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울려퍼지는 모리타트의 선율”
미공개 단편과 함께 돌아온 『악의 교전』
일본 모던 호러의 대표 작가, 기시 유스케의 『악의 교전』이 현대문학에서 재출간 된다. 『악의 교전』은 우리가 ‘선하고 안전한’ 공간이라 인식하는 학교가 “정말 그러한 곳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시작한다. 소설 속 등장하는 학교는 이미 도덕적 올바름은 잃은 지 오래. 배움의 전당이라는 허울만 남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 폭력, 절도, 마약, 성추행 등. 학생에서 학생에게로, 그리고 교사에서 학생에게로 이어지는 악의 연쇄 속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절대 악(惡)’이 등장한다. 천사의 얼굴을 하고 학교를 조종하는 영어교사 하스미 세이지. 그리고 하스미는 아주 사소한 계기로 다시 연쇄살인마로 각성하게 되는데…….
10여년 만에 다시 만나는 『악의 교전』에서는 본편의 전사(前史)를 다룬 「비밀」과 후일담을 다룬 「악·의·교·전」 두 편의 미공개 단편을 수록,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공개된다. 한층 깊이 있는 모습으로 학교라는 성선설의 공간을 다시 찾아온 ‘악의 향연’을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한다.
기시 유스케 貴志祐介
일본 오사카에서 1959년에 태어났다. 교토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생명보험회사에 근무하던 중 하야카와 SF콘테스트에 단편 『얼어붙은 입』이 가작에 입선한 것을 계기로 작가로 전직, 1966년 『ISOLA』(이후 『13번째 인격 ISOLA』로 개제)로 제3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장편부문 가작을 수상하며 데뷔한다. 다른 해인 1997년 『검은 집』으로 제4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을 수상, 100만부 이상이 판매되며 최고의 호러소설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2005년 『유리 망치』로 제58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2008년 『신세계에서』로 제29회 일본 SF대상, 2010년 『악의 교전』으로 제1회 야마다 후타로상, 2011년 『다크 존』으로 제23회 장기펜클럽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크림슨 미궁』, 『푸른 불꽃』, 『천사의 속삭임』, 『말벌』, 『죄인의 선택』, 『우리는 모두 고독하다』, 『자물쇠가 잠긴 방』 등이 있다.
옮긴이 한성례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일본학)를 졸업했다. 1986년 ‘시와 의식’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과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인문서 『일본의 고대 국가 형성과 만요슈』 등을 냈다. 번역서로는 『1리터의 눈물』, 『토토의 방』 등 다수의 시와 소설, 인문서, 에세이 등이 있으며 한일 양국어로 200여 권을 번역했다. 한국에서 허난설헌 문학상, 포에트리슬램 번역문학상, 일본에서 시토소조상, 레바톤에서 나지나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누적 판매 170만 부 돌파!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일본 모던 호러의 대표 작가 기시 유스케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도약시킨 『악의 교전』!
기시 유스케에게 『악의 교전』은 여러 의미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황정민 배우 주연의 영화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검은 집』으로 ‘일본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기시 유스케는 단번에 일본 모던 호러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기시 유스케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끔 도약시킨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한다. 바로 학교를 배경으로 참혹한 살인극을 펼치는 천사의 얼굴을 한 살인마 ‘하스미 세이지’가 등장하는 『악의 교전』이다. 『악의 교전』은 출간과 동시에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1위, ‘야마다 후타로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 영화와 드라마, 만화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의 미스터리 스릴러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악(惡)은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는가?”
전설의 시작은 “학교라는 성선설에 기초한 시스템”에 대한 의문
2010년, 『악의 교전』 출간 직후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기시 유스케는 소설의 집필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학교라는 곳에 대해 이전부터 많이 생각해 왔다. 학교란 곳은 일종의 독특한 폐쇄 공간이다. 또한 아이들을 트레이닝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회에는 쉽게 통용되지 않는 것들이 이루어지는 위험한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를 무대로 한 소설은 많지만, 대부분 결국엔 좋은 쪽으로 결말이 난다. 그렇지 않은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쓰려고 생각하다 보니, 학교란 결국 태생 자체가 성선설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인터뷰 <성선설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에 악마가 파고든다(2010.7.20.)> 중에서
『악의 교전』 은 봉쇄된 학교 안에서 한 사이코패스 교사에 의해 일어난 무차별 살인이라는 참극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건 잔혹한 살인극만은 아니다. 보통의 감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이 우리가 안전하리라 믿는 학교라는 시스템을 얼마나 쉽게 ‘악의 전당’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학교라는 고인 늪에 잘못 흘러든 상어의 이야기”
『악의 교전』 한국어판 재출간을 기념하는 메시지에서 기시 유스케는 “학교라는 고인 늪에 잘못 흘러든 상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라는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기초적인 사회 시스템이 ‘도덕적 올바름과 안전함’이 전제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심 없는 맹신 속에 놓여 있을 때, 얼마나 쉽게 썩고 병들어 ‘악(惡)의 피라미드’의 하위 포식자들이 판치는 곳으로 변질될 수 있고, 이렇게 병든 학교가 하스미 세이지와 같은 상위 포식자에게 얼마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시사하는 기시 유스케의 메시지는, 소설 첫 출간으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도 낡지 않고 생생하게 다가온다.
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하스미 세이지라는 캐릭터가 모두의 사랑을 받는 학교 선생님에서 악마적인 연쇄살인마로 변해가는 과정은 굉장한 속도감으로 읽힌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악의 교전』의 미공개 단편, 전사를 담은 「비밀」과 후일담을 담은 「악·의·교·전」으로 기시 유스케가 창조한 세계에 재미와 깊이를 더했다.
다시 찾아온 ‘모리타트’의 선율이 기시 유스케를 기다리던 독자들을 다시 한번 무저갱의 공포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 추천의 말
미야베 미유키
“B급 호러 감성으로 대(大) 장편을 완성한 뛰어난 필력과 다루기 힘든 소재를 두려움 없이 채택한 용기!”
기리노 나쓰오
“누구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도 해낼 수 없는 필력이며, 호불호를 떠나서 평가받아 마땅하다.”
교고쿠 나쓰히코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사회적인 내용이지만, 그런 내용을 싫어하는 선고위원조차도 읽게 만든다. 새로운 소설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이 보이며,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