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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명랑한 갱 시리즈 2) 陽気なギャングの日常と襲撃 (2006)

  • 저자 이사카 고타로 지음
  • 총서 명랑한 갱 시리즈
  • 역자 김선영
  • ISBN 979-11-90885-40-9
  • 출간일 2020년 11월 23일
  • 사양 404쪽 | 127*188
  • 정가 14,500원

어제는 도둑놈 같고
오늘은 영웅 같은 '명랑한 갱들'과
'아가씨 납치범'의 숨 막히는(?) 추격전

나루세는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종이를 뒤집어 보더니 오쿠보에게 “이것 좀 봐” 하고 들이밀었다. 혹시 뒷면에 중요한 정보가 있었나? 얼른 보았지만 역시 숫자의 나열뿐이었다.
“마권 예상 번호 아니에요?”
“아니야.” 나루세는 그렇게 말하고 ‘3, 2’라고 적힌 쪽을 위로 뒤집었다. “저런 상태에서 경마 예상을 하겠어?”
“저라면 안 하겠지요.” 몬마 씨라면 할지도 모르지만.
“아까부터 몬마 씨는 다른 곳을 보는 것 같지 않았나?”
칼에 위협당하면서도 몬마는 때때로 고개를 돌리거나 뒤쪽을 쳐다보았다. 눈에 띄지 않는 동작이었지만 유심히 관찰하면 확실히 보였다. “맞아요. 뛰어내리려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나루세가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종이를 내려다보고 고민에 빠졌다.
“오쿠보, 이런 외국 격언을 알아?”
“왜 그러세요, 갑자기?”
“거인 위에 올라타면 거인보다 멀리 볼 수 있다.”
“아 그거.” 제 애인이 가르쳐 준 격언이에요, 하고 말하려 했지만 그 전에 나루세가 말했다.
“저 아파트 위에 올라간 몬마 씨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 거야.”

_38~39쪽

 

 

교노는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고 스톱워치를 보더니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정확히 4분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쇼는 끝났습니다. 텐트를 접고, 피에로는 의상을 벗고, 코끼리는 우리에 넣고, 서커스단은 다음 마을로 이동하렵니다.”
“구온.” 나루세가 옆에 있는 구온에게 고개를 바싹 대고 재빨리 말했다. “저쪽.” 통장 정리기 옆에 있는 남녀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넌 기억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교노가 “어이, 가자”라고 말하는 바람에 흐지부지되었다.
인질들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교노와 구온도 똑같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나루세는 카운터에서 뛰어내렸다. 나머지 두 사람도 뒤를 따랐다. 출구를 향해 달렸다. 평소와 똑같은 절차로, 평소와 똑같이 움직인다. 작업이란 그런 지루한 일들의 연속이다. 나루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동문으로 향했다. 옆에서 달리는 구온이 중간에 멍하니 서 있는 손님에게 부딪치는 모습이 보였다.

_193쪽

 

 

 

교노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루세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자네는 어쩔 셈이야? 오늘 우리를 굳이 불러 모으다니.”
“만약 그 아가씨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없을까 해서.”
“나루세, 이런 말은 뭐하지만 늦었어. 우리는 그 은행에서 빠져나왔고 사장 영애도 사라졌어.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해 봤자 이미 개봉이 끝난 영화를 두고 ‘그 영화, 실은 재미있대’라고 떠드는 거나 마찬가지야. 늦었어, 늦었어. 의미가 없다고.” 교노는 컵을 입으로 가져가며 우리 커피는 참 맛있어, 라고 중얼거렸다.
“개봉이 끝난 줄 알았는데 지방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다면 어쩔래?” 나루세는 웃었다.
“무슨 뜻이야?”
나루세는 의미심장하게 구온을 쳐다보았다. “그렇지?”
“아하.” 구온이 씨익 웃었다.
“어이, 알아듣게 얘기해.” 교노가 짜증을 냈다.
“그때 구온이 로비에서 그 남자의 지갑을 훔쳤거든. 여자 뒤에 있던 남자에게서.”

_206~207쪽

 

 

 

“형씨, 미안하지만 그대로 얌전히 있어.” 럭비 선수처럼 탄탄한 체형이라 위압감은 있지만 목소리가 높고 태도도 온화하다.
“그나저나 잘될까요?” 핸들을 쥔 니트 모자의 오타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쓰쓰이가 돈을 가져올까요?”
“그건 가 봐야 알지.” 고니시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동승한 요시코의 심경을 배려하듯 덧붙였다. “뭐, 아무리 쓰쓰이라도 딸을 위해서는 돈을 마련하겠지.”
“아뇨, 저희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지는 걸 싫어해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 요시코는 달관한 건지 비관하는 건지 그런 소리를 했다.
“맞아, 네 아버지라면 돈이 아까워서 너를 버릴 거야.” 운전석의 오타가 말했다.
“너, 남의 부모를 나쁘게 말하면 못써.”
“죄송합니다, 고니시 씨.”
“어이,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니까.”
“죄송합니다, 고.” 오타가 도중에 말을 삼키는 게 보였다.
뭐야, 이 모자란 범인들은? 구온은 한숨을 쉬며 물어보았다. “그 모자하고 안경은 역시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고?” 입은 막지 않아서 자유롭게 떠들 수 있었다.
“당연하잖아.” 오타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런 짓을 하는 놈들은 인질에게 얼굴을 들키면 안 돼. 만약 들키면 그 인질을 처리해야 하지.”
처리라는 말에 요시코가 순간 움찔 떨었다. 구온은 “그런 말을 할 거면 서로 이름도 부르지 말아야지”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_261~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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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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