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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サブマリン (2016)

  • 저자 이사카 고타로 지음
  • 역자 최고은
  • ISBN 978-89-7275-138-0
  • 출간일 2019년 11월 15일
  • 사양 332쪽 | 127*188
  • 정가 13,800원

이사카 월드의 팬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려 온,
『칠드런』 이후 12년 만의 속편

“그러고 보니 무토, 깜짝 놀랄 정도로 실망스러운 정보를 입수했는데.”
“인사이동으로 또 진나이 씨하고 같이 근무하게 됐을 때도 깜짝 실망했는데, 그보다 더한 상황인가요?”
새로 발령받은 곳에서 진나이 씨와 마주했을 때는 놀랐지만, 그보다 자유분방하고 형식에 얽매이는 걸 무엇보다 싫어하는 진나이 씨가 주임 시험을 봐서 직함을 달았다는 사실이 청천벽력이었다. 막 나가는 문제아 콘셉트를 내세우던 아티스트가 하루아침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을 목격한 듯한 느낌이랄까.

_7쪽

 

 

차도에 눌어붙은 타이어 자국이 남아 있었다. 레코드 홈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선에 바늘을 올려놓으면 사고 당시의 소리나 피해자의 끔찍한 비명이, 인생을 앗아 가는 잔혹한 소리가 재생될 것 같았다.
차도와 인도 사이에는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그 일부는 이 빠진 것처럼 철거되고 있었다. 차량과 충돌해 파손된 것이리라. 그 옆에 있던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 가고, 가해자의 인생을 단숨에 망가뜨린 괴물이 풍경을 도려낸 흔적이었다.

 _49쪽

 

 

“가해 소년. 진나이 씨가 담당했던 소년이죠?”
“그랬지.”
“기억 안 나요?”
“아니, 기억나.” 제아무리 진나이 씨라도 이건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우리 일이란 게 끊임없이 힘든 아이들이 찾아오잖아. 진나이 씨, 도와주세요. 진나이 님, 진나이 신이시여 구원하소서, 하고. 그러니까 뭐, 계속 한 아이만 생각할 수는 없지. 안 그래?”
“그건 그렇죠.” 우리는 카운슬러가 아니며, 신원인수인도, 부모도 아니다. 소년사건을 조사하고 보고할 뿐이다. ‘뿐’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온갖 고난을 극복해야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소년의 인생’ 전부를 돌보는 게 아니다. 이 소년은 어떻게 될까, 그 장래를 생각하는 경우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로 대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면피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일이란 본디 그런 것이다.

_115쪽

 

 

“무토 씨는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세요?”
낯빛이 바뀌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와카바야시는 꽤 취기가 오른 것 같았다. 내부에 숨은 지휘자가 지휘봉을 흔드는 손길이 이상해졌는지, 말의 리듬과 억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뭐가?”
“일하다 보면 다양한 범죄자를 만나잖아요.”
“범죄자라기보다는 사건을 일으킨 소년이지.”
“그렇죠. 그런 녀석들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 안 해요? 남에게서 소중한 것을 앗아 간 놈들을, 반성한다는 이유로 용서해도 되는 겁니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한테 몹쓸 짓을 한 녀석들은 더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하진 않으세요? 차로 사람을 친 놈은 똑같이 치여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인간이 정말 갱생될 수 있을까요? 내가 피해자였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_261쪽

 

 

복부에 통증과 함께 살을 도려내듯 열기가 확 오르는 느낌이 들며 소름이 돋았다. 그 직후에 격렬한 고통이 몰려왔다. 온몸의 피부를 잘게 베어 내는 듯한 날카로운 아픔이었다. 칼날이 빠져나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옆구리를 누르며 손을 보았다. 끈적거리는 검붉은 액체가 묻어 있었다. 손을 들었다. 주변은 어두웠지만, 엔진이 꺼진 차의 전조등과 실내등 불빛 덕에 그것이 빨간 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_278~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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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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