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 김보영 – 김초엽 – 정세랑 추천!
다시 오지 않을, 한국 SF의 기념비적 앤솔러지
“특별한 기획으로 여기 스무 명의 작가가 모였다. 당신의 작가가 이 안에 있으면 좋겠다.”(정세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월간 『현대문학』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가 공동 기획한 SF 단편집이다. 영국 굴지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를 비롯해 정소연, 연여름, 황모과 등 한국 장르문학 대표주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소설가 김초엽의 말처럼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한국 SF의 은하수”이며, “이 책에 담긴 건 그 우주의 극히 일부이지만, 당장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순수 문예지『현대문학』(특집호(7, 8월))에 장르문학이 대거 게재된 것은 문학사적으로 유의미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장르의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의미 있게’ 읽힐 만한 훌륭한 이야기만 모였다.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구병모) 독자들에게 현재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달라진 미래를 꿈꾸려 하는 작가들의 의지가 감지되는 순간 SF 소설은 선명하고 무한한 가능성의 문학이 된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 된다. 즐긴 끝에 뭔가 얻는 게 있다면 그건 덤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께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 책을 기획한 정보라 작가는 말한다.
여는 글 현대문학×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장르특집 단행본에 부쳐 005
_정보라(소설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고호관 그 어떤 존재 011
곽유진 테레비 부처님 027
김백상 나의 전쟁 047
김정혜진 벌들의 공과 사슬 067
남유하 에그 087
문이소 대화 105
문지혁 고잉 홈 125
박문영 패나 145
박해울 토르말린 클럽 163
연여름 큐레이션 181
유진상 주자들 201
이경희 공간도약 기술이 저승 행정에 미치는 영향 221
이산화 뮤즈와의 조우 243
이종산 스위치 261
이하진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277
전혜진 인간의 사다리 293
정보라 통역 315
정소연 비 온 뒤 333
정재은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345
황모과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 365
고호관
1977년 인천 출생. 2015년 제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앤솔로지 『아직은 끝이 아니야』 『우주의 집』, 무크지 『오늘의 SF』와 웹진 『크로스로드』 등에 단편 수록.
곽유진
1982년 경남 통영 출생. 「어머니들의 아이」로 2017년 제4회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2019년 『꽝 없는 뽑기 기계』로 제9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
김백상
1977년 서울 출생. 2018년 「에셔의 손」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동 소설로 제5회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수상. 단편소설 「조업밀집구역」으로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부문 수상.
김정혜진
2017년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SF 미니소설집 『깃털』.
남유하
서울 출생.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양꼬치의 기쁨』, 창작 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 등. 2017년 「미래의 여자」로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우수상, 2018년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문이소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 2017년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단편동화 「마지막 히치하이커」 「완벽한 꼬랑내」, 청소년 단편소설 「봉지 기사와 대걸레 마녀의 황홀한 우울경」 등.
문지혁
1980년 서울 출생. 2010년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사자와의 이틀 밤』,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 『비블리온』 『P의 도시』 『체이서』, 역서 『라이팅 픽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등.
박문영
2013년 제1회 큐빅노트 단편소설 공모전으로 등단. 중편소설 『사마귀의 나라』, 장편소설 『지상의 여자들』 『주마등 임종 연구소』. 제2회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 수상, 제6회 어워드> 장편부문 우수상 수상.
박해울
서울 출생. 장편소설 『기파』, 여성작가행성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고전 SF 오마주 앤솔러지 『책에서 나오다』 등. 2019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 대상 수상.
연여름
소설집 『리시안셔스』, SF 앤솔러지 『나와 밍들의 세계』. 2021년 「리시안셔스」로 제8회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복도에서 기다릴 테니까」로 제8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유진상
1993년 서울 출생. 2020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제2회 <문윤성문학상> 장편부문 우수상 수상.
이경희
2019년 제4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장편소설 『테세우스의 배』 『그날, 그곳에서』 『모래도시 속 인형들』, 산문집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등.
이산화
SF 작가. 소설집 『증명된 사실』, 장편소설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밀수: 리스트 컨선』, 연작소설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2018년 및 2020년 〈SF 어워드〉 중단편소설부문 우수상 수상.
이종산
2012년 제1회 <문학동네대학소설상>으로 등단.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 『게으른 삶』 『커스터머』 『머드』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이하진
2001년 천안 출생. 2021년 제1회 <포스텍 SF 어워드>로 등단. 단편소설 「어떤 사람의 연속성」 「마지막 선물」 「새가 떠나는 둥지」 「시간의 거품」 등. <한국물리학회 SF 어워드> 가작 수상. 경북대 물리학과 재학 중.
전혜진
1980년 인천 출생. 2007년 『월하의 동사무소』로 데뷔. 소설집 『아틀란티스 소녀』, 장편소설 『280일: 누가 임신을 아름답다 했던가』.
