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둘러싼 원형 무대에서 살인이 일어났다?! 불가능한 공개 밀실살인, 그리고 시나노 조지의 죽음! 본격 미스터리 대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신본격 추리소설의 귀재 우타노 쇼고의 ‘집의 살인’ 시리즈 제3탄, 완결편 명탐정 시나노 조지가 등장하는 우타노 쇼고의 ‘집의 살인’ 시리즈 제3탄이자 완결편으로 원형의 연극무대에서 벌어진 살인을 그린『움직이는 집의 살인』이 폴라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소극단 마스터 스트로크의 제작부가 된 시나노 조지는 <신은 예술가를 좋아해>라는 공연을 준비하며, 이 무대가 6년 전에 무대에서 진짜 창에 찔려 숨을 거둔 이자키 기요미의 추모 공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공연에서 마치 6년 전 일의 재현인 듯 소품용 칼이 아닌 진짜 칼에 배우가 찔리는 사고가 일어나고, 시나노 조지는 자존심을 걸고 이 사건의 원인을 밝히러 나선다. 『움직이는 집의 살인』은 ‘집의 살인’ 시리즈지만 많은 변화를 꾀한 작품이다. 살인사건이 360도로 회전하며 관객의 시각에 노출된 원형 무대에서 일어난다는 미스터리의 트릭 외에도, 프롤로그부터 시나노 조지의 죽음을 언급하며 시작한다는 점, 사건이 일어난 후에 시나노 조지가 등장했던 전작들과 달리 시나노 조지의 시점에서 사건을 좇아간다는 점, 연극이라는 테마가 중심 사건과 인물들의 동기는 물론 소설의 구성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집의 살인’ 시리즈를 밑거름으로 새롭고 다양한 미스터리 작가로 도약한 우타노 쇼고의 도전과 변신을 보여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작품에서 독자들은 서술트릭의 대가로 알려진 우타노 쇼고의 시작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_ 우타노 쇼고(歌野晶午) 1961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도쿄농공대학을 졸업했다. 1988년 시마다 소지의 추천으로 『긴 집의 살인』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2004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로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4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았으며, 2010년 『밀실살인게임 2.0』으로 제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았다. 괴짜 탐정 시나노 조지의 활약을 그린 ‘집의 살인’ 시리즈 『긴 집의 살인』 『흰 집의 살인』 『움직이는 집의 살인』 외에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 『시체를 사는 남자』 『여왕님과 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해피엔드에 안녕을』 등의 작품이 있다. ■ 옮긴이 _ 박재현 상명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 통·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도서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현재는 출판 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유령인명구조대』 『워킹걸 워즈』 『하늘색 히치하이커』 『리틀 디제이』 『너 때문이야』 『만사 오케이』 『도망치지 마 미하루 씨』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 『심부름센터 시작합니다』『긴 집의 살인』 『흰 집의 살인』 등이 있다.
■ 줄거리 6년 전 소극단 마스터 스트로크 단원이었던 이자키 기요미는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사용한 진짜 창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외동딸을 잃은 슬픔에 단원들을 매도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은퇴 후 극장 시어터 KI를 짓고 딸의 추모공연을 의뢰한다. 시어터 KI는 회전하는 원형 무대에 객석이 무대를 중심으로 360도로 배치되어 있고, 최고의 음향 효과를 위해 이중문으로 지어진 최고급 소극장이다. 6년 전 사고로 뿔뿔이 흩어졌던 배우들은 의기투합하여 <신은 예술가를 좋아해>라는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하고, 제작 스태프 모집 공고를 보고 시나노 조지가 합류한다. <신은 예술가를 좋아해>는 네 명의 예술가가 살고 있는 저택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다룬 극으로, 세 번의 살인이 등장한다. 추모공연에 살인 사건을 그린 연극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구석구석 코미디 요소가 많아 무겁지 않은 내용이라 이자키 기요미의 아버지도 만족하고 기대를 표한다. 공연 첫날, 제1막이 끝나갈 무렵 사고가 일어난다. 소품용 칼이 진짜 칼로 바꿔치기되어 배우의 옆구리를 찌르고 큰 상처를 입혔다. 6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소동으로 공연은 중단되고, 배우들은 패닉에 빠진다. 이렇게 공연이 중단되는가 싶었지만, 1년에 두세 번인 무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배우들은 어떻게든 강행하기로 한다. 사고 덕분에 마스터 스트로크는 언론에도 나오고 관객도 몰려와 장사진을 이룬다. 그러나 마지막 날, 마지막 장에서 또다시 소품용 칼에 찔린 배우가 일어나지 않는데……
