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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1) Never Mind (1992)

  • 저자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 총서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 역자 공진호
  • ISBN 978-89-7275-884-6
  • 출간일 2018년 05월 31일
  • 사양 232쪽 | 130*207
  • 정가 12,000원

고통과 기쁨, 유머와 비애, 신랄한 풍자까지
세상 모든 감정이 생생히 살아 있는
빛바랜 상류층의 뒤틀리고 비틀어진 자화상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국내 초역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에 쏟아진 찬사 ●
 
멜로즈 소설은 신랄한 명문과 짜릿한 재미로 이뤄진 영국 현대소설의 금자탑이다. _ 《이브닝 스탠더드》 
 
소설 첫 줄부터 완전히 빠져들었다. 재치 있고 감동적인 소설이며 강렬한 사회 희극적 요소를 갖춘 작품이다. 나는 책을 덮고 울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누설할 생각은 전혀 없다. _ 안토니아 프레이저, 《선데이 텔레그래프》
 
놀랍도록 신랄한 재치. 저자의 문장이 지닌 활기, 즉 보석 세공과 같은 글의 조탁과 도덕적 확신은 등장인물들이 희구하는 치유를 상징한다. 그만큼 좋은 글은 그 자체가 건강함의 척도이다. _ 《가디언》
 
헤로인 중독과 알코올 중독, 간통, 이 외에도 ‘자멸’이란 말은 가장 가볍고 완곡한 표현일 정도로 파멸적인 다양한 행동의 파도를 넘나드는 항해, 그 출발점이 된 비참한 항구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선원의 항해도와 같은 소설, 이것이 바로 패트릭 멜로즈의 이야기다. 이 시대를 그리는 가장 통찰력 있는 소설, 세련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놀랍다. _ 프랜신 프로즈, 《뉴욕 타임스》
 
유머와 비애, 날카로운 비판, 고통, 기쁨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온갖 감정이 녹아 있는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은 21세기가 낳은 걸작이다. 저자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이 시대 최고의 문장가다. _ 앨리스 세볼드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프루스트처럼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다. 제정신이라면 아무도 그 세계에서 살고 싶지 않을 테지만 그곳은 실재하는 생생한 세계, 유쾌하고 위험하게 공허한 세계처럼 느껴진다. 소설의 장래성에 대한 확신이 흔들린다면 세인트 오빈을 바라보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_ 《헤럴드》
 
이 비범한 소설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계획은 끊임없이 탐구적인 자기 교정의 행위다. 이것은 이 소설의 긴박한 감정적 강도의 원천이며, 그 구성을 결정짓는 원칙이다. 뛰어난 사회 풍자적 요소가 있다고는 해도 이 시리즈는 현대의 방만한 희극적 소설보다는 고대의 압축적이고 의식적인 시극에 더 가깝다. 놀랍고 극적으로 재미있는 대하소설이다. _ 제임스 래스던, 《가디언》
 
오스카 와일드의 재치, 우드하우스의 가벼움, 에벌린 워의 신랄한 풍자가 뭉친 만족스러운 소설이다.
_ 제이디 스미스, 《하퍼스》
 
아이러니가 아드레날린처럼 쓸고 지나간다. 패트릭은 이지력으로 자신의 곤경을 세련되고 명료하고 냉정하고 격언에 가까운 태도로 처리한다. 재치 있는 안식과 냉소적인 통찰, 문학적 재간으로 넘치는 소설이다. _ 피터 켐프, 《선데이 타임스》
 
세인트 오빈의 글이 가진 편안한 매력의 이면에는 맹렬하고 면밀한 지력이 있다. 인물 묘사에 동원되는 재치는 그것이 무의미한 귀족을 향하든 구제 불능의 마약 딜러를 향하든 감칠맛 나게 죽여준다. 세인트 오빈은 실의에 빠지고 지쳐 버린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분석할 때 완벽한 정신과 의사처럼 힘차고 신중하고 창의적이다. 이야기를 자아내는 능력으로 말하자면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나 독자를 매료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_ 멜리사 캣술리스, 《타임스》
 
