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가장 빛나는 소설과 소설가에게 주어지는, 66회를 맞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문학상인 <현대문학상>의 올해의 수상자와 수상작으로 최은미의 「여기 우리 마주」가 선정되었다. 심사는 2019년 12월호~2020년 11월호(계간지 2019년 겨울호~2020년 가을호) 사이, 각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상후보작으로는 김병운 「한밤에 두고 온 것」, 박형서 「실뜨기 놀이」, 송지현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오한기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 윤성희 「네모난 기억」, 임솔아 「단영」, 천희란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이 선정되었다.
수상작
최은미 ....... 여기 우리 마주 9
수상작가 자선작
최은미 ....... 보내는 이 45
수상후보작
김병운 ....... 한밤에 두고 온 것 77
박형서 ....... 실뜨기놀이 105
송지현 .......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143
오한기 .......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 169
윤성희 ....... 네모난 기억 207
임솔아 ....... 단영 231
천희란 .......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 253
심사평
예심
김성중│마스크를 쓰고 읽는 2020년의 소설들 281
서희원│소설에 대해 대화하는 즐거움 285
이지은│우리의 물음이 여기에 288
본심
김인숙│진화하는 여성 서사―여기, 오늘, 그들 291
소영현│화산의 소설들 294
이기호│여기 뜨거운 교차성 297
수상소감
최은미 ....... 소설을 쓰는 시간 299
최은미
1978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200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중편소설 『어제는 봄』,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가 있다. 2018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평
최은미의 「여기 우리 마주」는 여성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오늘의 이야기이다. 오늘을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역병의 시대, 코로나시대, 전염과 소외와 차별과 격리의 시대. 코로나는 누구도 짐작지 못했던 상황에서 왔지만 그러한 시대의 상실과 상처와 갈등은 너무나 익숙해서 놀랍다. (……) 이 소설은 ‘여기 우리’의 이야기이다. 아직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은 여기, 그러나 아주 오래된 우리. 혹시 그 반대일까? 어쩌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 부당하며 고독한 세계로 끌어당기는 최은미의 솜씨가 아찔하다.
―김인숙(소설가)
최은미 작가의 「여기 우리 마주」는 공감과 연대 그리고 안전의 이름으로 배제와 폭력이 버섯처럼 증식하는 지금 이곳의 현실과 일하는 엄마들을 억누르는 근원적인 역설과 중첩되는 곤경을 짜임새 있는 시의성으로 건져 올린다. (……)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그간의 힘겨운 문학적 행보가 코로나 팬데믹이 바꾼 일상과 바꿀 일상을 통과하면서 마련한 새 영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그들 아니 우리가 겪은 시국이 같은 것이었을까를 묻는 「여기 우리 마주」가 이후의 한국 문학을 위한 하나의 지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영현(문학평론가)
최은미의 「여기 우리 마주」는 일종의 재난 서사이다. 하지만 재난 서사가 지니고 있는 한계, 말하자면 재난이 원인이자 결과로써만 작동하는 플롯을 뛰어넘는 윤리학적 질문을 내장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재난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 있지 않았는가, 하는 것. 그 재난을 우리는 왜 보지 못했던 것인가? 그 먼저 온 재난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 선의를 가장한 배제가 완강하게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일 터이다. 최은미의 소설이 놀라운 것은 그 배제를 이분법으로 편 가르지 않고, 배제 안에서 또 다른 배제와 혐오의 연원을 묻고 집요하게 가시화했다는 점이다. (……)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설이다.
―이기호(소설가, 광주대 교수)
수상소감
소설이 써지지 않아 일지를 쓰게 될 때가 있다. 2020년 봄도 그런 시기 중 하나였다. 쓰고 있던 소설이 있었지만 진척이 되지 않았고 어떤 서사 장르에도 즐겁게 몰입할 수가 없었다. 2020년 봄의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쓰던 소설을 접고 2019년 12월 31일에서 시작하는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 아무 형식도 맥락도 얻지 못해 어디에도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내 안의 어떤 감정에 대한 일지였다고도 기억한다. (……) 수상 전화를 받고 12년 전 등단 전화를 받던 때가 떠올랐다. 쓰는 일에 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큰 격려와 지지를 건네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떤 것을 쓰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떠나 완전히 다른 것을 쓰고 싶은 마음이 늘 공존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소설 한 편을 완성하고 났을 때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소설을 쓰는 동안 그 안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어떤 식으로든 다음 소설에 대한 약속이 되어주었던 것을 기억하겠다. 소설을 통해 열리고 연결되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계속 쓰겠다.
―최은미(소설가)
수상후보작
김병운, 「한밤에 두고 온 것」
박형서, 「실뜨기놀이」
송지현,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오한기,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
윤성희, 「네모난 기억」
임솔아, 「단영」
천희란,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