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_ 스티븐 백스터 Stephen Baxter
스티븐 백스터는 영국의 SF소설가로,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의 뒤를 잇는 거장으로 일컬어진다.
1957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사우샘프턴 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수학과 물리학 교사 생활을 했으며,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기도 했다.
1987년 《인터존》 지에 ‘질리’라는 외계인에 대해 다룬 단편 「질리의 꽃」을 게재하며 작가로 데뷔했고, 그해 이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래프트』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플럭스』『안티 아이스』 등의 작품으로 호평을 받으며 영국의 차세대 SF작가로 꼽히기 시작했으며, 1995년 H. G. 웰스의 『타임머신』의 속편 『타임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본 작품 『타임십』은 웰스 재단으로부터 『타임머신』의 공식적인 속편이라고 인정받는 한편, 영국 SF협회 상, 존 W. 캠벨 상, 필립 K. 딕 상을 수상했다. 백스터는 2006년부터 국제 H. G. 웰스 학회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스티븐 백스터는 현대 SF문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자, 가장 학문적 배경지식이 탄탄한 작가로도 꼽힌다. 예컨대 초기작 『래프트』를 비롯한 ‘질리 연작’에서는 현대 물리학 이론을, 단편집 『진화』나 청소년 소설인 ‘매머드 3부작’ 등에서는 진화 생물학과 인간 행동학에 기초하여 인류 및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묘사했다. 그는 정교한 과학적 이론과 논리를 기반으로, 과학과 기술의 혁신에 의한 인간 의식의 확장과 이상적인 세계를 논한다고 정평이 나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종종 ‘아서 C. 클라크의 적자’라고 불리곤 하는데, 실제로 클라크와 함께 ‘타임 오디세이’ 시리즈를 집필하기도 했다.
백스터는 지금까지 20여 년간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중에는 소설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전에 기초해 미래를 예측하는 논픽션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중국과 한국 언론에서는 ‘미래학자’라는 수식어 아래 그와 그의 작품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렇듯 엄밀한 과학적 이론과 원칙에 입각하여 쓴 정통 SF 작품으로, 백스터는 작품 활동 초기에는 장르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 매우 불친절한 작가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시대를 배경으로 보다 넓은 독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 옮긴이 _ 조호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아동과학서 및 SF소설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컴퓨터 커넥션』 등이 있다.
현대문학의 종합출판 브랜드 폴라북스에서는 새로운 과학소설(SF) 총서 ‘미래의 문학’을 출간하고 있다. 이 총서는 문학사적인 의의를 갖춘 해외 과학소설의 고전과 최신작을 충실한 해설과 함께 체계적으로 소개할 의도로 기획되었다. ‘미래의 문학’ 총서는 지금까지 영국의 문학 비평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 콜린 윌슨의 철학 SF 소설 『정신기생체』, 여론조사에서 일본 작가가 쓴 역대 최고의 SF소설로 선정된 고마츠 사쿄의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 25년간 국내 SF팬들 사이에서 회자된 기대작 『바벨-17』 등을 출간했다. 이 미래의 문학 작품들은 출간되자마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에 오르며 독자들의 주목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한 인간 의식의 확장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정통 SF소설
영국 SF협회, 존 W. 캠벨 상, 필립 K. 딕 상 수상작!
미래의 문학 5권 『타임십』은 H. G. 웰스의 『타임머신』 출간 100주년 기념작으로, 웰스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타임머신』의 후속작이다.
『타임머신』은 ‘타임머신’이라는 용어의 확립 및 시간여행의 기초 개념, 시간여행 패러독스와 같은 SF소설의 개념들을 확립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웰스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공상과학소설의 고전으로, 100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현대적인 과학기술과 사상을 보여주며 오늘날까지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출간 직후 명작의 반열에 올라 100년 동안 사랑받은 작품의 후속작을 후대의 작가가 쓰는 것은 명백히 엄청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타임머신』처럼 하나의 개념을 세우고, 그에 부속되는 수많은 하위 개념들까지 완결지은 작품의 후속작이라면, 후배 작가는 그 이상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스티븐 백스터는 이렇듯 위험한 도전을 감행했고, 그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타임머신』에서 웰스가 만들어놓은 개념들과 미래 문명, 시간여행의 패러독스 등을 보다 논리적으로 구체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의 조우, 전쟁으로 가득한 암울한 대체 역사, 평행 세계, 시간 병기, 지질 시대로의 모험 등 후대의 작가들이 탐구한 시간여행에 관한 모든 콘셉트를 이 한 작품에 집대성해냈다. 또한 『타임머신』의 세계는 물론, 웰스의 다른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차용하여 솜씨 좋게 변주해냈다. 즉 『타임십』은 『타임머신』의 확장판이자, 시간여행 소재 작품의 완결판이며, 웰스에 대한 전방위적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은 『타임머신』과는 또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타임머신』의 시간여행자가 두 번째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데서 기본 구성과 배경은 같지만, 『타임십』은 백스터만의 색깔이 뚜렷이 드러나는, 후속작이면서도 독립적인 작품이다.
백스터는 당초 “저는 거대한 규모로 벌어지는 역사의 변화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점진적인 변화, 곧 먼 과거에서 정착지를 일구고,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고, 마침내는 빅뱅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설을 말이죠. 이런 복잡한 배경을 사용하려면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틀 안에 넣어야 하는데, 그때 『타임머신』의 속편을 써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라고 『타임십』의 집필 동기를 밝힌 바 있다.
『타임십』에서 주인공인 시간여행자는 서기 657,208년의 미래부터 세계대전이 한창인 20세기 초의 유럽, 그리고 신생대 제3기 중 최고(最古) 시기인 팔레오세까지, 엄청난 기간을 탐험한다. 언론에서 ‘미래학자’로 소개할 만큼 학문적 배경지식이 탄탄한 백스터답게, 그는 이 과정 하나하나를 최신 과학 이론들을 기반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우주 전체의 역사와 인간의 진화 단계를 ‘과학적’으로 그려낸다는 자신의 야심을 완벽히 실현해냈다!
『타임십』은 1995년 발표 직후 언론과 평단, 독자들의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백스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본 작품은 영국 SF협회, 존 W. 캠벨 상, 필립 K. 딕 상을 수상했으며, 그 밖에 여러 주요 SF 문학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