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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선집 06) Narziss und Goldmund

  •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 총서 헤르만 헤세 선집
  • 역자 윤순식
  • ISBN 978-89-7275-629-3
  • 출간일 2013년 05월 31일
  • 사양 496쪽 | -
  • 정가 12,000원

지성을 대표하는 수도사 나르치스는 매사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자세를 취하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학문적인 깊이로 삶의 진리와 신에 다가가려 한다. 그 수도원에 어느 날 골드문트라는 감성이 남다른 학생이 들어오게 된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의 학문적 깊이에 열등감을 느끼지만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감성적 잠재력을 알아보고 두 사람은 기질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친교를 맺게 된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나르치스를 자신의 스승으로 생각하지만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에게 두 사람의 차이는 기질에 차이에 불과하며 골드문트가 지닌 감성의 힘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 깨우쳐 준다. 골드문트의 기억 속에 억압되어 있던 자유분방한 어머니의 영향력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나르치스를 통해 깨닫게 된 골드문트는 자신의 기질을 올바로 인식하고 수도원을 떠나 방랑과 편력의 길을 떠난다.
수도원에 있을 때 죄악시하던 여자들과의 육체적인 사랑을 통해 자유분방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한 골드문트는 스스로를 억압했던 윤리 도덕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랑 속에서 영혼을 키워 나가는 한편 흑사병의 창궐로 지옥도처럼 펼쳐지는 세상의 풍경과 그 속에서 만난 길동무들과 두 번의 살인, 유대인 학살 등을 목격하며 삶의 희노애락을 깊이 있게 받아들인다.
골드문트는 어느 날 우연히 한 조각상을 보고 그것을 통해 예술의 깊이 있는 표현력에 대해 감명을 받고 장인 조각가 니클라우스를 찾아간다. 어렵게 그의 밑에서 작품을 맡게 된 골드문트는 자신의 모든 경험을 응축시킨 걸작을 만들고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꿰뚫어본 니클라우스한테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것을 제안받지만 직업으로서의 예술에 관심이 없는 골드문트는 약속된 밝은 미래를 버리고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다시 방랑의 길로 접어든다.
총독의 애첩 아그네스와 간통을 저지르다가 발각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골드문트는 사형 집행 전날 자신의 고해성사를 위해 도착한 신부가 나르치스임을 알게 되고 나르치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수도원장의 자리에 올라 있는 나르치스는 골드문트를 수도원으로 데려오고 그에게 작업실을 제공한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가 깨우쳐 준 어머니와 그가 사랑했던 모든 여인들의 이미지를 집약한 마리아 상을 제작한다. 그리고 마리아 상을 통해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방랑과 편력이 그의 삶과 행복하게 일치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늙어서 기력이 떨어진 골드문트는 삶에 대한 아무런 회한도 없이 친구 나르치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최후의 시간을 맞이한다.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헤세의 작품 연보에서 '문학적 개가(literary triumph)'로 간주되는 작품이다. 헤세가 창작 생활의 말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데미안>과 더불어 헤세의 명성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다. 한때 <지와 사랑>이라는 내용과 정확히 부합하지는 않는 의역된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책의 두 주인공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지성과 감성, 종교와 예술, 학문과 자연, 아폴론적인 질서와 디오니소스적인 광휘의 속성으로 대립된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기질적으로 다른 두 사람이 삶을 바라보고 택한 길은 서로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진리라는 하나의 지점을 향해 다른 길을 걸은 것이라는 사실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우정으로 깨닫는다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시간적 흐름은 상당히 모호하다. 흑사병이 창궐하는 장면 때문에 중세로 짐작되지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나누는 철학적 담론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이야기 자체의 플롯이 상당히 구체적이긴 하지만 헤세가 역사적인 정확성이나 시간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한 것은 이 책을 이야기 위주의 사실적인 소설로보다는 일종의 철학소설로 읽어야 함을 알려준다.

골드문트의 방랑을 중심으로 놓고 보자면 이 소설의 주요 테마도 헤세의 대부분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찾아가는 방랑자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크눌프, 싯다르타, <데미안>의 에밀 싱클레어, <황야의 늑대>의 하리 할러 등과 마찬가지로 골드문트도 자기실현을 위한 방법으로서 방랑을 택하고 길 위에서의 수많은 만남을 통해 어떤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방랑자 계열의 헤세의 모든 소설 중에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연도순으로 보면 가장 나중에 발표된 작품이다. 그런 만큼 헤세의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와 치열한 구도의 과정이 총망라되어 있는 헤세의 방랑자 소설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사유의 깊이와 이야기의 단순성과 명확성,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두 주인공의 뜨거운 사랑과 우정은, 내용(관념)과 형식(플롯)이 행복하게 결합된 헤세의 걸작으로 이 소설을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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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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