종기(馬鍾基), 김영태(金榮泰)와의 3명의 공동시집 『평균율 1』을 출간하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열하일기』『전봉준』『허균』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로 이어져 모더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1975)에 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초기의 고뇌에서 자기 삶의 내부로 비극의 비전을 비쳤던 그는 차츰 자기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수행하면서 민족의 약소함과 황량한 우리 삶의 풍경을 묘사했고 이 참담한 상황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힘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감을 표명했다. ... 그의 사랑은 이웃으로 번지고 드디어는 삼남 - 이 가냘픈 한국과 그곳에서 괴로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로 확산되었다.”라는 평을 하고 있다. 시집 『악어를 조심하라고?』(1986)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시집에서는 지적 시선에 의한 상상력의 조형이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시인이 이 세계의 존재성과 거기에 얹혀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적 구조를 투시하면서 그것들과 친화와 역설의 이중적 얽힘을 그의 언어로써 새로이 구성해내고 있다. 1995년 『현대문학』에 연작시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1982년에 시작한 연작시가 마감되었다. 황동규 시인의 죽음관에 대해서 대면할 수 있는 이 시집은 독일어판으로도 번역되었다. 시인의 대표적 저서로는 시집 『열하일기』(1972), 『삼남에 내리는 눈』(1975), 『견딜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1988), 『몰운대행』(1991), 『미시령 큰바람』(1993), 『외계인』(1997), 『버클리풍의 사랑노래』(2000) 등이 있다. 이밖에 시론집 『사랑의 뿌리』(1976)와 산문집 『겨울노래』(1979), 『나의 시의 빛과 그늘』(1994), 『시가 태어나는 자리』(2001), 『젖은 손으로 돌아보라』(2001) 등이 있다.
■ 이 책은 1. 49년의 전통과 문학의 정통성을 지켜가고 있는 현대문학이 1994년부터 펴내고 있는 기획 시리즈물『2004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가 출간되었다. 한해 가장 문학적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들을 한 권에 담는 작업은 우리 시단 현재의 행보를 풀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 <시가 널리 수용되어 향수되지 못하는 오늘날의 현실에 책임감을 느끼고, 시에 대한 독자들의 건강한 향수 능력과 감식력을 배양한다〉는 취지로 발간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올해에도 시인의 치열한 정신, 감수성의 깊이와 넓이, 형식의 창조능력 그리고 언어 구사력을 기준으로 엄선된 작품 69편을 수록하였다. 2.『2004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각종 문예지(월, 계간)에 발표된 신작 시들을 대상으로 하여 현장비평가 세 명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 수록했다. 중견, 원로 시인부터 한창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신진 시인의 것까지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에서 선정위원들은 ‘좋은 시'에 대한 기준이 선정위원들의 개인적인 시적 기준에 따라 약간의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공통의 좋은 시란 ‘타인의 마음에 깃들' 수 있는 시인의 ‘시적인 힘'이 내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기준을 밝히고 있다. 그러한 작품들이 수록된 이 선집은 우리 시단의 한 측면을 조망하는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작품마다 선정위원들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이 좋은 우리 시를 쉽게 만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선정위원 김사인(동덕여대 교수 ? 문학평론가), 이남호(고려대 교수 ? 문학평론가), 이광호(서울예대교수?문학평론가), ■ 수록작가(가나다순) 강문숙?강 정?고형렬?권혁웅?김기택?김명리?김명인?김민정?김언희?김철식?김충규?김행숙?김혜순?나희덕?남진우?노향림?문인수?문태준?박경원?박상순?박정대?박주택?박해람?박형준?박흥식?배용제?백무산?서정학?송찬호?신영배?신해욱?심재휘?안주철?엄원태?오규원?유종인?유형진?유홍준?이가림?이기성?이기철?이성복?이수명?이승훈?이시영?이 원?이윤학?이장욱?이정록?이진명?이향지?이희중?장옥관?전동균?정병근?정 영?정현종?조용미?진은영?천양희?최승호?최정례?최하연?하재연?함성호?허수경?황동규?황병승?황인숙?황지우 ■ 선정하고 나서 중에서 우리는 여기에 선정된 작품들만이 유일하게 지난 일 년 간의 한국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정위원들이 현재 한국시의 의미 있는 지점들을 읽어낸 결과물이며, 그것들은 이 시점에서의 한국시의 다양한 표정과 문법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고 여겨진다. 선정의 과정에서, 오늘의 한국시는 그 ‘저널리즘'과 ‘시장'에서의 문화적 영향력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문학성을 진화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훌륭한 시인들이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시를 쓰고 있고, 또한 젊은 시인들이 낯선 방식으로 시적 언술의 새로운 영역을 탐사하고 있었다. 시에 대한 이해와 평가의 문제는 어느 정도는 문화적 취향의 문제일 수 있으며, 그 취향은 개인과 그가 속한 집단의 문화적 ‘구별 짓기'의 욕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다. 시에 대해서 ‘취향' 이상의 보편적인 척도가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은 낡은 것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지금까지의 문학을 지탱해온 중요한 생각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번의 선정 작업의 결과가 시에 관한 이 시대의 척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 책이 이 시대의 시인들에게 작은 ‘축제'의 의미를 가지기를 바란다. ■ 선정대상 문예지 월간지 『현대문학』『문학사상』『현대시』『현대시학』 계간지 『동서문학』『문예중앙』『문학과 사회』『문학동네』『문학판』『세계의 문학』 『시안』『시와 반시』『시와 시학』『실천문학』『작가』『작가세계』『창작과 비평』『파라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