■ 이 책은…… 그리고 명탐정이 퇴장했다 『움직이는 집의 살인』에서는 초반부터 전작과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점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미스터리의 필수요소인 탐정의 죽음을 예고하면서 작품을 시작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시종일관 탐정인 시나노 조지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탐정인 시나노 조지의 죽음은 ‘집의 살인’ 시리즈의 전통 그대로 프롤로그를 통해 첫장부터 예고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나노는 죽었다.” 단정적인 말로 우타노 쇼고는 시리즈의 중심인물이자 필수요소인 탐정의 죽음을 선언하고, 독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탐정의 죽음 자체가 중심 미스터리인가? 아니면 탐정은 미스터리를 풀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인가? 정말로 죽었을까? 설마, 작가가 무언가 준비해두고 있지 않을까? 유난히 짓궂고 장난을 좋아하며 작품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드러내 온 우타노 쇼고의 개성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시작점이다. 충격적인 프롤로그 다음에는 시나노 조지가 처음부터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시나노 조지가 사건을 좇는 게 아니라 사건이 시나노 조지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제까지 항상 친구인 이치노세 도오루의 눈에 비친 괴짜 친구로만 나타나던 시나노 조지의 눈으로 사건을 보는 경험은 시리즈를 죽 따라온 독자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소재, 구성, 반전의 일치 - 본격 미스터리를 넘어 도전하는 우타노 쇼고 『움직이는 집의 살인』은 중심 소재이자 주제인 연극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인 일치가 아니라, 트릭과 탐정을 중심으로 한 정통 미스터리 작가로 시작했지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갈망에 눈뜬 우타노 쇼고의 변모를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신은 예술가를 좋아해>라는 연극이 부분부분 등장하며, 그것을 무대에 올리려고 준비하는 소규모 극단의 활동이 중심 내용이다. <신은 예술가를 좋아해>는 신이 화가, 소설가, 영화감독, 음악가라는 네 분야의 예술가가 모여 사는 집에 사자를 보내 예술가를 차례차례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블랙코미디극이다. 코미디지만 예술가의 무가치함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깔려 있어 소규모 극단에게는 자조적일 수 있는 주제인 데다가, 6년 전에 실물과 비슷해야 한다며 날카로운 창을 썼다가 사고로 죽은 여인의 추모극으로 마련한 무대인데 사람이 셋이나 죽는 살벌한 내용이라 얼핏 의문이 생긴다. 이 무대를 올리는 과정에서 가난한 무명의 연극 배우들이 겪는 고생과 갈등, 고민도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전작 『흰 집의 살인』에서 돈에 얽힌 인간의 한없는 욕망과 다툼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우타노 쇼고는 이 작품에서 한층 더 생생하고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선보이고 있다. 배우들이란 남의 호의를 이용하고 정규수입이 있는 생활을 포기하고 부모를 멀리하면서까지 연극에 모든 것을 던져 열정을 불태우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세계는 오히려 서로 같은 이상 아래 모이는 것이 아니라 시기하고 경쟁하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 하는 매정한 세계이다. 이는 곧 인간의 허영심과 이기심을 농축해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무대나 다름없다. 연극이 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체 소설도 한 편의 연극처럼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의 제목은 1막, 2막, 3막, 암전, 커튼콜 등의 연극 용어를 썼으며, 이것은 단지 형식적으로 사용한 장치가 아니다. 마지막 장이기도 한 「커튼콜」에 이르면 소설 전체가 말 그대로 하나의 연극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앞부분을 읽을 때는 지나쳤던 단서들을 떠올리며 작가에게 감탄하게 된다. 우타노 쇼고는 이 작품에서 단지 살인에 얽힌 트릭을 푸는 것이 전부인 미스터리를 벗어나 소설 전체를 트릭으로 구성하는 서술 트릭의 씨앗을 보여주고 있다. 『긴 집의 살인』이 미스터리 작가 우타노 쇼고의 시작이었고, 『흰 집의 살인』이 정통 미스터리 스타일에서 정점을 찍었다면, 『움직이는 집의 살인』은 새로운 미스터리의 단초를 보여주는 우타노 쇼고의 첫 도전인 셈이다. 우타노 쇼고의 대표적 미스터리 시리즈 ‘집의 살인’ 시리즈 『움직이는 집의 살인』은 우타노 쇼고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집의 살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자 완결작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그것을 파헤치는 괴짜 탐정 시나노 조지의 활약이 펼쳐지는 ‘집의 살인’ 시리즈는 이 작품 외에 이미 출간된『긴 집의 살인』과 『흰 집의 살인』이 있다. ★★★★★ 긴 집의 살인에서 미숙하지만 재능의 싹을 보여주었던 우타노 쇼고가 이만큼 꽃을 피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 사람은 시마다 소지나 아비타 다케마루와는 또 다른 타입의 작가였다. ★★★★★ 훌륭하다. 내가 〈집 시리즈〉에 흠뻑 빠진 것은 모두 시나노 조지라는 캐릭터 덕분! - 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