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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크너 (세계문학 단편선 02)

  • 저자 윌리엄 포크너 지음
  • 총서 세계문학 단편선
  • 부제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 외 11편
  • 역자 하창수
  • ISBN 978-89-7275-663-7
  • 출간일 2013년 11월 08일
  • 사양 460쪽 | 145*207
  • 정가 14,000원

20세기 세계문학의 고독한 수도승 윌리엄 포크너!
문학의 숭고함, 그리고 문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그의 타협을 거부하는 강력한 목소리들

나이가 아주 많은 남자들은 - 그들 중엔 남군의 군복을 다려 입고 온 사람들도 몇 있었다 - 현관 앞이나 잔디밭에 서서 마치 에밀리 양이 자신들과 동년배라도 되는 듯 그녀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은 그녀와 함께 춤을 추었다고 믿고 있었으며, 어쩌면 구애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시간의 수학적인 흐름에 둔감해져 있었다. 그들에게 과거란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길이 아니라 결코 겨울이 찾아오지 않는 거대한 초원이었고, 그 초원과 현재를 구분하는 것은 최근 10년이라는 좁은 병목이었다. -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

 

솔론과 호머는 마치 두 개의 시계가 째각거리며 가듯 가볍고 쉽게 멈추는 법 없이 일하는 반면, 아버지는 마치 독사라도 죽이는 것처럼 힘들게 일했다. 아버지가 망치를 휘두르는 열성의 반만큼이라도 망치질 실력이 괜찮았다면, 솔론과 호머만큼 널빤지를 쪼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망치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때론 1분이나 멈춰 있는 것 같았고, 그러다가 그 망치로 손도끼의 날을 내리치면 매번 널빤지는 날아가 버리고 손도끼는 자루까지 땅에 박혀 버렸다. 그러면 아버지는 천천히 쉬지 않고 그 손도끼 자루를 열심히 비틀어 댔는데, 희한하게도 그 모습은 도끼 자루가 계속 땅에 박혀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 「신전의 지붕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땅을 내려다보셨어. 인간을 만드신 이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땅을 바라보신 거야. 자신이 내려 준 사냥할 숲과 낚시할 강과 씨를 뿌릴 비옥한 밭과 그 씨가 싹을 틔우는 풍성한 봄과 그것이 곡식으로 풍성하게 자라는 긴 여름과 그 곡식을 거두는 고요한 가을과 인간과 짐승이 쉴 수 있는 짧고 맑은 겨울이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희망은 볼 수 없는 이 땅 남부를. 그러고는 눈을 돌려 그 너머 마땅히 희망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동쪽으로 북쪽으로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곳을 바라보셨어. 형이 속절없이 저물어 가는 저녁이라고 말했던 바로 그 구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손수 마련해 주신 자유와 해방의 피난처, 안식의 땅을. 그리고 거기서 노예 상인의 부유한 자손들,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죄다 나긋나긋한 인간들이, 치를 떨며 빽빽 소리를 질러 대던 흑인들을 새장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는 브라질 산 마코앵무새의 또 다른 표본이나 견본쯤으로 여기던 그들이, 따뜻하고 밀폐된 홀에서 공포스럽고 잔혹한 행위에 대한 표결안을 통과시키는 현장을 지켜보셨어.” - 「곰」

 

“맹점이라고 할 수 있죠. 마치 곡예 비행사들이 빠르게 회전할 때 들어가게 되는 상태와도 같죠. 그들이 보는 것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닐 때, 결국 그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이럴 때 선택의 가능성이 큰 건 악 쪽인데, 왜냐하면 선이 사실의 결여에서 비롯된 데 반해 악이 지닌 사악함은 사실로부터 도출되기 때문이죠. 그들이 희생시키려고 했던 것에 의해서 그들은 그렇게 어떤 시대, 어떤 시간의 희생자가 되는 것입니다.”

- 「마르티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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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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