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북스에서 미스터리 브랜드 클럽 M의 최신작『라가도- 연옥의 교실』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제13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을 받은 작품으로 모로즈미 다케히코의 데뷔작이다. 충격적인 소재와 신선한 시각효과로 일본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작품 제목이자 극중 등장하는 가상의 정보수집기관인 ‘라가도’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고전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도시 이름으로, 실용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고 별나고 괴상한 실험을 계속하는 과학자 집단이 사는 곳이다.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딸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했다고 믿는 아버지가 중학교 교실에서 벌인 살상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범인의 딸은 정말로 집단 따돌림 때문에 자살했는지, 살상사건 당시에, 그리고 그 이전에 교실에서는 어떤 끔찍한 일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처음에는 경찰이, 나중에는 방송사에서 추적해나간다.
요새 우리나라의 사정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교권 실종, 집단 따돌림, 은둔형 외톨이, 재단 비리와 학부모 거래 등 충격적이고 시사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스터리 본연의 재미와 흡인력, 반전의 충격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또한 93개의 그림을 본문과 함께 배치하여 충격적인 시각효과를 선사하는 신선한 면모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Ο. 브루스 리 ... 9
Ⅰ. 11월 4일~6일 ... 13
1. 지하 강당 15
2. 경찰의 재현(1) 20
3. 사건 개요 38
4. 히가키 요시유키 42
5. 히가키 리나 47
6. 시마즈 사토코 53
7. 학부모들 60
8. 후지무라 아야 64
9. 히가키 주도의 재현(1) 71
10. 경찰의 재현(2) 75
Ⅱ. 11월 7일(방송 전날) ... 87
11. 고다 료스케 89
12. 뉴스 특집용 재현(1) 96
13. 세오 노부히코 108
14. 방송 콘셉트 117
15. 위기감 125
16. 라가도 129
17. 침묵 140
18. 뉴스 특집용 재현(2) 144
19. 세오 쇼 153
20. 학부모 집회 159
21. 반에 ○○가 있다 168
22. 장기 결석 학생 180
23. 보고서 186
Ⅲ. 11월 8일(방송 당일) ... 197
24. 실험 도구 199
25. 표적 207
26. 히가키 주도의 재현(2) 211
27. 역전 222
28. 14년 전 230
29. 오산 236
30. 교착 246
31 브루스 리 284
Ⅳ. 최종 재현 (비공개) ... 301
옮긴이의 말 317
■ 지은이 _ 모로즈미 다케히코(?角?長彦)
1960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났다. 홋카이도 대학에 들어갔다가 중퇴하고 이치바시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지역 정보지 편집부에서 근무하는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다가 글을 썼다. 2009년 이 작품 『라가도-연옥의 교실』로 제13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 옮긴이 _ 김소영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이사카 고타로의 『모던 타임스』 『골든 슬럼버』 『사신 치바』 『마왕』 『피쉬 스토리』, 시마다 소지의 『용와정 살인사건』 『마신유희』, 에도가와 란포의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오기와라 히로시의 『유괴 랩소디』 『유랑가족 세이타로』, 기노시타 한타의 『악몽의 엘리베이터』 『악몽의 관람차』, 마에다 시로의 『여름물의 인어』, 누쿠이 도쿠로의 『난반사』 등이 있다.
줄거리
일본의 한 사립중학교 교실에서 학생 2명이 살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범인인 히가키는 몇 달 전 자살한 여학생의 아버지로, 그동안 딸이 자살한 것은 집단 따돌림으로 괴로워해서라고 주장하면서 소동을 일으켜왔었다. 알코올 의존자이며,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만취상태였던 범인은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혼란과 공포로 인해 목격자인 반 학생들과 교사의 증언도 엇갈린다. 이에 경찰은 교실과 똑같은 크기의 모형세트를 지어 사건 현장을 재현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 그러나 현장 재현 중 진실을 조작해서 모든 게 이 사건의 희생자인 후지무라 아야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만들려는 낌새를 알아챈 후유시마 순경의 내부고발로 재현은 중단된다. 이후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방송 관계자가 후유시마에게 접근해온다. 그는 반 아이들 중에 분위기를 주도하고 폭력을 지시하는 ‘보스’가 있으며 그것이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목격자인 학생들, 학부모, 교사, 재단 관계자까지 찾아다니면서 광범위한 조사를 펼친다. 그러나 사건의 파편이 드러날 때마다 진실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 92번째 표에서 한기를 느꼈다. 호러 소설에서도 느껴본 지 오래된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확실히 얕볼 수 없는 작품이다.
★★★★★ 속도감이 있고 전혀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 마지막까지 두근두근하면서 읽을 수 있다. 어서 빨리 뒷부분을 읽고 싶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든다는 점만은 최고다.
- 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 중에서
집단 따돌림, 반의 보스, 학부모와 학교 유착, 근본적인 교육의 실종, 윤리적 기준이 없는 실험……
교육현장을 섬뜩하게 반영한 충격적인 소재
『라가도-연옥의 교실』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그 안에서 그려내는 학교란 현장이다. 학생들은 부모와 연결고리가 없다시피 하고, 이유 없이 한 사람을 지목해서 괴롭히기도 하며, 급우의 장례식장에서도 웃고 떠드는 등 근본적으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와 윤리의식이 결핍되어있다. 교사는 그런 학생들을, 가정교육부터 잘못되어서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는 방법까지 동원해서 손안에 두고 제어하려 한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생 자신의 바람이나 진짜 모습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바람대로 자식이 자라기를 바라며 강요하거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방치한다. 『라가도-연옥의 교실』이 시작된 것은 자기 딸이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고 믿고 있는 아버지가 교실에서 칼부림을 했기 때문이지만, 그 사건의 배후를 캐나가다 보면 살인과 폭력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과 무시, 서열 매기기를 만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사회의 단면을 섬뜩하리만치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현재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93개의 그림을 본문과 함께 배치한
혁신적인 시각효과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93개에 달하는 ‘배치도’를 본문에 삽입하여 형식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시각효과를 창출했다. 처음에 경찰 내부에서 교실 모형을 만들고 대역을 써서 사건 정황을 재현할 때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정황이 추가될 때마다 본문 아래에 있는 그림에서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림을 통해 첫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작품이 살상사건을 다루는 만큼 사건의 추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범인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고 증언이 추가됨에 따라 상황이 달리 설명될 때에도 그림으로 확실히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은 범인과 피해자만이 아니라 반 전체 40명의 학생 모두가 목격자이자 참가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림을 통해 그들의 자리와 특징을 확실히 새겨둘 수 있다.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다가 진실이 드러났을 때, 독자들은 글과 그림 양쪽에서 소름 끼치는 충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반전에 또 반전
40명 이상의 인물이 맞춰가는 거대한 퍼즐의 쾌감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새롭고 신선할 뿐만 아니라 충실한 재미를 갖춘 작품이다. 중학교 교실에서 일어난 살상사건의 정확한 상황전개 자체가 미스터리에 싸여있는 데다가, 그 상황을 숨기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 사이의 밀고 당기기, 또한 충격에 휩싸여서 기억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후반부에서야 정말로 그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 무엇인지 기억해내는 관련자들 때문에 상황이 여러 번 뒤집힌다. 독자들은 처음에는 궁금증 때문에, 나중에는 충격 때문에 이 작품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