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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The Doll (2011)

  • 저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 총서 대프니 듀 모리에 걸작선
  • 역자 변용란
  • ISBN 978-89-7275-163-2
  • 출간일 2020년 03월 27일
  • 사양 328쪽 | 126*188
  • 정가 14,000원

“눈부시게 화려한 모음집”_《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의 원작자, 서스펜스의 여제 대프니 듀 모리에
70년간 사라졌던 전설의 작품 「인형」 외 초기 걸작 단편 복간!

방 밖에서 들려온 발소리에 제인은 약간 전율을 느끼며 창문에서 돌아보았다. 거스리였다. 그는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며 바람 소리가 시끄러우니 창문을 닫으라고 명했다. 두 사람은 소리 없이 옷을 벗고 좁은 침상에 나란히 말없이 누웠다. 아내의 온기가 느껴졌지만 거스리의 마음은 그녀와 함께 있지 않았다. 그의 생각은 껍데기만 아내 곁에 갇혀 있을 뿐 알맹이는 어둠 속으로 달아났다. 제인은 그가 떠나감을 느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차가운 남편의 손을 밀어내고서 그가 들어올 수 없는 자신만의 꿈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서로의 품 안에서 함께 잠들었으나, 영혼이 사라지고 잊힌 지 오래된 무덤 속의 죽은 생명들처럼 따로따로였다.

_13∼14쪽, 「동풍」에서

 

예지력을 지닌 듯 광기 서린 그녀의 눈동자는 너무 많은 것을 꿰뚫어 보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여, 스스로 그 눈빛에 빠져든 사람은 결코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과도 같았다. 그녀를 본 순간부터 나는 파멸할 운명이었다.

_31쪽, 「인형」에서

 

“달링, 이 순간을 위해 우리가 7년을 기다렸다는 걸 생각해봐.” 그가 속삭였다. “드디어 단둘이만 있게 됐어, 진짜 우리 둘만. 나도 더는 못 기다렸을 거야.”

“맞아,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이야말로 평생 가장 낭만적인 순간 아닐까?”

두 사람은 몇 분 더 앉아 있었다.

“난 텐트로 들어갈래.” 여자가 말했다.

여자는 모습을 감췄고, 남자는 밖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은 덜덜 떨렸다. ‘내 평생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야’라고 그는 생각했다.

갑자기 불어온 돌풍이 그의 머리칼을 휘날렸다. 숲에서 후드득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고, 머리 위에 뜬 구름은 소리 없이 빠른 속도로 한바탕 쏟아낼 듯 낮아졌다.

“달링.” 부드럽게 여자가 그를 불렀다.

그는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또 한 번 돌풍이 황야에 휘몰아쳤고 곧이어 폭우가 쏟아졌다.

2분 뒤 텐트가 무너졌다.

_114∼115쪽, 「절망」에서

 

그녀는 간절한 마음으로 상기되어 새파란 눈동자를 밝게 빛내며, 벨벳 재질의 베레모를 옆머리에 살짝 얹은 채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어머니, 어머니, 달링, 돌아와서 정말 행복해요, 정말 지독하게 행복해요!” 그러나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거의 실망으로 경악한 듯 그녀를 쳐다보더니, 이내 화가 나고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_147∼148쪽, 「집고양이」에서

 

“잘 있어, 달링.” 친구에게 애정이 깃든 키스를 하며 말했지만, 얼룩덜룩 일그러진 친구의 얼굴은 그녀의 내면에 깔깔 웃고 싶은 미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나 어쩜 이렇게 못됐지?’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래서 무언가 위로가 될 만한 작별 인사를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녀는 30분만 지나면 남편과 함께 있을 테고, 그에게 착 달라붙어서 자신을 모두 잊고, 다른 사람 걱정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술에 취해 아무렇게나 즐기고 있을 것이다. 문가에 서서 그녀가 얼굴을 환하게 빛내며 행복하게 말했다. “괜찮아. 오래가는 아픔은 없어.”

_202쪽,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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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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