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카사노바의 사랑―M. M.의 사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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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이제 두 사람은 침대에서 본격적으로 실력 발휘를 하는데, 숨어서 지켜보는 애인을 배려해 그쪽 방향에서 잘 보이도록 자세를 취한다. “베개를 받쳐 그녀의 엉덩이를 높이고 무릎을 구부려 소파 뒤쪽에서 잘 보이게 자세를 잡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파의 작은 구멍을 통해 우리를 훔쳐보던 그녀의 애인이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한 눈요기를 했으리란 건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사실이었다.” 이 부분에서 똑바로 선 나무’(이탈리아의 문필가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음란한 소네트에 나오는 여러 체위 중 하나)와 같은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이 등장하여 정확한 독해가 쉽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뜻을 헤아리는 데에 큰 지장은 없다. 너무 힘을 뺀 M. M.순교하고 십자가에서 끌어내려진 성자같이바닥에 축 늘어져 있다가도 다시 살아나서 불타오른다. 마침내 시계가 아침 종을 울려 그녀가 수녀원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런데 수녀복으로 갈아입는다고 나간 M. M.30분 뒤에야 나타난다. 그동안 숨어서 기다리던 원래 애인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했던 것이리라.

이날 이후에도 그들은 극적인 관계를 이어간다. 카사노바와 M. M.은 극장과 도박장에 함께 가기도 하고, 심지어 수녀원에 잠입하여 밀회를 즐긴다. 중간에 이들의 관계를 눈치챈 C. C.가 한때 M. M.을 대신하여 카사노바와 사랑을 나누다가, 세 사람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화해한다. 그뿐 아니다. M. M.의 애인인 베르니 대사가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후 카사노바와 친구가 된다. 두 남자와 두 여인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관계는 상당 기간 지속되다가, 베르니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막을 내린다. 이때 즈음이면 카사노바의 열정이 식고, 결국 다른 애인을 찾아 떠난다.

이런 식으로 카사노바가 사랑을 나눈 여인들의 수는 122명에 이르고, 여기에 약간의 동성애 남자친구들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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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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