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미스터리의 고전, 전미 도서상 수상!
대프니 듀 모리에는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되는 영국의 여성 작가이다. 미국 미스터리 작가협회로부터 그랜드마스터 상을 받기도 했다. 1938년에 출판된 『레베카』는 그녀의 다섯 번째 소설이자 대표작으로 발간 후 영국에서만 28쇄를 거듭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그해 미국 도서판매상협회가 선정하는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다. 공포 소설에 심리적 기법과 로맨스 요소를 가미한 『레베카』는 영국 고딕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섬세한 내면 묘사와 치밀한 사건 전개, 그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초판 발행 후 70년 이상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책으로 유명하다. 전기 작가인 마거릿 포스터는 듀 모리에의 작품들이 ‘대중 소설의 모든 기준을 만족시키면서도 정통 문학으로서 손색이 없다’며 ‘팝과 예술의 경계에 선 작품들’이라 평가했으며 평단과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그동안『레베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연극, 라디오 및 드라마가 여러 차례 제작되었다. 이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40년,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동명의 뮤지컬 공연이 연일 화제에 오르며 원작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대프니 듀 모리에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되는 영국의 여성 작가. 1907년, 유명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대프니 듀 모리에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에 몰두했으며 런던과 파리에서 교육을 받았다. 19세부터 시와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1931년에는 첫 장편소설 『사랑하는 영혼』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뒤이어 나온 세 작품 『자메이카 여인숙』 『프렌치맨 크릭』 『레베카』는 모두 대성공을 거두었다. 1938년에 출판된 『레베카』는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다섯 번째 소설이자 대표작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해 미국 도서판매상 협회가 선정하는 전미 도서상을 받았고 출간 후 4년 동안 영국에서만 28쇄를 거듭할 만큼 사랑받았다. 그로부터 70년 이상이 흐른 지금까지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메이카 여인숙』 『프렌치맨 크릭』 「새」 등의 대표작들과 함께 영화, 연극,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1969년 대프니 듀 모리에는 문학적 공헌을 인정받아 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받았다. 1977년에는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로부터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기도 했다. 1989년, 81세를 일기로 콘월의 자택에서 사망했다.
옮긴이 이상원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인문학 글쓰기’와 ‘말하기’ 강좌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와 번역서『살아갈 날들을 위한 부』『아버지와 아들』『콘택트』『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독서의 탄생』『성서 그리고 역사』『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유린되고 타버린 모든 것』등이 있다.
화려한 저택 이면에 감춰진 죽음의 미스터리, 조금씩 다가오는 일상의 공포
세상천지에 혈연 하나 없이 하녀와 마찬가지 생활을 하던 ‘나’는 어느 날 잘생기고 돈 많은 귀족 남성 맥심을 만난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서둘러 결혼을 하고, ‘나’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으로 갑작스러운 변신을 한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맨덜리에는 여전히 죽은 전 부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운동 실력, 사교성을 두루 갖춘 레베카는 전형적인 귀부인이었고, 그에 비해 ‘나’는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미숙한 존재였다. 게다가 레베카를 어릴 적부터 돌봐온 댄버스 부인은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드러낸다. ‘나’를 난처하게 만드는 계략을 꾸미고 맨덜리를 떠날 것을 강요한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알 수 없는 공포 때문에 점차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 나. “산 사람과는 싸울 수 있지만 죽은 사람과는 그럴 수가 없는” ‘나’는 나날이 움츠러드는 한편 전 부인을 잊지 못한 맥심이 자신을 떠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러다 어느 날 레베카의 죽음과 관련된 엄청난 진실을 마주하는데…….
『레베카』에는 상반된 환경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여자와 한 남자, 그리고 저택 한 채가 등장한다. 이야기의 주요 배경인 맨덜리 저택은 소설 속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나’의 눈에 비친 저택의 화려한 모습, 규칙적인 일상, 저택을 지키는 하인들과 댄버스 부인까지 모든 것이 죽은 레베카에게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침실, 서재, 식당, 정원 등 ‘나’의 발길이 닿는 집 안 곳곳에 레베카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레베카의 죽음’에 대해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나’는 점차 맥심의 사랑을 의심하게 되고 레베카를 향한 댄버스 부인의 과도한 집착과 애정이 조금씩 숨통을 조여오는 순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맨덜리의 이면에 비밀스럽게 감춰져 있던 공포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건 여자의 불안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
소심하고 수줍은 성격의 ‘나’는 자기표현에 익숙하지 않아 맨덜리의 안주인 노릇을 하는 데 애를 먹는다. ‘나’는 하루하루 시험대 위에 오르는 기분으로 버텨간다. 『레베카』는 사랑에 빠져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한 여자의 내면을 바로 옆에서 훔쳐보는 듯 실감 나게 보여준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대저택에서 누리는 풍족한 일상 속으로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가 파고드는 순간 위태로운 사랑의 전주곡이 울려 퍼지고 그 안에서 행복과 고독을 동시에 맛보는 ‘나’의 복잡한 심경 변화가 놀랄 만큼 섬세하게 그려진다. 여성 작가 특유의 치밀한 심리 묘사는 『레베카』가 세월을 뛰어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 2013년 화제의 뮤지컬 <레베카>를 있게 한 불멸의 원작!
1940년,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만든 영화 <레베카>는 대체로 원작 소설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제작사 측의 의견이 반영되어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영화를 미리 접한 독자라면 그 차이를 직접 비교해가며 읽는 맛이 꽤 쏠쏠할 것이다. 로렌스 올리비에, 조안 폰테인, 주디스 앤더슨 등 당시 최고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그해 아카데미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밖에 『자메이카 여인숙』, 『프렌치맨 크릭』, 「새」 등이 영화로 제작되어 대프니 듀 모리에의 명성을 한층 드높여주었다. 올 초, 국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뮤지컬 <레베카>는 대부분 영화의 각색을 따르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나’의 한층 당당해진 모습이다. 원작과 달리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전개와 결말이 또 다른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는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맨덜리 저택의 위압적이고 오싹한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세밀하게 내면을 파고드는 공포와 정통 미스터리를 맛볼 수 있는 원작 소설 『레베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