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
_할레드 호세이니
가족 소설과 심리 스릴러와 과학 논문을
환상적인 솜씨로 조합한 캐런 조이 파울러의 최고작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13주 연속 이름을 올렸던 『제인 오스틴 북클럽』의 작가 캐런 조이 파울러의 신작 장편소설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2014년 미국 작품 최초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고 같은 해에 펜/포크너상과 캘리포니아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파울러가 자기 자신을 넘어섰다”(《북리스트》), “최고의 진가를 발휘했다”(《시애틀 타임스》)라는 찬사와 함께 그동안 발표한 작품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제인 오스틴 북클럽』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파울러는 「내가 보지 못한 것」과 「올웨이즈」로 네뷸러상을, 『블랙 글래스』와 『내가 보지 못한 것과 그 밖의 이야기들』로 세계판타지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들며 “어느 누구도 이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을 이보다 더 예리하고 이보다 더 따뜻하게 그려낼 수는 없다”는 평가를 받은 작가다.
이번 작품에는 매사 시니컬하지만 누구보다도 사려 깊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내레이터 로즈메리가 등장하여 미국의 어느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제일 먼저 우리를 사로잡는 건 로즈메리의 유쾌하고 익살맞으며 지루할 틈 없는 목소리다. 로즈메리가 구사하는 촌철살인의 위트와 해학은 한시도 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비록 로즈메리 자신은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시종일관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영국식 유머도 보너스로 뒤따른다. 여기까지 보면 적당한 감동 코드가 가미된 가족 코미디 소설인가 싶지만, 파울러는 가족 이야기에 긴박감 넘치는 심리 스릴러를 접목하고 풍부한 문헌 자료와 전문적인 과학 지식까지 가미해 어슐러 르 귄의 말대로 “오직 그녀가 쓸 수밖에 없는” 독창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어슐러 르 귄은 이 소설에 대해 “특이하고 미국에만 있을 법한 가족이지만, 서로 몹시 사랑하면서도 심한 상처를 주는 전 세계 모든 가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어느 가족의 상처와 아픔을 마치 비밀 이야기를 전하듯 조심스럽게 펼치다가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감동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하는 이 소설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심한 상처를 주고 마는 우리들의 가족을, 그리고 그 상처를 내면에 지닌 채 외롭고 공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환히 비추고 있다.
프롤로그 11
제1부 15
제2부 77
제3부 147
제4부 211
제5부 283
제6부 349
감사의 말 412
옮긴이의 말 414
지은이 _ 캐런 조이 파울러 Karen Joy Fowler (1950~ )
“재치 있고 우아하며 지루할 틈 없는 목소리”, “상상력의 무한한 변주”, “서정적이고 아이러니한 문체로 우리를 사로잡는 황홀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캐런 조이 파울러. 그녀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1950년 미국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중국 문화혁명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SF 및 판타지 문학상인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의 공동 창시자이자 클래리언(SF 작가 창작 교실) 재단의 이사장인 파울러는 SF 소설을 집필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SF 단편 「신데렐라 기억하기Recalling Cinderella」(1985)와 SF 작품집 『인위적인 것들Artificial Things』(1986)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고, 역사 판타지물『시스터 눈Sister Noon』은 펜/포크너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으며, 「내가 보지 못한 것What I Didn’ See」과 「올웨이즈Always」로 네뷸러상을, 『블랙 글래스Black Glass』와 『내가 보지 못한 것과 그 밖의 이야기들What I Didn’ See and Other Stories』로 세계판타지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그녀의 문학 세계에 전환점을 마련해준 작품으로 2005년 4월 출간 직후 북센스닷컴 6위에 오르고 13주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2014년 미국 작품 최초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으며, 같은 해에 펜/포크너상과 캘리포니아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파울러가 자기 자신을 넘어섰다”(《북리스트》), “최고의 진가를 발휘했다”(《시애틀 타임스》)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파울러는 미국의 어느 중산층 가족 이야기를 통해 심리 스릴러와 과학 논문과 성장 소설이라는, 언뜻 보기에 잘 어울리지 않는 세 조합을 특유의 위트와 감각으로 솜씨 좋게 엮어내어 그녀의 작가 인생 역정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다.
옮긴이 _ 이은선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국제학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티모시 아처의 환생』 『메리 러셀, 셜록의 제자』 『템페스트』 『사라의 열쇠』 『미스터 메르세데스』 『딸에게 보내는 편지』 『통역사』 『그대로 두기』 『누들 메이커』 『몬스터』 『리딩 프라미스』 『노 임팩트 맨』 등이 있다.
“살다 보면 극단적인 감정을 느낄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때 우리 가족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부 다
정말, 정말,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딱 한 가지만 빼고 그럭저럭 평범한
쿡 가족에게 닥친 사상 최악의 슬럼프!
쿡 가족은 동물행동심리학 교수인 아버지, 자애롭고 지적인 어머니, 까칠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오빠, 악동 짓의 든든한 공모자 쌍둥이 언니, 못 말리는 수다쟁이 막내 로즈메리로 이루어진, 겉보기엔 별다른 특이사항 없는 평범한 가족들이다. 물론 하나의 단서가 붙는다. 딱 한 가지 점은 빼야 한다는.
어떤 가족이든 저마다 말 못 할 사정과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닌 것 같다. 그 결과,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졌으며 오빠는 가출하여 동물해방전선 테러범이 된 데다 쌍둥이 언니마저 돌연 사라진 후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했으니. 그뿐만이 아니다. 모두를 괴롭혔던 어마어마한 수다쟁이 로즈메리는 점점 말수를 잃더니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는 침묵의 신봉자를 자처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만다.
그러나 오빠를 마지막으로 본 지 10년, 쌍둥이 언니가 사라진 지 17년이 된 1996년, 스물두 살의 대학생 로즈메리는 지금까지 지켜온 침묵의 성을 허물고 자신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를 이야기하기로 결심한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족들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으려면 과거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기억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과연 로즈메리는 이 외롭고, 불안하고, 정처 없이 떠돌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가족들을 구제할 수 있을까?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통찰로
우리 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용감하고 대담하며 충격적인 작품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쿡 가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다. 파울러는 유인원 언어 실험을 연구하는 아버지, 연구가 중단된 후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에 격리되거나 동물원에 팔려나가는 침팬지들, 시각장애아를 위해 태어나자마자 두 눈을 봉합당한 짧은꼬리원숭이와 같이 고통받는 동물들의 해방을 위해 테러범이 된 로웰 등 이들 가족에 얽혀 있는 사연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심도 깊은 통찰을 이끌어내며 우리의 의식에 경종을 울린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에 로즈메리의 아버지처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심리학 교수였던 아버지와 동물의 지능을 놓고 설전을 벌인 적이 있는데, 어느 날 문득 이 일이 떠올라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울러가 이미 유년기부터 동물에 관해 남다른 인식을 가져왔으며 얼마나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숙고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이러한 자전적인 경험과 풍부한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인간 사회에 뿌리 깊이 배어 있는 동물 학대와 폭력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달하면서 우리로 하여금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특히 로웰이 아버지에게 왜 꼭 동물이 인간의 언어를 배워야 하느냐고, 우리가 동물의 언어를 익히면 안 되냐고 반문하는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당연시해온 인간중심적인 사고에 던지는 따끔한 일침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이 범상치 않은 가족들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 일이 밝혀지는 순간, 우리는 이 소설이 지닌 용감하고 대담하고 충격적인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소설의 끝에 다다르면 우리의 의식을 뒤흔드는 강렬한 감동, 그 이상의 울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