세인트 오빈은 감정의 혼돈과 고조된 감각의 혼란, 지적 노력의 위압적 모순을 강력하면서도 미묘하게 전달함으로써 치유에 가까운 짜릿한 효과를 창출한다. _ 프랜시스 윈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나이 먹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가하는 잔인함에 대한 극도의 블랙 코미디. 증오에 차 있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솔직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지금까지 서평을 쓰며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에 눈을 뜨게 되었다. 걸작이다! _ 바노라 베넷, 《타임스》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눈부시고 충격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멜로즈 소설들은 훌륭한 풍자 문학이다. _ 《심리학 매거진》
 
나는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소설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독자들에게 그의 전작을 지금 당장 읽으라고 권하는 바이다. _ 데이비드 니콜스(<패트릭 멜로즈> 드라마 각본가)
 
세인트 오빈은 한 가족 전원을 현미경 아래 놓고,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복잡한 특징들을 드러내 보인다. 서사시적이면서 개인적이고, 처참하면서 코믹한 그의 소설은 모두 걸작이다. _ 매기 오패럴(『내 손을 처음으로 잡은 손』 작가)
 
 
 
 
책 속으로 ●
 
그래도 엘리너에게 데이비드는 영국의 이류 속물들이나 그들의 먼 사촌들과는 달라 보였다. 그들은 누군가 빈자리를 채우려고 급히 부를 경우에 대비하거나 주말을 보낼 준비를 하고 할 일 없이 빈들거리는 족속이었다. 그들은 자기들 것도 아닌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할아버지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추억이었는데, 사실은 그것마저 그들의 할아버지들이 살았던 방식과는 다른 것이었다. 엘리너는 데이비드를 만났을 때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데이비드에게서 이제는 이해심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그녀의 돈으로 자기가 누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생활 방식에 대한 환상을 실현하기 위해 기다린 것이라는 유혹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엘리너는 노력했다. 
_「1」, 19~20쪽
 
패트릭은 우물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손잡이가 금색인 회색 플라스틱 검을 들고 다랑이의 담 너머로 삐져나온 분홍색 쥐오줌풀 꽃을 획획 치면서 갔다. 회향풀 가지에 붙은 달팽이를 보면 검으로 가지를 내리쳐 떨어뜨렸다. 달팽이가 죽으면 얼른 짓밟고 달아났다. 코를 푼 것처럼 온통 눅진눅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죽은 달팽이를 보러 되돌아갔다. 등껍질이 깨져 무른 살에 들러붙은 것을 보고는 자기가 한 짓을 후회하곤 했다. 비 온 뒤 달팽이를 으깨 죽이는 건 공평하지 않았다. 달팽이는 물방울을 흘리는 잎 아래 생긴 작은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뿔을 뻗고 놀기 위해 나올 따름이었으니까. 뿔에 손을 대면 달팽이는 뿔을 움츠렸고 패트릭도 덩달아 손을 움츠렸다. 달팽이에게 패트릭은 어른과 같았다.  
 _「2」, 30~31쪽
 
패트릭은 포도즙 압착기 위에 이르자 아래를 보았다. 두 개의 강철 롤러가 맞물려 한 치의 틈도 없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았다. 포도즙으로 얼룩진 롤러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포도를 압착했다. 공중 통로 난간의 하단은 겨우 패트릭의 턱 높이였다. 무척 가까이 느껴지는 압착기를 내려다보며 사람 눈도 반투명의 무른 젤리로 이루어진 포도송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얼굴에서 눈이 떨어져 나가 압착기 롤러에 으깨질 것만 같았다.
_「2」, 40~42쪽 
 
