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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의 우울 シャルロットの憂鬱

  • 저자 곤도 후미에 지음
  • 역자 박재현
  • ISBN 978-89-7275-822-8
  • 출간일 2017년 05월 30일
  • 사양 264쪽 | 128*188
  • 정가 12,000원

경찰견(이었던) 샤를로트와 함께?
우리 이웃의 소소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평화로운 일상 미스터리

샤를로트는 대개 착했지만, 때때로 나쁜 아이였다.
삼촌이 말한 것처럼 훈련이 잘돼 있었다. 산책을 나가도 내 곁에 착 붙어 보폭에 맞춰 걸었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사람도 곧 샤를로트의 영리함에 놀랐다. 
하지만 영리하다는 건 교활한 짓도 금방 배운다는 뜻이기도 했다.
샤를로트는 곧 알아챘다. 이 집에서는 경찰견 때처럼 모든 지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차에서 내려 도그 런까지 데려가 목줄을 풀어주자 자유로워진 샤를로트는 기쁜 듯 깡충깡충 뛰었다. 공을 던지면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며 공을 가지러 달려갔다가 우리에게 가져왔다.
덩치는 커도 개치고는 겁이 많아서 친한 아이에게는 먼저 다가가 인사하지만, 으르렁거리거나 짖기라도 하면 한달음에 도망쳤다.
작은 토이푸들이 컹 하고 짖는 순간, 깽 하고 비명을 지른 적도 있다.
셰퍼드는 당연히 늠름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와 고스케는 배를 잡고 웃었다. 겁 많은 점이 오히려 우리 같은 초보 주인에게는 참으로 다행이었다. 대형견은 도그 런에서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반격하는 아이였다면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을 것이다.
_ 샤를로트의 우울 | 14~15쪽

 

처음엔 나도 고스케도 이런 큰 개를 집 안에서 키우는 데 주저했다. 그러나 함께 지내보니 샤를로트를 밖에 묶어 두는 건 가족을 집 밖에 팽개치는 것처럼 몹시 불편한 일이었다. 가족이기에 언제나 함께 있는다. 안전하게 시선이 닿는 곳에, 어린애를 하루 종일 마당에 두지 않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아직 일본에서는 ‘큰 개는 마당에서 키운다’는 이미지가 강해 ‘실내견’이라고 하면 놀라지만, 거칠지도 않고 대소변도 잘 참는 아이라 실내에서 키워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저 청소기를 돌리지 않으면 소파나 카펫이 개털 범벅이 되는 정도랄까. 
그렇게 실내견 생활을 만끽하는 샤를로트지만, 좋은 계절,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마당에서 기분 좋게 햇볕을 쬔다.
_ 샤를로트의 친구 | 34쪽

 

개를 키우면 친구가 많아진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동물 병원 수의사나 미용사에 그치지 않는다. 산책을 가면 다른 개를 만나게 되는데, 그중에는 물론 다른 개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지만, 대다수의 개는 개를 좋아한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듯.
관심을 보이고 인사를 나눈다. 친구가 될 것 같으면 잠시 놀아본다. 개들이 그러고 있는데, 사람이 잠자코 외면할 리 없다.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고 날씨 이야기를 꺼낸다.
게다가 개를 키우는 사람은 당연히 개를 좋아한다. 비록 다른 사람이 키우는 개일지라도 놀고 싶고, 만지고 싶다. 나도 그렇고 상대도 그렇다. 
자연히 개가 많은 시간에 공원에 모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도그 런이나 애견 카페에 함께 가기도 한다. 사람들만 모이기도 한다. (…)
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_ 샤를로트의 남자 친구 | 69~70쪽

 

“그럼, 산책 나갈까?”
그렇게 말을 꺼내자 샤를로트는 꼬리를 크게 흔들었다. 
입을 벌리고 웃는 얼굴이 되었다. 
개를 키울 때까지는 개가 이토록 표정이 풍부한지 몰랐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만큼 인간보다 쉽게 알 수 있다. 
_ 샤를로트와 고양이 집회 | 135~136쪽

 

그는 새끼 고양이를 힐끔 보고 입을 열었다.
“먼저 묻겠습니다. 이 아이는 길고양이죠. 이 아이를 도운 뒤 어쩌실 생각이신지요?”
내가 말을 꺼내기 전에 고스케가 대답했다.
“키워줄 사람을 찾아볼 겁니다. 만일 찾지 못하면 우리가 키울 생각입니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데려왔으니 어쩔 수 없다. 다행히 우리 둘 다 고양이 알레르기는 없고, 비록 작아도 단독주택에 산다. 장해가 될 것은 없다.
선생님은 안도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안심했습니다. 때때로 계시거든요, 다친 길고양이를 데리고 와도 그 아이는 키울 수 없다, 치료비도 낼 수 없다고 말하시는 분이요.”
그럴 경우엔 선생님도 곤란할 것이다. 선의만으로 치료할 수는 없으니.
_ 샤를로트와 고양이 집회 | 151~152쪽

 


침대에 누워 옆을 톡톡 두드리자 샤를로트는 침대로 올라왔다.
내 몸에 바짝 붙어 엎드려 방글 웃는 얼굴을 했다. 눈을 반짝이며 너무도 기쁜 것 같았다.
— 정말 이러고 싶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샤를로트의 체온이 몸으로 전해졌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침실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어”라고 말하자 개를 좋아하는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때는 샤를로트가 외로워하면 함께 자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외로운 것은 인간이다. 체온이 높고 멋진 털을 가진 동물과 함께 자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라 그 유혹을 뿌리치는 데는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걸.
_ 샤를로트와 고양이 집회 | 187~188쪽

 

“저 아이, 빌릴 수 있을까요?”
“네?”
내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졌다.
“아니, 요전에 저희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조심성도 없고 겁도 많아서 2, 3개월이라도 좋으니 집 지키는 개로 빌렸으면 하는데요. 그게 어려우면 때때로……”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샤를로트는 우리 가족이다. 때로 제사나 여행 등 부부가 같이 집을 비워야 하는 사정이 있을 때만 동물 병원이나 훈련 학교에 맡기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태연히 맡기지는 않는다. 
“저…… 죄송하지만 그 부탁은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개는 소중한 가족이라 모르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건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
_ 샤를로트와 사나운 개 | 205쪽

 

“강아지, 만져봐도 돼요?”
나는 대답했다.
“물론이야.”
샤를로트를 앉히자 그는 샤를로트를 꼭 끌어안았다. 만진다고 해서 가슴이나 머리를 쓰다듬을 줄 알았기에 조금 놀랐다. 그러나 샤를로트는 얌전히 그대로 있었다.
샤를로트를 놓아준 소년은 상당히 차분해진 얼굴이었다.
그는 꾸벅 머리를 숙였다.
“감사했습니다.”
_ 샤를로트의 집 지키기 |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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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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