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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씨 HAG-SEED

  • 저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 총서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 역자 송은주
  • ISBN 978-89-7275-848-8
  • 출간일 2017년 11월 30일
  • 사양 432쪽 | 137*207
  • 정가 14,500원

마거릿 애트우드가 다시 쓰는 『템페스트』,
복수와 구원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이자
예술의 힘에 바치는 가장 강력한 찬사 『마녀의 씨』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셰익스피어 시리즈

“하지만 내 <템페스트>는 그대로 진행되겠지?” 이미 그는 애걸하고 있었다. “적어도 그것만큼은?” 그가 만든 최고의 창작품, 그의 경이로운 보물이 박살 났다. 바닥에 짓밟혔다. 지워졌다.
“유감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은 깨끗이 중단시키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제작은 중단될 겁니다. 감독님 물건은 사무실에서 차로 내가시면 됩니다. 어쨌거나 준비가 되시면 저한테 감독님의 출입증을 주셔야 합니다.” 토니가 말했다.
_ 3장 찬탈자// 41쪽

 

문을 열어 본다. 한때 썼던 여우 머리 달린 단장, 마법사의 지팡이가 있다. 그의 마법 의상도 구석에 처박혀 걸려 있다. 그의 패배의 망토, 익사한 자아의 죽어 버린 겉껍질.
아니, 죽은 게 아니다. 바뀌었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박명 속에서 저절로 변모하며 천천히 살아났다. 그는 잠시 그런 생각에 잠긴다. 이제는 먼지가 좀 내려앉은 줄무늬와 황갈색, 얼룩무늬와 검은색, 파란색, 분홍색, 초록색의 동물 봉제 인형의 가죽들이 있다. 수많은 구슬 눈알들이 수면 아래 어둠 속에서 그를 향해 눈을 반짝인다.
그는 10년 전 그 반역과 분열의 시간 이후로 한 번도 망토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내버리지도 않았다. 계속 때를 기다리며 보관해 두었다.
아직은 입을 때가 아니다. 아직은 그 순간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곧 때가 오리라고 거의 확신한다.
_ 9장 진주로 된 눈// 97~98쪽

 

의상을 갖춰 입고 나니 배우들은 한층 활기가 넘쳤다. 그들에게 연극이 진짜가 되어 가고 있다. 그들은 이제는 배우 휴게실로 이름을 바꾼 2번 방의 거울 앞에서 여러 각도로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보고, 오만상을 쓰기도 하고, 대사를 연습해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가 가르쳐 준 대로 워밍업을 하는 것이다.
강낭콩 옆 빈 콩깍지는 완두콩 깐 빈 콩깍지이고, 완두콩 옆 빈 콩깍지는 강낭콩 깐 빈 콩깍지이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회, 회, 회, 회개하라! 프, 프, 프, 피해! 평화! 스, 스, 스, 사랑스러운 정령들이여! 오, 오, 오, 완벽해! 노래를 맡은 사람들은 앤마리에게 배운 대로 노래를 부르며 목청을 가다듬고 있다. 옴 옴 옴! 뼈들이여! 사라져라! 종을 울려라!
_ 28장 마녀의 씨// 248~249쪽

 

프레디는 어둠 속에서 팔을 강제로 등 뒤에 붙잡힌 채 휘청거리며 걸어간다. 양쪽으로 사람이 붙어서 그를 몰아간다. 그가 입을 연다. “당신들 실수하는 거예요. 얘기 좀 할 수 없나요? 우리 아빠는 장관…….” 누군가의 손이 후드 밖으로 나온 그의 입을 막는다.
“그래, 우리도 네 애비가 누군지 다 알아. 법무부 장관이지. 염병할 놈! 벼락이나 맞아 뒈져라! 지금쯤은 끝장이 났을걸.”
“뒈져서 쭉 뻗었지.”
“맞아. 완전히 끝났어.”
프레디는 말을 하려 하지만 입이 천으로 막혀 있다.
문 열리는 소리. 프레디는 안으로 떠밀려 들어간다. 그의 양어깨를 떠밀어 앉힌다.
문 닫히는 소리. 후드를 벗어도 되나? 그럴 수 있다. 양손은 자유롭다. 머리에 쓴 것을 벗는다.
_ 35장 값지고 신비한// 312~313쪽

 

“라디오 방송국 전파가 잡히나 봐요. 제 헤드폰으로요. 노랫소리 같은 게 들려요.” 8핸즈가 말한다.
“어떤 노래인데?” 필릭스가 묻는다.
“희미하지만, 잠시만요. 좋아요. ‘흥겹게, 흥겹게’ 이래요.”
“‘흥겹게, 흥겹게, 내가 아직 살아 있다면, 가지 위에 활짝 핀 꽃구름 아래’ 말인가?” 필릭스가 묻는다. 미란다가 다시 대사를 불러 주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리엘의 헤드폰 속으로 스며들다니, 영리하기도 하지! 하지만 대본을 헷갈린 모양이다. “그 부분은 벌써 했잖아. 비디오에 있어.” 그가 딸을 위해 그렇게 말해 준다. 그들은 빤다는 말을 빼느라고 약간만 바꾸었을 뿐 아리엘의 원래 노래를 그대로 썼다. 벌이 꿀을 빠는 곳에서, 나도 빠네.
8핸즈가 말한다. “아녜요, 그게 아니에요. ‘흥겹게, 흥겹게, 흥겹게, 흥겹게, 인생은 꿈일 뿐이라네’예요.”
필릭스는 소름이 쫙 끼쳤다. 목덜미의 털이 곤두섰다. “딸애한테 불러 주던 노래인데.”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_ 39장 흥겹게, 흥겹게// 347~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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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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