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여인: 성적性的 전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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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명은 말하자면 축제와 민속놀이 등에서 준비되었던 심성이 폭동 당시 행동으로 옮겨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역사에는 여성들의 폭동 행위가 자주 나온다. 1637년 영국 국왕 찰스 1세가 에든버러의 칼뱅주의자들에게 영국 국교회 일반 기도서Book of Common Prayer를 강요하려고 했을 때 세인트자일스 교회에서 깡패 같은 여자들이 주도하여 저항을 벌였다. 이 여자들은 큰 소리를 질러 설교를 방해했고, 에든버러 주교에게 의자를 집어 던졌으며, 교회 밖으로 쫓겨나자 교회 문에 돌을 던졌다. 1645년 몽펠리에에서 일어난 조세 폭동은 라 브랑라르la Branlare라는 여자가 주도했다. 그녀는 우리 아이 입에서 빵을 빼앗는 세리들을 죽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여자들이 폭동을 벌이고는 책임을 남편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여자들은 무질서한 존재이니 무조건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법적인 책임 역시 남편이 져야 마땅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남자들에 비해 처벌도 가벼워질 수밖에 없었다. 여자들은 이성적이지 않고 걸핏하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저열한 존재라는 여성관이 상당한 정도의 변명이 되었고, 바로 이 점을 사람들은 교묘하게 이용했다. 때로 남편들이 여자들을 대신 내보내서 항의하도록 사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영국 법원도 여성들이 성sex 뒤에 숨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때로는 축제가 그대로 폭동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1770년대 보졸레 지방에서 남자 농민들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여성 옷을 입고는 새 지주를 위해 농지 조사를 하는 자들을 공격했다. 후일 경찰이 여자들을 조사하자, 여자들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떼면서 아마도 산에서 요정들이 내려와서 그랬던 것 같다는 허무맹랑한 답을 했다. 프랑스 혁명 초기인 178910월에 빵을 달라고 소리치며 베르사유 궁으로 행진한 여자들 중에는 여장한 남자들이 다수 끼어 있었다. 1812년에 벌어진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 산업 혁명 초반에 벌어진 기계 파괴 운동)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러드Ludd 장군의 부인들을 자처하는 두 남자 직공이 여자로 변장해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도하여 증기 직기들을 부수고 공장에 불을 질렀다.

근대사회 발전의 뒤켠에 숨죽이고 있던 하층 시민, 무질서하기 그지없는 저열한 존재, 자궁이 이성을 마비시키는 아랫것, 그런 여자들이 그래 맞다, 나 나쁜 년이다!”라고 자처하며 길거리로 뛰쳐나와 소리치고 돌 던지고 하는 일들이 이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데이비스의 주장이다. 그때 가여운 남자들은 여자 옷을 빌려 입고 여성의 마력 뒤에 숨어서야 거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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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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