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상징적이며 강렬하고 신선한, 소비에트 시대 SF의 랜드마크.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의 예측 불가 장르 매시업,
지금까지 결코 없었던 유형의 퍼스트 콘택트 걸작
추천사ㆍ서평 ●
● 훈제 청어와 맥거핀이 넘쳐 난다. 패러디, 부조리 철학, 초현실주의가 미쳐 날뛴다. 그럼에도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절대 통제력을 잃지 않는다. 심지어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주제까지 엮어 넣는다. 대단한 걸작tour de force. _월드 리터리처 투데이
● 보리스와 아르카디는 『죽은 등산가의 호텔』로 말미암아 창작의 ‘순전한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은 오늘의 독자에게로 전해진다. 형제의 SF적 영혼은 가능한 모든 과도적 공간에 깃들인 어떤 종류의 긴장이든 즐기고 마는 이 소설 속 눈 덮인 장章들 위에서 여전히 뭉근하게 빛나고 있다. _제프 밴더미어
● 스트루가츠키 형제 최고의 작품. 장난 같으면서 동시에 무척 진지하다. 『죽은 등산가의 호텔』은 단지 후더닛이 아니라 훨씬 더 근사한 무언가다. 따뜻한 포트와인을 한 잔 따라 미지의 것에 골몰할 준비를 하라. _로스앤젤레스 북 리뷰
● 성찬盛饌. 불꽃을 일으킬 메마른 유머가 충분하고, 수수께끼가 풀린 후에도 오래도록 남을 스며드는 공포가 깔려 있다. 『죽은 등산가의 호텔』은 유쾌함과 멜랑콜리를 오가고, 독후는 대단히 흡족하다.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 지금까지 읽은 SF 중에서 가장 노련하고 묵직하다. 필치는 균형 잡혀 있고 서사는 아름답게 구조화되어 있다. _시어도어 스터전
● 스트루가츠키 형제 중에서 한 명은 고골의 후손이고 한 명은 체호프의 후손인데, 누가 어느 쪽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_어슐러 K. 르 귄
●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니콜라이 고골에서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를 아우르는 러시아 전통의 적법한 계승자이자, 최고의 소비에트 SF 작가다. 인지주의 윤리가 없는 시민은 포식동물로 전락한다는 그들의 인식에서 형제의 소설은 주류 문학과 맞닿아 있다. _공상과학 백과사전
●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결말과, 기상천외한 요소들로 기존의 미스터리 서사를 무너뜨리려는 이 소설의 뚝심은 SF 장르에서의 희망과 일맥상통한다. 저기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발상은 여기의 상황이 어쩌면 나아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제아무리 엄혹한 디스토피아일지라도 구원의 탈출구―인간들 자신에 의해 가해진 구속에서 벗어나는 길―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 초반부에서 호텔 주인이 글렙스키에게 이야기하듯이, 더 나은 무언가를 상상하도록 해 주는 것은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_파리 리뷰
● 역대 러시아 지식인들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서 배태되었다. 그들의 책은 소비에트 사회나 실로 억압적인 모든 사회에 대한 정치 논평이라는 특별한 관점에서 읽힐 수 있다. _더 가디언
●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자신들이 공상적인 것의 사실주의자임을 증명해 보인다. 공상소설에서의 사실주의가 논리적 귀결에 대한 존중, 오로지 가정된 전제에서 모든 결론을 추론할 때의 성실함이라는 것을 고려하건대. _스타니스와프 렘
● 강력하게, 아니 강박적이다시피 할 정도로 논리적(길고 복잡한, 카프카적인 논리)이다. 관료주의의 이해 불가능한 의식儀式은 대부분의 스트루가츠키 형제 소설의 배경이 된다. _브라이언 W. 올디스
●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세계문학의 불가결한 요소다. _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다른 문학 형식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소비에트 삶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공상과학소설이란 장르를 이용한 작가다. _뉴욕 타임스
● 러시아 SF가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 거하리라. 새로운 세대 SF 독자를 위한 근사한 필독서. _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지은이 스트루가츠키 형제Братья Стругацкие ●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25.08.28. 바투미 ~ 1991.10.12. 모스크바)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33.04.15. 레닌그라드 ~ 2012.11.19.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고하는 것은 여흥이 아니라 의무다!”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 미하일 예브그라포비치 살티코프셰드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잭 런던 등이 꽂혀 있었다. 그들은 같은 책장을 공유했지만, 취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형제 모두 소설을 쓸 생각이 있었으나, 의기투합해서 소설을 쓰기까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형 아르카디는 군사언어학교 일본어학부에서 수학했고 훗날 나쓰메 소세키와 아베 고보 등을 번역하며 일본어를 가르쳤다. 동생 보리스는 레닌그라드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후 풀코보 천체관측소에서 근무한다.
