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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그 디오라마

  • 저자 박민정 지음
  • 부제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 ISBN 978-89-7275-949-2
  • 출간일 2018년 12월 17일
  • 사양 368쪽 | -
  • 정가 15,000원

제64회 <현대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 : 박민정 수상작 : 「모르그 디오라마」

심사평

 

소설 「모르그 디오라마」는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이 21세기 디지털시대의 스펙터클이자, 여성들의 죽음(시체)에 관한 방대한 목록이며, 벌거벗은 생명에 가해지는 폭력과 살인의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환기한다. 더 나아가 현대사회에서 생명정치의 통치 메커니즘은 전통적인 국가기구를 넘어서 사적 영역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 의해서도 작동하고 있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벌거벗은 생명과 관련된 생명정치 및 생명권력은, 수용소와 같은 억압적인 공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몸을 숨기고 폭력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생명권력에 대한 일상적인 공모와 동의의 구조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여기까지 이르렀다면 어떻게 이 소설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김동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박민정의 「모르그 디오라마」는 한 번에 읽히는 소설이 아니다. 다양하게 변주된 이야기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지나치게 많다 싶은 이야기들이, 그러나 날카롭게 교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들이 발화의 지점에 이른다. 마지막 문장에 이르면 ‘나’는 결국 어떤 순간에 갇혀버린다. 나는 지금 시체 공시소에 누워 있나, 나는 보여지고 있나, 보고 있나.

이 소설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여러 겹의 이야기가 불안하게 직조되는데, 그 직조의 방식은 오히려 선명하다. 불안과 종말의 시선으로 남은 이 이야기의 결을 하나하나 더듬어가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수상자에게 축하를 드린다.

―김인숙(소설가)

 

박민정의 「모르그 디오라마」는 압도적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장면 자체가 그렇다. 이 소설은 우선 ‘19세기 말. 파리의 센강 가운데, 시테섬에 있었던 시체 공시소 모르그’를 서사의 중심에 위치시킨다. 그리고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가 초등학교 때 경험했던 ‘사건’을 겹쳐놓으면서 폭력으로 와해되는 여성 주체의 모습을 진지하고 집요하게 부조해낸다. 나는 이 소설을 「세실, 주희」의 연속선상에 놓인 작품으로 읽었는데, 「세실, 주희」에 비해 보다 울림이 선명할뿐더러 앞으로 이 작가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읽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우리는 이 작가를 한번 뜨겁게 호명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번 수상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축하의 말을 전한다.

―윤대녕(소설가, 동덕여대 교수)

 

 

수상소감

 

지금은 이미 그 이후다, 여기는 종말 이후라고 생각하는 건 나이브하지만 매혹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반쯤엔 그런 정서가 깔려 있다.

세기말의 종말론에 심취했던 1999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피토레스크’, 언제나 구글 페이지에서 자료를 찾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곤 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종말 이후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불법 촬영 따위가 인간의 존엄을 영영 파괴할 수는 없으리라고 믿지만(그러려고 하지만) 간혹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 끝난 거 아닌가, 이만하면.

이 소설은 누군가 플래시-빛을 터뜨릴 때, 자기 삶에서 빛이 영영 꺼져가던 순간에 대해서 종말론적 우화로 말하기를 즐겨 했던 여자의 이야기다. 그녀는 자기가 잠깐 죽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범죄의 피해자였음을 자각하게 된다. 끝없는 자기분석을 통해서. 상담사와의 대담을 통해서. 결코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던 말을 비로소 꺼내는 결말이 내겐 중요했다. 불법 촬영물이 돌아다니는 지금, 자기 인생의 지옥과 대면하는 사람의 이야기말로 진정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아닌가. 나는 그렇게 믿었다. 믿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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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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