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후에야 나는, 내가 망가진 것을 알았다.”
교사와의 불륜, 어릴 때 받은 성추행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그리고 동성친구를 향한 미묘한 감정.
나오키상 수상작가 미우라 시온이 들려주는
열일곱 세 소녀의 비밀스럽고 알싸한 청춘의 이야기!
“한참 후에야 나는, 내가 망가진 것을 알았다.” 교사와의 불륜, 어릴 때 받은 성추행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그리고 동성친구를 향한 미묘한 감정. 나오키상 수상작가 미우라 시온이 들려주는 열일곱 세 소녀의 비밀스럽고 알싸한 청춘의 이야기! 2006년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미우라 시온. 만화적 상상력, 드라마틱한 스토리,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가장 설득력 있게 청춘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그녀가 이제 10대들의 비밀스러운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폴라북스에서 출간된 『비밀의 화원』은 가톨릭 여학교를 무대로 세 소녀의 비밀스런 내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성추행, 교사와의 불륜, 동성 친구에 대한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 등, 마음속에 비밀을 간직한 채 속내와는 다른 행동으로 서로 어긋나는 세 소녀. 부서질 것처럼 위태하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이들의 이야기를 미우라 시온은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작품 속 섬세한 심리묘사,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은 미우라 시온이 어째서 “제2의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가장 참신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 줄거리 가톨릭 여고에 다니는 나유타, 도시코, 스이 이 세 소녀들은 각자 비밀을 갖고 있다. 나유타는 어릴 적 성추행과 아버지의 무관심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이성과의 접촉을 경계한다. 절실히 도움이 필요할 때 손 내밀어주지 않았던 부모 때문에 진작 아무것도 체험하지 않고,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채, 상상 속에서 새로운 세계로 떠날 꿈을 꾸는 나유타는 어느 날 집에 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을 하는 남자를 맞닥뜨리게 된다. 무력했던 어린 시절처럼 속절없이 당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나유타는 가방 속 넣어둔 칼을 꺼내고 만다. 도시코는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만 삶에 권태로운 엄마, 병원 일에 바쁜 아빠 밑에서 17세를 맞는다. 또래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나 교실에선 드는지 나는지 티 안 나는 그녀는 사실 국어교사와의 가망 없는 사랑에 매달리고 있다.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에 모든 것을 걸어버린 도시코에 반해 선생님은 발각될 것이 두려워 오히려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결국 절망한 도시코는 행방불명된다. 엄격한 교칙도 아랑곳 않고 지각을 밥 먹듯 하는 스이. 모든 것에 무심하고, 때론 오만해 보이기까지 해 아웃사이더로 소문이 났지만 표현이 서툴러 오해받는 것일 뿐, 사실은 혼자서 몽상하기 좋아하는 평범하고 감수성 많은 소녀이다. 남몰래 나유타를 동경하는 스이는 친구에 대한 이 미묘한 감정 때문에 고민한다. 하지만 나유타와 함께 도시코의 행방을 쫒으며 나유타가 감춰온 비밀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고, 결국 조금 더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각자가 가진 비밀을 잉태한 채 서로 어긋나는 감정 때문에 고민하는 세 소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지은이 _ 미우라 시온 사람들 사이의 연대, 아웃사이더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담은 작품으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미우라 시온.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편소설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로 데뷔했다. 유명한 고대문학 연구자인 아버지 미우라 스케유키 덕에 어렸을 때부터 책에 파묻혀 산 미우라 시온은 방대한 독서량과 왕성한 상상력으로 『월어月魚』『백사도』『비밀의 화원』『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한 그는』『옛날이야기』 등 잇달아 화제작을 발표했다. 2006년에는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제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수필집으로는 『꿈같은 행복』『망상작렬』『취미가 아냐』『인생극장』등이 있다. 현재 Boiled Eggs Online(http://www.boiledeggs.com)에서 ‘시온의 책갈피’를 연재 중이다.
■ 옮긴이 _ 오유리 성신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랜드마크』『나카노네 고만물상』『오듀본의 기도』『파크 라이프』『일요일들』『도련님』『일요일들』『와세다 1.5평 청춘기』『텐텐』등이 있다.
■ 이 책은 … 가톨릭 여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소녀의 달콤 쌉쌀한 이야기! 성 프란체스카 여학교. 엄격한 교풍을 자랑하는 이곳에 세 소녀가 있다. 예쁘고 세련된 외모 덕에 남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어린 시절 겪은 성추행 때문에 이성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린 나유타. 평범한 외모에 고만고만한 성적, 이렇게 특별할 것 없는 자신에게 찾아온 국어교사와의 불륜에 모든 것을 걸어버린 도시코. 그리고 남들이 보기엔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저 표현이 서투른 것뿐인 엉뚱소녀 스이. 어찌 보면 특별한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우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교시절을 떠올려보자. 그때의 우리 역시 좋아하는 선생님 때문에 잠 못 이루기도 했고, 친구의 한 마디에 울고 웃었으며, 가끔은 어른들의 무심한 손길에 더럭 겁이 나기도 했었다. 때문에 『비밀의 화원』 속 세 소녀들은 바로 잊고 있었던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부터 미우라 시온이 열일곱, 인생의 가장 찬란하고 아름답지만 어찌 보면 가장 두렵고도 고민 많은 시간과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세 소녀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우라 시온, 만질 수 없는 감성을 조각하다 만화적인 상상력과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그리고 발랄하고 톡톡 튀는 문장이 트레이드마크인 미우라 시온은 『비밀의 화원』에서 만질 수 없는 십대들의 불안한 떨림을 애정이 듬뿍 담긴 시선으로 섬세하게 조각해낸다. 속마음과는 어긋나는 행동, 작은 사건 하나에도 부풀어 오르는 망상, 모든 것이 불안하지만 그만큼 가능성으로 충만한 세 소녀의 이야기는 미우라 시온의 손끝에서 부서질 것처럼 약해 보이지만 그 속에 날카로움을 간직한 매력적인 이야기로 태어났다. 이는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미우라 시온의 작가적 역량과 무관하지 않다. 2006년 제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미우라 시온. 그녀가 보여주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맑고 투명한 감성은 우리에게 미우라 시온이 재미와 깊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