형제는 1950년대부터 소설적 발상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힘을 합쳐 쓴 첫 작품은 『외부로부터』로 1958년 잡지 《기술-청년들》에 발표되었다. 이듬해인 1959년에는 첫 단행본 『선홍빛 구름의 나라』가 출간되었고, 이후 『신이 되기는 어렵다』(1964)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1964) 등 대표작들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젊은 시절 형제는 소련의 이념에 긍정적인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차츰 혁명과 소련 체제에 의구심을 가졌고,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목도하면서 소련 이념에 대한 환상을 잃는다. 그즈음의 작품은 검열과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이 같은 상황에 굴복해 글쓰기를 중단하는 것을 패배라 여긴 그들은 의도적으로 중립적이며 비정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써 나갔지만, 그조차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초기 작품에서는 기술과 문명의 진보가 초래한 도덕성 및 인간성 상실, 역사 앞에서의 개인의 책임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탐구했고 후기로 갈수록 소비에트 관료제도 고발,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더불어 통제와 감시로 고통받는 인간의 위기의식을 다양하게 제기했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발표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변의 피크닉』(1972)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에 의해 영화 <잠입자>(1979)로 만들어졌다.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1976)을 토대로 영화 <일식의 날>(1988)을 촬영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형제의 작품은 33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옮긴이 이경아 ●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노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친애하는 미시즈 버드에게』 『버드 박스』 『다크 플레이스의 비밀』 『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빌리브 미』 『와일딩 홀』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나를 숲으로 초대한 새들』 『이타카 에코빌리지』 등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러시아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장르적 스타일리시 하이브리드
“이미 잘 아는 것보다 미지의 것이 얼마나 더 흥미진진한지, 글렙스키 씨는 모를 리 없으시겠죠? 미지의 것은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혈관을 따라 피가 더 빠르게 돌게 하고, 놀라운 환상을 낳고, 약속하고, 유혹합니다. 미지의 것은 한밤의 칠흑 같은 심연 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불꽃과 비슷하죠. 하지만 일단 아는 것이 되어 버리면 밋밋하고 단조로워지고 무미건조한 일상이라는 배경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그 안으로 스며들어 버리죠.”
지적이고 상징적이며 강렬하고 신선한, 소비에트 시대 SF의 랜드마크.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의 예측 불가 장르 매시업,
지금까지 결코 없었던 유형의 퍼스트 콘택트 걸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추리소설의 열렬한 애호가로서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약속』을 모범 삼아 쓴 『죽은 등산가의 호텔Отель «У Погибшего Альпиниста»』(1970)이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노변의 피크닉』 『신이 되기는 어렵다』에 이어 현대문학에서 선보이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세 번째 권으로, 애거사 크리스티풍 고전 밀실 살인 미스터리와 SF의 기상천외한 매시업을 통해 추리 장르의 법칙을 이야기했다. 이번 한국어판 『죽은 등산가의 호텔』에는 2015년 멜빌하우스퍼블리싱 영역판의 「제프 밴더미어 해제」와 2001년 동생 보리스 스트루가츠키가 펴낸 회상록 『지난 일들에 관하여』의 『죽은 등산가의 호텔』 부분 「후기」를 함께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