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1 / 0

닫기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다운로드
표지 이미지 보도 자료

굽이치는 달 蛇行する月 (2013)

  • 저자 사쿠라기 시노 지음
  • 역자 양윤옥
  • ISBN 978-89-7275-737-5
  • 출간일 2015년 06월 05일
  • 사양 244쪽 | 127*188
  • 정가 12,000원

나오키상 수상작 『호텔 로열』의 작가 사쿠라기 시노를 다시 한 번 주목받게 한 걸작 연작소설집

 

 

“이런 게 행복이라면 나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알게 모르게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당신, 상처를 준 스스로를 좀처럼 용서할 수 없는 당신, 수년 수십 년이 흘러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서 고통스러운 당신. 그러나 실은 누구보다 상처투성이인 당신을 위한 소설이 제 손에 들려 있습니다. ‘조용히, 그리고 평온하게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것을 일깨워줄 소설을 당신의 책상 위에 두고 갑니다.
_ 김숨(소설가)

 

 

1984 기요미
내 인생을 바쳐야 할 것은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없는 것보다 나은 남자’에게 온몸을 던져 의지할 수는 없다. 쓰레기통 속의 둘둘 말린 열성의 잔해가 자기 자신인 것만 같아서 기요미는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전통요리 호텔 가구라>에서 일하는 도다 기요미. 연회장에서는 끊임없이 허벅지며 엉덩이가 만져진다. 이제 지쳤다. 하지만 어디로도 갈 수가 없다. 수험을 앞둔 여동생과 기도회에 다니는 어머니, 이따금 편지를 주고받는 남자친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밤, 고등학교 때 도서부 친구 준코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나, 실은 지금 도쿄에 가려고.”

 
1990 모모코
준코와 함께 있으니 어디에도 모모코의 자리는 없는 것만 같았다. 다다미 바닥에 일어난 거스러미를 쳐다보고 있기도 거북살스럽고, 그렇다고 창문을 내다보면 바람에 흔들릴 일도 없는 팬티며 브래지어가 매달려 있다. 이런 게 준코의 행복이라면 자신은 바다 위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카페리 <시러브호>의 승무원 후지와라 모모코. 승선일이 겹치면 기타무라와 살을 맞댄다. 그는 육지에 처자를 두고 있는 남자다. 질투와 쾌락 사이에서 허덕이던 모모코는 문득 고등학교 때 도서부 친구 준코에게서 받은 연하장을 떠올린다. <나는 지금 무척 행복해.>
 
 
1993 야요이
내 안에 없는 사람이 되는 것과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는 것. 살아서 헤어지는 것과 죽은 사람으로 치는 것. 서로 간에 어느 쪽이 편한지는 앞으로 시간과 세월을 들여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다. 어찌 됐건 오늘로 야요이 안에서 교이치로는 없어지게 된다.
 
화과자점 <행복당>의 여주인 후쿠요시 야요이. 남편이 자취를 감춘 뒤로 어떻게든 가게를 재건하는 일에만 매달려왔다.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사라진 어린 점원 아가씨를 소개해준 아버지의 친구에게서 갑자기 편지가 도착한다. <두 사람은 이곳에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0 미나에
기미가 번진 뺨, 눈과 입에 퍼진 주름이 준코의 현재 삶을 말해주고 있었다. 피부 손질도 못 하고, 유행 따라 옷 한 벌 못 사는 십여 년이 모조리 그 사진에 찍혀 있었다. 이게 지금의 준코다. 한참 보고 있으려니 그 웃는 얼굴이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온몸에서 스르륵 맥이 빠지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 때 국어 교사 다니카와와 결혼을 앞둔 신부 오자와 미나에. 예식 준비에 별 관심이 없는 그의 모습에 심란하다. 하지만 미나에를 괴롭게 하는 이유는 정작 다른 데 있었다.
 
 
2005 시즈에
함께 내뺐다는 남자가 시즈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 않았던가. 아버지뻘만큼 나이 많은 남자와 아직도 함께 사는 건가. 마음속 어딘가에서 남자가 바뀌었기를 기도했다. 그렇다면 엄마로서의 자신의 지난날도 조금쯤은 물 타기가 될 것 같다. 역시 그 엄마에 그 딸, 하고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슈퍼 신토미>의 계산대 담당에서 반찬부로 밀려난 스가 시즈에. 물일의 힘겨움 앞에서 늙은 몸은 언제까지 버텨줄까. 버림받고 홀로되는 것이 두려워 어린 딸마저 내팽개치고 오로지 남자에게만 모든 것을 걸어왔지만 결국 혼자가 되었다. 시즈에는 문득 딸 준코가 있다는 도쿄의 연락처가 적힌 엽서를 오랜만에 꺼내본다.
 
 
2009 나오코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은 아마 준코와 비슷한 시기에 경험했을 것이다. 과연 마흔 살이 넘도록 질질 끌고 올 만한 사랑이었는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묘한 반성까지 하게 된다. 지독한 사랑의 기억만으로 스스로를 지켜온 것은 나오코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문득 준코가 너무도 보고 싶었다. 준코를 만나, 후회도 여한도 없이 살아온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간호사인 나오코의 취미는 스쿠버다이빙. 바닷속에서 보면 태양은 파랗다. 여기서 산소 봄베를 떼어보고 싶다. 머릿속에는 호흡기에 연결된 부모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키나와로 직장을 옮기려고 하는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고등학교 때 도서부 친구 준코를 만나러 도쿄에 갈까 생각한다.

연관 도서

로그인 후 이용해주세요.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

우리 현대문학 회원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지는 타사의 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008년 2월 19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