데이비드는 아부를 만끽하는 동안에도, 거리낌 없이 재능을 낭비하는 이면에는 자기가 스타일의 혼합에 의존한다는 것과 평범한 재능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처음 발병한 류머티스 열은 암만 해도 자기가 유도한 것일지 모른다는 끊임없는 의심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자각은 소용이 없었다. 실패의 원인을 안다고 해서 실패가 축소되지는 않으니까. 그 대신 자기혐오는 자각 전 새까맣게 몰랐던 때보다 좀 더 복잡해지고, 좀 더 명료해졌다. 
푸가가 전개되는 중에 데이비드는 만족스럽지 않아서 중심 테마를 반복했다. 시작 멜로디를 진흙 사태 같은 우렁찬 베이스 음 아래 묻고 불협화음의 강렬한 질주로 그 진행을 망쳤다. 이따금 데이비드는 피아노를 칠 때 말투에 밴 풍자적 전략을 보류할 수 있었다. 그러면 데이비드에게 격분할 지경에 이르도록 괴롭힘과 놀림을 당한 사람들이라도 서재에서 가슴을 찢는 듯한 슬픈 음악 연주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런가 하면 데이비드는 사람들을 향해 기관총을 쏘듯 연주할 수도 있었다. 적개심을 집중시킨 연주를 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똑같이 몰인정할지라도 평범한 대화가 낫겠다고 생각하고 빨리 연주가 끝나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렇더라도 그 연주는 데이비드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했던 완강한 사람들의 뇌리에서조차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_「7」, 100쪽
 
데이비드는 유년기는 낭만적인 신화라는 주장에 의거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신화를 장려하기에는 너무 날카로운 혜안을 가졌던 것이다. 어린이는 약하고 무지한 미니 어른이기 때문에 약하고 무지한 면을 교정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극을 받아야 했다. 위대한 줄루족 전사였던 차카왕이 투사들에게 가시덤불을 밟아 짓이기게 해서 발을 단련시키는, 아마 일부는 분개했을, 훈련을 시켰듯이 데이비드는 아들에게 실망의 굳은살을 박이게 해서 초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할 작정이었다. 결국 데이비드가 아들에게 줄 게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
패트릭이 태어났을 때 데이비드는 아들이 엘리너에게 위안 또는 영감이 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방심하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했다. 엘리너는 결국 패트릭의 ‘지혜’에 대한 어렴풋한 믿음에 스스로를 맡겼다. 그 지혜라는 자질이 대소변을 가릴 줄도 모르는 아들에게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엘리너는 종이배에 아들을 태워 강물에 띄우고는 공포와 죄의식으로 지쳐 주저앉았다. 아내와 아들이 서로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주 자연스러운 우려보다도 더 중요했던 건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아들의 백지 같은 의식이었다. 예술가적 손가락으로 말랑말랑한 진흙을 빚는다는 생각은 데이비드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_「7」, 103~104쪽
 
브리짓은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무화과를 집어넣었다. 그때 갑자기, 나중에 배리에게 “마치 그 사람이 내 자궁에 주먹을 밀어 넣는 것 같은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었어”라고 묘사한 무엇을 데이비드에게서 느꼈다. 브리짓은 무화과를 삼켰지만, 갑판의자에서 일어나 데이비드에게서 더 멀리 떨어지고픈 신체적 욕구를 느꼈다. 
_「8」, 129쪽
 
소설가가 왜 실재하지 않는 인물들을 만들어 내고,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게 하는지 자문할 때가 있는 것처럼, 철학자도 왜 사실이 그러함에 틀림없음을 결정하기 위해 있을 수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는지 자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자기의 연구 주제에 소홀했던 빅터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필연에 이르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에는 전적인 확신을 갖지 못했다. 
_「9」, 135쪽
 
엘리너는 브리짓이 무화과를 받는 것을 바라보며 익숙한 파멸의 느낌이 들었다. 데이비드가 남에게 자기 뜻을 강요하는 것을 보고 엘리너는 자기가 얼마나 자주 강요당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너의 두려움의 근원은 패트릭을 임신한 날 밤의 파편 같은 기억이었다. 엘리너는 본의 아니게 콘월에 있는 집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늘 축축하고 늘 잿빛이어서 뭍보다는 대서양에 더 속하는 곳이었다. (…)
브리짓은 무화과를 조금 입에 물고 깨지락거렸다. 앤은 브리짓을 지켜보면서 여자라면 누구든 언제고 자문할 때가 있기 마련인, 내가 눈감고 참아야 하나? 라는 해묵은 물음을 머리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눈감고 참아야 하나? 앤은 브리짓을 어느 동양 폭한의 발치에 축 늘어져 있는, 목걸이를 단 노예로 생각해야 할지, 점심에 먹지 않고 남기려는 애플파이를 먹도록 강요당하는 반항적인 여학생으로 생각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_「11」, 192~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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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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