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음악가 클라이브 린리와 수준 높은 신문 '더 저지'의 편집국장 버넌 핼리데이, 그리고 차기 총리감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외무장관 줄리언 가머니. 도저히 한곳에서 만날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사랑한 한 여인의 장례식을 계기로 만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이러한 서두가 암시하듯 섬뜩한 심리 스릴러로서의 구성을 보이는 이 소설은 남성의 심리, 편집증, 위선, 성적인 질투심과 냉혹한 경쟁의식, 강박적인 성취욕 등 현대인의 병적인 정신상태를 예리하면서도 블랙 코미디 식으로 해부한 작품이다. 다소 심각한 주제를 가벼운 문장으로 탄탄한 구성 속에 담아낸 1998년 부커상 수상작.
저자 : 이언 매큐언 Ian Russell McEwan
1948년 영국 햄프셔 지방의 군사 도시인 앨더샷에서 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근무했던 독일, 트리폴리, 싱가포르의 구사기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북아프리카에서 몇년간 살기도 했다. 그 후 영국으로 돌아와 서섹스 대학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은 이스트 잉글리아 대학의 창작 프로그램에 등록을 한 뒤부터이다. 그곳에서 소설가 맬콤 프래드버리와 앵거스 윌슨의 지도를 받았으며, 졸업 논문으로 쓴 단편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 First Love Last Rites>으로 1976년 서머셋 모옴 상을 수상했다. 그 후 세계 많은 비평가들에게 주목받는 소설가로 부상했으며, 1998년 <암스테르담 Amsterdam>으로 부커 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독일의 셰익스피어 상을, 2003년에는 소설 부문에서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상을, 2004년에는 산티아고 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 <시멘트 가든 The Cenment Garden>(1978), <이방인의 위안 The Comfort of Stranger>(1981), <따라하기 The Imitation Game>(1981), <우린 죽게 되는 걸까 Or Shall We Die?>(1983), <농부의 오찬 The Ploughman's Lunch>(1985), <어린 시절 The Child in Times>(1987), <순수한 사람들 The Innocent>(1989), <새콤 달콤 Sour Sweet>(1989), <검은 개들 Black Dogs>(1992) 등이 있다. 이 밖의 작품으로 <공상가 The Daydreamer>(1994), <영원한 사랑 Enduring Love>(1997), <암스테르담 Amsterdam>(1998), <속죄 Atonement>(2001), <토요일 Saturday>(2005)과 단편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 First Love Last Rites>, <시트 사이 In Between the Sheets>(1987) 등이 있으며, 그의 소설 중 일부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역자 : 서창렬
1961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문학사상사, 두산동아 등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 마리 눈먼 쥐>, <토미노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캔디>, <여자의 선택>, <제3의 바이러스> 등이 있다.
저명한 음악가 클라이브 린리와 수준 높은 신문 [더 저지]의 편집국장 버넌 핼리데이, 그리고 차기 총리감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외무장관 줄리언 가머니. 도저히 한곳에서 만날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그들이 사랑한 한 여인의 장례식을 계기로 만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도저히 한 곳에서 만날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그것도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서두가 암시하듯, 섬뜩한 심리 스릴러인 이 소설은 남성의 심리, 남성의 편집수, 위선, 성적인 질투심, 냉혹한 경쟁의식, 강박적인 성취욕 등 현대인의 병적인 정신상태를 예리하게, 그리고 블랙 코미디적으로 해부한 작품이다. 클라이브, 버넌, 가머니 이 세 사람은 그들이 장례식장에서 함께 추도한 몰리라는 여인의 정부였다. 전반부에 클라이브와 버넌의 직업과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이야기는몰리가 죽고 난 후, 몰리가 찍은 가머니의 변태적인 사진들이 버넌의 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여자 복장을 하고서 몰리의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 변태적인 가머니의 사진을 버닌 자신이 편집국장으로 있는 신문 1면에 톱 기사로 내보내기로 하면서 세 사람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증폭된다. 한편, 버넌의 예상과는 달리 가머니의 부인은 가머니의 변태행위를 옹호하고 나서는데, 그녀는 남편의 변태행위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이 가족의 이해 하에 행해지는 일종의 의식과 같다는 점을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를 통해 알림으로써 버넌을 타락한 도덕의식과 한탕주의적 센세이셔널리즘에 물들어 있는 인물로 추락시켜 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일을 계기로 클라이브와 버넌의 우정은 틀어지기 시작해 두 사람은 서로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지는 이전투구를 벌이게 된다. 버넌은 자신의 음악적 악상을 방해받지 않으려고 한 여인이 강간범에게 당하는 현장을 모른 체한 클라이브의 철면피함을, 클라이브는 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언론이란 매체를 통해 난도질하려한 버넌의 이기주의를 공격하며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된다. 소설의 말미에 이르러 두 사람은 암스테르담으로 떠나게 되는데 이들이 무엇을 하러 가는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의외의 결말에 이르게 된다. 두 사람은 우정을 담보로, 암스테르담의 특이한 의료체계를 이용해 서로를 독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이처럼 이안 맥완은 다소 심각한 주제, 특히 사적인 야망과 공적인 책임 사이의 갈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필치로 정묘한 구성 속에 담아낸다. 총 5부로 나눠 군말없이, 중언부언 없이, 사족 없이 이러한 주제들을 담아내는 그의 역량은 부커상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상이 아님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