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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개정판) VUES DE DOS

  • 저자 미셸 투르니에 지음
  • 역자 김화영
  • ISBN 978-89-7275-174-8
  • 출간일 2020년 06월 10일
  • 사양 100쪽 | 188*232
  • 정가 20,000원

문득 걸음을 멈춘 존재의 뒷모습

아무것도 아닌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부바’의 사진과
프랑스 대표 지성 ‘투르니에’의 글이 마주친
걸작 에세이 『뒷모습』, 20여 년 만의 개정판 출간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자신의 얼굴 모습을 꾸며 표정을 짓고 양손을 움직여 손짓을 하고 몸짓과 발걸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그 모든 것이 다 정면에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이면은? 뒤쪽은? 등 뒤는?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너그럽고 솔직하고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내게로 오는 것을 보고 난 뒤에 그가 돌아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것이 겉모습에 불과했음을 얼마나 여러 번 깨달았던가.

_5쪽, 「뒤쪽이 진실이다!」

 

 

저들 어른들은 대체 무얼 보고 있기에, 저토록 심각한 것일까? 그 무슨 속된 구경거리에 저토록 절박하게 팔려 있기에, 저들은 단 하나 중요한 것을, 잊혀진 채 무시당하고 뒷전이 된 이 어린 천사를 보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얼마나 여러 번 어리석은 즐거움들을 좇아 무작정 달리곤 하는가, 우리를 기다리는 천사가 등 뒤에 와 있는데.

 _32쪽, 「잊혀진 천사」

 

 

풀베기의 경쾌한 만족감. 리듬의 맛,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흔드는 두 팔—한편, 왼쪽에서 오른쪽을 향해 반대로 움직여 균형을 잡는 몸—
풀베기 연장의 날이 꽃과 꽃받침과 줄기들의 무더기 진 풀 더미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화본과 식물의 연한 살을 싹둑싹둑 잘라내어 왼쪽에 깔끔하게 쌓아놓으니,
뿜어져 나오는 그 분비액, 수액, 그리고 유액의 세찬 신선함—그 모든 것이 자아내는 단순한 행복, 내 그 맛에 여한 없이 흠뻑 취하노라.

_46쪽,  「풀베기」

 

 

돌연 대지가 생기를 띤다, 번뜩인다, 노래하며 하늘도 조금 반사한다.
샘물이 솟아난 것이다. 물은 대지의 시선이라고 시인은 말했다.
물의 전능한 부름에 몸뚱이들이 복종한다. 몸뚱이들은 흐르는 원소 앞에 경배하며 넙죽이
엎드린다. 작은 손들은 파닥거리는 물고기가 된다. 입들이 긴 입맞춤을 갈구하며 앞으로 뻗는다. 물은 차디찬 뱀이 되어 온몸을 타고 내려간다.

_54쪽,  「흐르는 물」

 

 

나 죽거든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활기 넘치는 어느 뜰 안에 묻어주고, 산책자의 관심을 끄는, 보기 좋고 기발한 모자이크 장식으로 덮어주기 바라오. 나의 배 위에서 약사의 헌 신발이나 카드점 치는 여자의 슬리퍼 끄는 익숙한 소리, 어린 사내아이들 맨발이 찰싹대는 소리, 줄넘기 돌차기 놀이 하는 어린 계집아이들 신발 부딪는 소리를 나는 듣고 싶소.

_58쪽,  「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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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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