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가장 빛나는 시와 시인에 주어지는, 65회를 맞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문학상인 <현대문학상>의 올해의 수상자와 수상작으로 유희경의 「교양 있는 사람」 외 6편이 선정되었다. 심사는 2018년 12월호~2019년 11월호(계간지 2018년 겨울호~2019년 가을호) 사이, 각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상후보작으로는 강성은, 「밤과 낮의 고요한 물소리」 외 6편 / 김기택, 「첫 흰 머리카락」 외 6편 / 박소란, 「정우와 나」 외 6편 / 백은선, 「반복과 나열」 외 6편 / 서윤후, 「모모제인某某諸人」 외 6편 / 안희연, 「열과裂果」 외 6편 / 양안다, 「나의 작은 폐쇄 병동」 외 6편 / 이장욱, 「안나 나나코」 외 6편 / 최백규, 「천국을 잃다」 외 6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
유희경
교양 있는 사람 15
산책 16
오래된 기억 17
신파 18
감각 20
距離演習, 나쁜 애 23
位置演習, 이안리플렉스 26
수상시인 자선작
유희경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적은 측면으로 29
충고 33
조상 34
빈 테이블 敍事 36
지독한 현상 37
그런 잠시 슬픔 38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40
정오 무렵 42
수상후보작
강성은
밤과 낮의 고요한 물소리 47
야맹 49
미친개가 온다 51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52
개의 밤이 깊어지고 53
둥근 계절 54
밀실 56
김기택
첫 흰 머리카락 59
뒤에서 오는 사람 60
물방울이 맺혀 있는 동안 62
조개들 64
죽은 눈으로 책 읽기 66
용문에는 용문 사람들이 산다 68
혓바늘 70
박소란
정우와 나 73
낙석 주의 76
간장 79
불륜 81
밀웜 83
백색 소음 85
774 87
백은선
반복과 나열 91
우리가 거의 죽은 날 99
축성 祝聖 112
클리나멘 115
영속 永續 122
졸업 124
픽션 다이어리 139
서윤후
모모제인 某某諸人 143
빛불 145
신빙과 결속 148
상아먹 象牙墨 150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152
하룻밤 154
사슬뜨기 156
안희연
열과 裂果 161
추리극 163
스페어 165
표적 167
터트리기 169
업힌 171
태풍의 눈 173
양안다
나의 작은 폐쇄 병동 177
두 명의 사람이 마주 보면 두 개의 꿈 183
유리 새 189
손에 쥔 것이 비명이라면 194
혼자 우는 숲 202
Behind The Scene 208
iloveyouthatstheproblem 209
이장욱
안나 나나코 215
닮은 사람들 218
깊은 어둠 속에서 휴대전화 보기 220
슈게이징 포에트리 222
세계적인 음악의 아름다움 225
소염제 구입 228
기도의 탄생 230
최백규
천국을 잃다 235
비행 238
묘적계 241
무허가 건축 244
치유 246
이상 기후 248
유사 인간 250
심사평
예심
박상수 풍성한 목록, 경건한 마음 225
황인숙 시보다 삶! 259
본심
문정희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와 사랑 262
박상순 투명하고 간결한 정점으로서의 시 265
수상소감
유희경 우리는 왜 집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268
유희경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8년 『조선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이 있다.
심사평
수상자를 유희경 시인으로 결정하는 데에는 심사위원들 간의 이의가 없었다. 그는 상실과 소외의 한가운데에서도 고요를 확보하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와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기다리는 언어는 과장이나 자기연민이 없었고 타고난 숨결처럼 자연스럽고 잔잔했다.
그 호흡 속으로 시들이 저물녘처럼 스며들었으며 그 리듬은 아프고 아름다웠다.
행과 연을 구분하지 않고 떠난 산책 사이로 흐르는 긴장과 이완 혹은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만드는 구성의 솜씨는 유희경만의 특별함이라고 하겠다.
―문정희(시인 · 동국대 석좌교수)
유희경의 시는 감정적 정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사실 감각을 향해 나아간다. 시 속에서 그의 걸음은 느리거나 잠시 멈춘 듯하지만, 그 걸음은 감성의 초월적 실행으로써 시적 주체를 생산하고 미적 거리를 확보한다. 수사적으로 가공된 감정적 언어의 방출을 억제해 대상과 현실 주체 사이에서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런 거리는 곧 미적 거리이다. 이런 심미적, 심리적 거리가 만드는 침입과 이탈의 이행 행위와 그 행로에서 현실만의 주체 또는 가상만의 주체가 아닌, 오늘의 시적 주체가 비로소 생산된다.
(……) 과장이나 허구에 치우치지 않는 감각과 사유의 전개이다. 어떤 과격한 변형이나 절정 없이도 마침내 드러난 투명하고 간결한 정점이 있다. 그것은 현실세계를 포착해 더 감각적으로 제시한 시적인 변환이고 역전이다. 그리고 그것과 대면한다. 담백하고 투명한 그의 시가 지닌 청신한 매력이다. 그의 간결함과 청신함이 흔들리지 않고 생생한 사실들을 품으며 더 깊은 곳까지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런 기대와 믿음으로 한국 문학의 역사를 대변하는 <현대문학상>의 수상작으로 올린다.
―박상순(시인)
수상소감
매일 밤 버스를 탑니다. 버스는 세 곳의 궁 앞과 고가도로 하나, 두 개의 터널을 지납니다. 그것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걸어서 집까지 갑니다. 나는 가끔 알고 싶습니다. 집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시를 쓰는 일은 두 개의 터널과 고가도로 하나 세 곳의 궁을 지나 어디론가 가는 일이며 기다리고 기다리다 무얼 기다리는지 잊어버리는 일이며 혼자가 되는 일이나 건너편의 나를 우두커니 들여다보게 되는 그런 일이라고 믿습니다. 열두 해 동안 오가며 그렇게 시를 써왔습니다. 도중에 그만둘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싶었던 적은 없습니다. 시를 쓰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저의 자리는 박수를 치는 쪽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자리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그래도 시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
하나 꼭 받는다면, <현대문학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 문학상을 받아온 시인들의 이름을 떠올려본다면 누구나 그렇겠지요. 이제 다시 저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얻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상후보작
강성은, 「밤과 낮의 고요한 물소리」 외 6편
김기택, 「첫 흰 머리카락」 외 6편
박소란, 「정우와 나」 외 6편
백은선, 「반복과 나열」 외 6편
서윤후, 「모모제인某某諸人」 외 6편
안희연, 「열과裂果」 외 6편
양안다, 「나의 작은 폐쇄 병동」 외 6편
이장욱, 「안나 나나코」 외 6편
최백규, 「천국을 잃다」 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