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BEST 추천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1 / 0

닫기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다운로드
표지 이미지 보도 자료

악의 (개정판) 悪意 (1996)

  •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총서 가가 형사 시리즈
  • 부제 가가 형사 시리즈 3
  • 역자 양윤옥
  • ISBN 978-89-7275-003-1
  • 출간일 2019년 07월 25일
  • 사양 416쪽 | 136*193
  • 정가 16,800원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10년 만의 전면 개정판

줄거리 ●

인기 소설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후두부에는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고, 전화코드가 그의 목을 감고 있었다. 사체를 발견한 사람은 히다카의 젊은 아내와, 친구이자 아동문학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 만날 약속을 하고 찾아온 노노구치가 사건을 담당하게 된 사람은 한때 노노구치와 과거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 그는 노노구치가 사건에 관한 수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수기를 토대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노노구치의 알리바이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히다카를 살해한 범인은 바로 노노구치였던 것이다. 그러나 노노구치는 체포된 뒤에도 작가로 데뷔하는 데 도움을 준 친구를 왜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만 지킨다. 그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가가 형사는 사건의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감지한다. 가가의 집요한 탐문과 조사를 통해 점차 드러나는 두 친구의 과거. 거기에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진실이 숨죽이고 있었다.

 

 

 

본문에서 ●

“외출할 때 항상 문을 잠가둡니까?” 내가 물었다.

그녀는 열쇠를 꺼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요즘에는 거의 문을 잠근 적이 없어요.”

열쇠를 꽂고 그대로 문을 열었다. 작업실도 불이 꺼져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어두운 건 아니었다. 컴퓨터를 끄지 않았는지 데스크톱의 모니터 화면이 빛을 뿜고 있었다.

리에 씨는 손으로 벽을 더듬어 형광등 스위치를 올렸다.

작업실 한가운데, 다리를 이쪽으로 향하고 쓰러져 있는 히다카의 모습이 보였다.

영 점 몇 초쯤 공백의 시간이 흐르고 리에 씨가 말없이 히다카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는 중간쯤에서 발을 멈추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사이에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나도 멈칫멈칫 다가갔다. 히다카는 엎드린 상태로 고개를 틀어 왼쪽 옆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이미 죽은 자의 눈빛이었다.

“죽었어…….” 나는 중얼거렸다.

_ 「사건」 2 / 33쪽에서

 

“이런 경험은 아마 내 인생에 다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형태로든 기록을 남겨두기로 했어. 일종의 작가 근성이라고 해도 좋겠지.”

그러자 가가는 잠시 생각을 더듬듯이 침묵한 뒤에 이렇게 말했다.

“그걸 좀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보여주다니, 자네한테? 아니,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쓴 글이 아닌데.”

“부탁합니다.” 그는 머리를 숙였다. 마키무라 형사도 옆에서 똑같이 하고 있었다.

“엇, 이러지들 말고. 길에서 절을 받으면 내가 민망하지. 게다가 지금까지의 기록은 이미 자네에게 다 말한 내용이야.”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_ 「사건」 5 / 69쪽에서

 

노노구치 오사무가 이번 사건에 대해 수기를 쓰고 있다는 것은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만일 그가 범인이라면 사건의 세세한 부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런 글쓰기는 결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수기를 읽는 사이에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반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수기는 그야말로 논리정연한 글이었다. 그리고 논리정연한 기록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읽다 보면 그 내용이 반드시 진실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틈에 깜빡 잊어버리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노노구치 오사무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_ 「의혹」 / 92쪽에서

 

“자수하는 것도 가능할까?”

가가 형사의 눈이 둥그레졌다. 그 뒤에 그는 딱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지만 이 단계에서는 자수가 인정되지 않아요. 하지만 공연한 저항을 하신다면 별로 득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어깨의 힘이 스르르 빠져나갔다. 절망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제 더 이상 연극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_ 「해결」 / 120~121쪽에서

 

노노구치 오사무의 그 설명은 어느 면에서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기는 했다. 하지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왜 좀 더 일찍 말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그는 이 건에 대해 계속 묵비권을 행사했던 것이다. 병으로 입원하면서 한동안 취조받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사이에 변명을 모색했던 게 아닌가 하는 게 내 추리였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그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웠다.

_ 「추급」 / 135~136쪽에서

 

내가 지금 이렇게 고백의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그 같은 경위 때문입니다. 아마도 타인에게 읽히는 것을 목적으로 이만큼 긴 글을 쓰는 건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말하자면 최후의 작품인 셈입니다. 그걸 생각하면 한 마디 한 문장도 허술하게 쓸 수는 없다는 마음이 들지만, 유감스럽게도 표현 방법에 대해 고민할 만큼의 시간적인 여유는 없을 것 같군요.

_ 「고백」 / 207쪽에서

연관 도서

로그인 후 이용해주세요.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

우리 현대문학 회원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지는 타사의 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008년 2월 19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