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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 저자 허관 지음
  • ISBN 978-89-7275-611-8
  • 출간일 2012년 07월 09일
  • 사양 288쪽 | -
  • 정가 13,000원

친족과 수많은 공신들을 죽이고 왕의를 찬탈한 세조,
그 권력을 향한 집착과 그것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
단종애사 이면의 역사를 파헤친 새로운 역사소설
"현대문학 장편소설상" 수상작!

201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인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기상청 주무관으로 근무하며 5년 동안 이 작품을 탈고했다는 작가의 특이한 이력뿐 아니라, “역사와 인간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의미 있는 인물과 문제적 상황에 적실한 내면성과 구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풍성한 상상력, 그리고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문체 등 두루 서사능력을 갖추고 역사가 말하지 못하는 진실을 감동적으로 들려주며 소설의 진면목을 새롭고 놀라운 솜씨로 보여주고 있다”는 극찬의 심사평으로 출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작품이다.
임금의 병 치료를 위해 떠난 한 달여의 원행에서 있었을 법한 일들을 새롭게 구성해놓은 이 작품에는 조카를 몰아내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세조와 그를 왕위에 등극시키기 위해 모사를 꾸민 한명회, 그 과정의 한가운데 있으며 자괴감 속에 살았던 영의정 신숙주와 김시습, 신미대사 등 실존했던 인물들이 등장해 신선한 문체 속에 정사와 야사와 픽션이 녹아들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마침내 작가만의 특이한 소설미학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스토리 위주의 선 굵은 전개가 대부분인 요즘의 역사소설들과는 한층 다른, 촘촘한 그물망 위에 소설 속의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려놓음으로써 그들이 당면한 현실의 문제들을 새롭게 투시해보는 것으로 역사에 현장성을 부여한다.
마지막까지 힘 있게 소설을 끌어가는 잘 짜인 구조의 새로운 역사소설의 진모를 보인다.


 

 ▲ 줄거리는

심한 피부병에 시달리던 세조는 고침을 받고자 법주사 큰스님(신미대사)을 찾아간다. 큰스님은 부처의 가피加被로 마음을 다스려 피부병을 고쳐야 한다며 임금에게 불교성지인 오대산 상원사 불사와 문수동자상 조상造像을 권유한다. 세조는 큰스님의 권유를 받아들이고, 1년 후 부처님오신날 동자상 점안식에 참석하고자 오대산 상원사로 원행을 감행한다. 3월 30일 출발한 원행에는 상당군(한명회)과 영의정(신숙주)이 따른다. 원행은 금강산에 한동안 머물다가 동해를 따라 내려와 5월 1일에 오대산 상원사에 도착한다.
동봉(김시습)은 임금행차 계획을 큰스님으로부터 듣고 세조를 살해하고자 1년 전부터 2백의 군사를 모아 오대산에서 준비하고, 고려의 정통성을 찾으려는 유신 20여 명도 오대산으로 잠입하여 임금을 살해하려고 한다. 세조가 2천 여 명의 호위 군사를 거느리고 오대산에 7일간 머무는 동안 이들은 수시로 임금의 목숨을 노리지만 험한 날씨와 산세로 모든 게 쉽지만은 않다.
한편 큰스님은 이들 말고도 윤 씨 부인, 무구, 창하 등 10여 년 전에 세조가 왕위에 오르고자 일으킨 난리(계유정난)와 관련된 사람들을 점안식에 참석시킨다. 드디어 점안식 날 이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문수동자상의 얼굴이 들어나면서, 왜 큰스님이 오대산 깊은 산골까지 임금을 비롯해 그때의 사건과 연류된 사람들을 모이게 했는지가 밝혀진다.



▲ 참고자료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실제 존재했던 인물은 임금, 상당군, 영의정, 동봉, 큰스님이다. 임금은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세조, 상당군은 세조를 왕위에 등극시키고자 모사를 꾸민 한명회, 영의정은 신숙주, 동봉은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며, 큰스님은 신미대사다.
세종의 뒤를 이은 문종이 일찍 죽자 문종의 아들 단종이 12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다. 수양대군(세조)은 1453년 10월 무사들을 이끌고 좌의정 김종서 등을 살해하고 스스로 영의정에 오른 후 왕명으로 중신들을 시어소로 소집하여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자신의 동생인 안평대군마저 강화도로 유배 보낸 뒤 죽이고 실권을 장악한(계유정난) 대군은 1455년 단종에게 양위 받는 형식으로 왕위에 오른다. 이 사람이 조선 7대 임금 세조이다.
하지만 단종 복위를 명분으로 세조를 제거하고 관료지배체제를 실현하려 하려는 자들, 세종 때에 설치된 집현전 출신 유학자들인 사육신이 등장한다.
1456년(세조 2년) 6월 창덕궁에서 명나라의 사신을 맞이하는 자리에 성승ㆍ유응부 등이 임금을 호위하는 별운검으로 참여하게 된 것을 이용해 세조 일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려 했으나 연회 장소가 좁아 별운검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거사를 뒤로 미루었다. 하지만 성삼문을 통해 이들의 계획을 알게 된 김질이 장인인 정창손과 함께 세조에게 이 사실을 밀고하면서 거사는 실패로 끝나고, 계획을 주도한 성삼문ㆍ이개ㆍ하위지ㆍ박중림ㆍ김문기ㆍ성승ㆍ유응부ㆍ윤영손ㆍ권자신ㆍ박쟁ㆍ송석동ㆍ이휘 등은 1456년 7월 10일(음력 6월 8일) 거열형을 당한다. 유성원은 잡히기 전에 집에서 아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들의 친자식들도 모두 목을 매어 죽이는 교형에 처해졌으며, 집안의 여성들은 노비가 되었고, 가산은 모두 몰수되었다. 이 사건 이후 단종은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곧 죽임을 당한다. 이 모든 사건은 한명회의 머리에서 나왔고, 신숙주는 묵인했다. 5천 년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왕위에 오른 세조는 정신병과 피부병에 시달리다 이 모든 게 자신이 왕위에 오르고자 죽인 자들 때문이라고 여기고 부처의 가피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많은 절을 짓는다. 오대산 상원사 불사와 문수동자상 조상이 대표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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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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