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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래빗 ホワイトラビット

  • 저자 이사카 고타로 지음
  • 역자 김은모
  • ISBN 978-89-7275-880-8
  • 출간일 2018년 04월 10일
  • 사양 316쪽 | 127*188
  • 정가 13,800원

2018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2018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8위
2017 《주간분슌》 선정 ‘미스터리 베스트 10’ 3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마시라!
재치와 유머, 짜릿한 반전이 공존하는 이사카식 범죄 활극

유괴 조직에 들어간 지 2년, 참 괜찮은 직업을 얻었다고 감개를 곱씹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러한 기간은 길지 않았다.
그의 여유로운 일상은 봄날 꿈처럼 덧없이 사라졌다.
그날 와타코 짱은 밤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결혼 후는 물론 교제하던 시절을 합쳐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내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어 봤지만 전원이 꺼져 있다는 음성만 되풀이됐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여 경찰에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시간만 흘러갔다.
끔찍한 상상이 차례차례 머리를 스쳤지만 그는 집에서 그저 안절부절못할 뿐이었다.
그날 밤, 자정이 되기 직전에 그의 스마트폰에 전화가 왔다. 통화 버튼을 눌렀을 때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요 2년간 하늘에 대고 뱉은 침이 한 덩어리로 크게 뭉쳐서 머리에 떨어졌다.
“네 아내를 유괴했다.”

_25쪽

 

‘노스타운’의 한 집에서 밤 9시가 다 되어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다.
미야기 현경의 신고 접수 담당자가 “사고입니까, 사건입니까” 하고 묻자 “노, 노, 농성 사건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좀처럼 듣기 힘든 말에 담당자는 한순간 당황했다.
휴대전화로 건 전화였다.
소곤소곤하는 목소리에서 주위에 들키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 상상됐다.
“범인은 한 명이에요. 느닷없이 우리 집에 쳐들어왔어요.” 젊은 남자 목소리로 들렸다.

_54쪽

 

구로사와도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더 큰 소리로 힐난했다. “누구야? 당신이라니, 도대체 누구냐고?” 겁먹은 척에다 화난 척에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마구 표현하는 날이로구나, 하고 속으로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아내한테 남자의 전화가 왔다고 남편이 이렇게 펄펄 뛰는 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겠다. “안 들려? 누구야, 대답해.” 자기가 말해 놓고도 콩트처럼 느껴졌다. 좀 지나친 게 아닌가 반성도 했다.
“야, 너 이 집 아버지 맞아?” 총구가 구로사와를 겨누었다.
“그럼, 내가 아버지야.” 거짓말이라고는 하나 딱 잘라 말했다. 자식은 없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도둑은 방범 장치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순 거짓말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모두가 뭔가의 아버지 아니겠는가.

_116쪽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이런저런 일이 있다. 그 말마따나 나쓰노메는 날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사건과 크고 작은 다양한 잡일에 힘쓰며, 지금은 이렇게 딸과 함께 걷고 있다. 우주를 기준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할 시간을 슬로모션처럼 늘려서 자신들의 인생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건 그것대로 득을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정작 나쓰노메 아이카는 얼마 안 되나마 주어진 ‘찰나’의 시간조차 제대로 다 사용하지 못하고 죽었다.
나쓰노메가 상상을 초월한 충격을 받았음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깊은 바다보다도 어두운 광경이 있다. 그것은 우주다. 우주보다도 어두운 광경이 있다. 그것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자에 깃들인 혼의 내부다.
신호를 무시해 아내와 딸의 목숨을 앗아 간 차, 그 차를 운전한 고령의 운전자, 그 고령의 운전자를 정신적으로 몰아붙인 점쟁이, 거듭 말하지만 마지막에 언급한 점쟁이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

_186~187쪽

 

인질범에게는 동료가 있다, 조직이다, 그 조직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목록이 있다, 그 목록에 실린 주소를 지도에 표시하자 오리온자리의 모양과 비슷해졌다, 단지 그뿐이다. 그게 이번 인질 농성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로 이어지느냐, 절대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아니, 오리온자리 모양과 비슷하지도 않다.
“악의 본거지가 밝혀진다느니 그딴 소리는 하지 마.”
오시마가 놀리듯이 말하자 오리오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한순간 그의 코에서 콧김이 픽 새어 나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엉터리다 싶어 웃음이 터진 것 아닌가 싶었다.

_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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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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