정보라
1976년 서울 출생. 연세대 인문학부 졸업. 미국 예일대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대 슬라브어문학과 박사 학위. 2008년 중편소설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공모전 모바일부문 우수상 수상.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장편소설 『죽은 자의 꿈』.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정소연
마산 출생. 소설집 『옆집의 영희 씨』.
정재은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아동문학부문 당선. 동화집 『내 여자 친구의 다리』 『슬이는 돌아올 거래』(공저) 등.
황모과
2019년 「모멘트 아케이드」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밤의 얼굴들』, 중편소설 『클락워크 도깨비』, 장편소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 2021년 제8회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수상.
“특별한 기획으로 여기 스무 명의 작가가 모였다.
당신의 작가가 이 안에 있으면 좋겠다.” _정세랑(소설가)
오늘의 한국 SF를 한눈에 조망하는 선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출간!
유구한 문예지에서 한국문학의 현 페이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SF 작품 20편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와 『현대문학』이 공동 기획한『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SF 작가 20명의 주옥같은 단편들로 엮은 작품집이다. 『현대문학』여름 특집호(7월, 8월)에 게재됨과 더불어 단행본으로 이어진 이 획기적인 기획에 참여한 정보라 작가는 “월간 『현대문학』의 대담한 특집 제안은 놀랍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또한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이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에 수록된 작가들은, 영국 굴지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를 비롯해 정소연, 연여름, 황모과 등 한국 장르문학의 대표주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소설가 김초엽의 말마따나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한국 SF의 은하수”이며, “이 책에 담긴 건 그 우주의 극히 일부이지만, 당장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SF 작가들의 성장과 성취는 눈이 부실 정도다. 그에 대한 대중들의 호응도 또한 꾸준히 높아지는 중이다. 한국 작가의 SF 소설이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불리는 전미도서상,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르고, 미국 굴지의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더 이상 한국은 ‘SF 불모지’가 아니며, 그 영역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하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며 숨 가삐 달려가는 한국의 SF 작가 20명이 선보이는 신선하고 기발한 낯선 세계가 지금 우리 앞에 놓였다.
낯설기만 하던 장르문학이 오히려 환영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날 한국 SF는 독자들에게 유례없는 사랑을 받으며 그 입지를 단단히 굳혀가고 있다. 특히 ‘순수문학’과 구분되어 대중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충분한 지면을 얻지 못했던 장르문학이 오랜 역사와 권위를 지닌 순수 문예지에 대거 선을 보이게 된 것은 문학사적으로 유의미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책에 수록된 20편의 작품은 하나같이 짧고도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장르적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어느 독자에게나 ‘재미있게’ ‘의미 있게’ 시대를 읽힐 만한 훌륭한 이야기들만 모았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 된다. 즐긴 끝에 뭔가 얻는 게 있다면 그건 덤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께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정보라 작가는 덧붙인다.
“우리는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_구병모(소설가)
낯설지만 재미있고 혼란스럽지만 신선한, 가장 현실적인 가능성의 세계
SF는 수 세기 전부터 문학의 거장들이 상상하고 실험해왔던 꿈의 세계다. 우리는 그 미래를 지금 현실로 살고 있다. 이제 SF는 공상 과학이 아닌, 가장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학이자 장르라고 봐야 한다. 오늘날 SF는 우주인의 침략과 우주 전쟁같이 막연히 흥미롭기만 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와 기후위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러 과학적 시도, 지구를 벗어나 더 넓은 우주에서 인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야기들…… 이렇듯 수많은 SF 작품에서 그리는 현재와 미래 모습은 우리 삶에서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SF는 이미 그 자체로 가능성을 제시하는 장르로 우뚝 섰으며,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삶과 세계를 폭넓게 펼쳐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임시 방문객으로 살아가면서”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존재이기에 늘 과감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실패를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동시대 SF 작품들이 그리는 세계는 생동하는 낙관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선명하고 흥미로운 흔적이다. 20편의 소설에 담긴 세계는 낯설고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고도로 발전한 AI 기술을 통해 외계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미래(「그 어떤 존재」)와 검증되지 않은 존재에게 일상의 소망을 기원하는 순진한 과거(「테레비 부처님」)가 공존한다. 데이터에 의해 조작됐지만 인격을 지닌 AI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기도 하고(「나의 전쟁」), 완전무결한 유전자를 타고난 인간들의 세상에서 ‘오류’로 태어난 아이가 자신의 가치와 필요에 대해 의심하기도 한다(「에그」).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다루는 20명의 SF 작가들은 저마다 단단한 내공을 자랑한다. 가볍게 재미를 선사하는 단편이 있는가 하면 몇몇 단편은 현실의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꼬집는다. 하지만 그것은 불쾌한 통증이 아닌 시야를 밝히는 생기 있는 빛으로 다가온다. 분명한 것은 모든 단편이 하나같이 현재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달라진 미래를 꿈꾸려 한다는 점이다. 작가들의 그러한 의지가 독자들에게 감지되는 순간 SF 소설은 미래를 열어주는 가능성의 문학이 된다. 이제 독자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뛰어들 일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